의학·과학 건강

[yes+ Health]하루종일 켜는 난방기구, 당신의 피부에는 적신호

정명진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7.12.14 16:50

수정 2017.12.14 16:51

겨울철 주의해야 할 피부질환
나도 모르는새 저온화상, 전기매트 등 장시간 사용땐 화상..이불 깔아 직접 닿는 것은 피해야
뜨거운 바람에 피부건조증, 온풍기 사용 과하면 피부 수분 증발..비누사용·때밀기 등 자극은 금물
얼굴 붉어지는 혈관확장, 안면홍조·딸기코 등은 혈관 안줄어..사우나·뜨거운 음식 피하고 안정을
[yes+ Health]하루종일 켜는 난방기구, 당신의 피부에는 적신호


최근 한파가 이어지면서 난방기구 사용이 급증하고 있다. 사무실에서는 스토브 등을 사용하기도 하고 집에서는 온수매트나 전기장판을 많이 이용한다. 하지만 난방기구로 인해 저온화상 등이 발생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고려대 안산병원 피부과 문혜림 교수는 14일 "45도가량의 비교적 낮은 온도의 열에도 지속해서 노출되면 화상을 입을 수 있다"며 "이처럼 낮은 온도에 지속적으로 노출된 후 화상을 입는 것이 바로 '저온 화상'"이라고 설명했다.

■저온화상, 상처 깊어 치료해야

사람의 피부는 단백질로 구성돼 있기 때문에 오랜 시간 열에 노출되면 변형이 일어난다. 끓는 물의 온도인 100도에는 닿기만 해도 화상을 입을 수 있다.
또 48도에서는 5분, 50도에서는 3분, 60도 이상에서는 8초 정도 노출되면 단백질이 파괴돼 변형이 일어날 수 있다.

낮은 온도에서 화상을 입는 저온화상의 경우 피부가 붉어지는 가벼운 증상으로 끝날 수도 있지만 심하면 물집이 잡히고 괴사에 이를 수 있다.

낮은 온도이므로 화상을 입었다고 생각하지 못한 사이 피부 깊은 속까지 열이 침투할 수 있다. 이처럼 저온화상은 자각증상이 거의 없이 진행된다. 따라서 성인보다는 유아나 노약자, 환자 등이 더 주의해야 한다.

저온화상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난방기구의 올바른 사용이 필요하다.

전열기구 사용 시에는 적당한 거리를 유지하도록 한다. 또 온수매트나 전기매트의 경우 직접 피부에 닿지 않도록 그 위에 이불을 깔아 사용하는 것이 좋다. 전원을 켜둔 상태로 잠을 자야 하는 경우 반드시 저온으로 온도를 맞추거나 타이머 기능을 사용하는 것이 좋다.

저온화상이 발생하면 먼저 시원한 수돗물이나 생리식염수 등을 이용해 화상부위를 식혀줘야 한다. 충분히 열기가 식은 후에는 연고나 크림을 발라준다. 또 2차 감염을 막기 위해 가능한 한 빨리 병원을 찾아 진단을 받는 것이 좋다.

문 교수는 "저온화상에 노출된 경우 눈으로 보기에 화상이 크지 않다고 응급처치만 하거나 치료를 미루는 경우가 있다"며 "하지만 장시간 노출되면 상처가 깊을 수 있어 응급처치 후에는 반드시 병원을 방문해 치료를 받는 것이 안전하다"고 말했다.

■온풍기, '피부건조증' 유발

겨울철의 적정습도는 40~50% 정도다. 하지만 실내에서 온풍기나 히터 등 난방기구를 오래 사용하면 실내가 건조해진다. 이 때문에 피부 수분까지 증발시켜 피부건조증을 유발할 수 있다. 피부건조증은 피부 수분이 10% 이하로 떨어져 불편감을 느끼는 상태다. 피부건조증은 처음에는 피부가 붉어지거나 각질이 많이 일어나고 피부가 당기는 느낌을 받는 정도다. 하지만 심해지면 작은 자극에도 피부장벽이 손상된다. 또 피부건조증이 심해지면 건조성 습진, 아토피피부염 등 건조성 피부염으로 발전할 수 있다. 피부가 예민해져 가려움증이 심해지고, 가려운 부위를 심하게 긁다 2차 감염이 발생할 수도 있다.

초이스피부과 최광호 대표원장은 "피부건조증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난방기구의 과도한 사용을 피해야 하고 아울러 비누 사용 및 때 미는 습관 등 목욕 습관을 자제해야 한다"며 "피부건조증으로 가려움증이 심한 경우에는 항히스타민제 복용하면 증상이 완화되고 국소 스테로이드제제, 각질완화제를 바르면 호전된다"고 설명했다.

또 자극이 적은 비누를 사용하고 목욕 시간이나 횟수를 줄이면 증상이 완화될 수 있다. 이때 미지근한 물을 써야 하며 피부의 수분과 지질의 균형을 유지시키기 위해 보습제도 반드시 사용해야 한다.

■피부 빨개지는 '혈관확장'도 주의

난방기구를 오래 사용한 후에는 노출된 부위가 빨개지는 혈관확장도 조심해야 한다. 얼굴이 빨개지는 이유는 피부 속 혈관이 열에 의해 자극을 받아 늘어나고 혈류량이 증가하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자극이 없어지면 혈관도 원래대로 돌아가지만 평소 안면홍조가 있거나 딸기코(주사비)가 있는 사람은 혈관이 다시 줄어들지 않는다.

임이석테마피부과 임이석 원장은 "난방으로 인한 혈관확장을 예방하려면 난방기구를 최대한 거리를 두고 사용하며 고온으로 장시간 사용하는 것은 피해야 한다"며 "혈관확장을 예방하려면 심한 운동이나 사우나, 뜨거운 음식이나 매운 음식도 피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난방기구로 인한 질환이 발생했다면 전문의를 찾아 진료를 받는 것이 좋다.

pompom@fnnews.com 정명진 의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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