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n사설]

페이스북 자진납세, 구글·애플도 따르길

번 만큼 세금 내는게 당연.. 국내 기업 역차별 없어야

미국 다국적기업 페이스북이 12일(현지시간) 해외에서 올린 매출을 해당 국가에 신고하겠다고 말했다. 돈을 번 만큼 세금을 그 나라에 내겠다는 뜻이다. 지극히 당연한 일이 뉴스가 됐다. 이는 페이스북을 비롯한 미국 정보기술(IT) 공룡들이 그동안 얼마나 일그러진 영업을 일삼았는지 보여준다.

여태껏 페이스북은 해외 실적을 조세회피처 국가인 아일랜드 국제본부 등에 몰아줬다. 법의 허점을 이용한 편법이다. 유럽연합(EU)이 이런 관행에 칼을 들이댔다. 작년 여름 EU는 회원국 아일랜드에 대해 애플로부터 세금 130억유로(약 17조원)를 추징하라고 명령했다. EU는 아일랜드의 낮은 법인세율과 이에 편승한 애플의 조세회피를 동시에 문제 삼았다. 이어 올여름엔 구글에 24억유로가 넘는 과징금 폭탄을 안겼다. 검색 지배력을 앞세워 불공정거래를 했다는 이유였다. 페이스북의 '자진납세' 선언은 이 같은 배경에서 나왔다. 자발적인 성실납세라기보다는 세금.과징금 폭탄을 우려한 고육책이란 얘기다.

국내 사정은 더 나쁘다. 우리 정부는 페이스북, 구글, 애플, 아마존이 우리나라에서 돈을 얼마나 벌어가는지 모른다.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의 광고 매출이 얼마인지, 구글이 검색광고나 유튜브 또는 플레이스토어(안드로이드 앱 마켓)에서 얼마를 버는지 정확한 액수를 모른다. 아마존의 한국시장 매출.수익도 깜깜이다. 이를 두고 네이버와 같은 국내 경쟁사들이 역차별이라며 반발한 것은 당연하다. 네이버 한성숙 대표는 지난달 구글에 대고 "한국 내 매출과 세금 납부액을 공개하라"며 설전을 벌였다. 코리아스타트업포럼도 "역차별이 스타트업을 비롯한 국내 기업을 불공정한 경쟁 환경으로 내몰고 있다"고 주장했다.

다행히 공정 과세를 위한 여건이 무르익고 있다. 지난 2015년 터키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선 BEPS, 곧 '역외탈세를 이용한 국가 간 소득이전 및 세원잠식'에 각국이 공동대응하기로 합의했다.
이에 따라 우리 국세청도 올해부터 다국적기업들로부터 국가별 이익.손실 내역을 담은 보고서를 받는다. 앞서 공정거래위원회 김상조 위원장도 "구글.페이스북 등의 불공정행위를 규제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페이스북의 자진매출 신고는 국적을 떠나 모든 기업에 공평과세를 실현하는 계기가 돼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