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n사설]

12월 임시국회 빈손으로 끝낼 건가

출석과 표결 의무 강화하고 당략 떠나 협치 시동 걸어야

지난 11일 문을 연 12월 임시국회는 23일 막을 내린다. 17일로 절반의 회기를 채우고 반환점을 돌았지만, 법사위를 비롯한 주요 상임위들이 공회전을 거듭하고 있다. 새해 예산안이 여당과 일부 야당의 뒷거래설 속에 통과됐지만 각종 민생.개혁법안 처리는 각 당의 이견과 갈등으로 벽에 부딪히면서다. 이로 인해 자칫 '빈손 국회'로 끝날 것이라는 우려마저 제기된다. 여야는 이제부터라도 민생경제 회복을 바라는 국민과 눈높이를 맞춰 협치의 시동을 걸기 바란다.

여야는 애초 '예산국회'인 정기국회에서 소홀히 한 민생.개혁법안을 다루겠다며 이번 임시국회를 소집했다. 하지만 선량들의 행태나 각 당의 행보를 보면 그런 취지가 무색하다. 정세균 국회의장을 비롯한 다수 의원들이 '의원 외교' 명목으로 줄줄이 해외로 나갔다.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 등 여야 지도부도 이 대열에 가세했다. 예산안 처리만 끝나면 기다렸다는 듯이 외유에 나서는 구태가 20대 국회에서도 재연된 셈이다.

민생법안 처리가 여야 간 이견 때문만이 아니라 의원들의 무성의에도 기인해 제자리걸음 하고 있다면 더욱 혀를 찰 노릇이다. 그래서 의원들의 본회의.상임위 출석과 표결을 의무화하는 것을 골자로 한 국회 윤리특위의 연구용역 결과가 주목된다. 전 세계 62개국에서 의원에게 출석의무를 부과하고 있으나 표결은 대부분 강제사항이 아니라고 한다. 하지만 제 머리를 못 깎는 게 우리 국회의 부끄러운 현실이라면 강제출석과 표결을 담은 국회법 개정이 필요하다는 생각마저 든다.

물론 의원들이 귀국해 국회가 정상화 모양새를 갖춰도 민생.개혁법안 처리에 성과가 있을지는 미지수다.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공수처) 신설안이나 파견근로자보호법 등 쟁점 법안들을 놓고 여야의 당략이 평행선을 달리고 있어서다. 이로 말미암아 민생법안들이 표류할까 걱정스럽다. 예컨대 전통시장 상인의 임대권을 강화하는 상가임대차보호법 개정이 또 불발된다면 서민들이 가장 큰 피해자가 될 수밖에 없다.

여야가 진영 논리를 떠나 실용 마인드만 갖는다면 '빈손 국회'에 대한 우려를 충분히 불식시킬 수 있을 법하다.
대공수사기능을 포기한다는 점에서 야당이 개악이라고 보는 국가정보원 개혁법 같은 것은 몰라도 국가교육위원회 설치, 세종시 국회 분원 설치 등은 이미 어느 정도 공감대를 이룬 사안이다. 마침 3당 원내대표가 18일 만찬을 갖는다고 한다. 우리는 여야가 상대적으로 접점을 찾기가 수월한 '공통분모 법안'부터 추려내 협치의 폭을 단계적으로 확대해 나가기를 권고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