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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불안에도 60弗에 멈춰선 유가

예병정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7.12.17 17:09

수정 2017.12.17 17:09

두바이유 지난달 상승 멈춰.. 美 셰일석유 영향으로 정체
석화업계 경기에는 긍정적
중동불안에도 60弗에 멈춰선 유가

국제유가가 배럴당 60달러까지 가파르게 상승한 이후 특별한 가격변동을 보이지 않고 있다.

최근 중동정세가 불안해지는 등 가격인상 요인이 있음에도 국제유가는 큰 변동 없이 배럴당 60달러에서 한 달 넘게 머물고 있다. 원유와 경쟁관계인 셰일석유의 생산 손익분기점이 60달러 선이라는 점이 추가 유가상승을 억제하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60달러'에서 정체된 국제유가는 우리 경제에는 호재로 작용할 것으로 예측된다.

■유가, 60달러에서 상승 멈춰

17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 두바이유 가격은 배럴당 60.86달러를 기록해 전달 대비 2.07달러 상승했다. 두바이유는 중동산 원유의 대표 유종이다.
우리나라가 주로 수입하는 석유다.

올 하반기 들어 두바이유 거래가격은 가파르게 상승했다. 지난 8월 배럴당 49.60달러였지만 9월 55.82달러, 10월 58.79달러를 기록했고 지난달에는 60달러를 넘었다.

가파르게 상승하던 두바이유는 11월부터 변동성이 크게 줄었다. 지난달 3일 배럴당 61.83달러를 보인 이후 특별한 등락 없이 60~61달러 수준을 꾸준하게 유지 중이다. 15일 현재 61.03달러다.

최근 세계 경제의 회복세로 원유수요는 늘고 있고 중동 정치불안으로 공급우려가 높은 점을 감안하면 유가상승 가능성이 높지만 실제 가격에는 반영되지 않고 있다. 특히 이달에는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예루살렘을 이스라엘 수도로 공식 인정하면서 중동정세가 한층 더 불안해지고 있다. 이 같은 복합적 요인에도 유가는 60달러 안팎을 유지하고 있다.

원인은 셰일석유의 존재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한국은행은 최근 보고서를 통해 '셰일 밴드효과'를 언급한 바 있다. 셰일 밴드효과는 국제유가가 셰일석유 손익분기점을 넘지 않는 일정 구간(브렌트유 기준 45∼60달러)에서 등락을 반복하는 현상이다.

전문가들도 국제유가가 배럴당 50달러를 넘으면 미국의 셰일석유가 채산성을 맞출 수 있고 60달러를 넘으면 생산량이 본격적으로 늘어날 수 있다. 김용하 순천향대 교수는 "셰일의 영향으로 당분간 유가는 파격적으로 오르기 어려운 상황이 구조화됐다"지적했다.

■우리 경제엔 '긍정적'

셰일의 영향으로 과거와 달리 유가가 안정적으로 관리된다면 우리 경제에는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실제 지난달 유가가 배럴당 60달러 선을 안정적으로 유지하는 동안 우리 석유.화학업체들은 평균 대비 높은 개선이 있었다.

한은의 기업경기실사지수(BSI)에 따르면 11월 전체 산업 업화BSI는 80을 기록해 전월 78 대비 2포인트 상승했다. 같은 기간 유가와 직접적으로 연결되는 석유정제코크스의 업화BSI는 67에서 73으로 6포인트 높아졌다. BSI는 기업이 인식하는 경기상황을 나타낸 지표다.

전문가들도 대체로 60달러 정도가 물가상승 압력이 높지 않으면서도 수출둔화를 우려하지 않아도 되는 적정수준의 유가라고 지적한다.

성태윤 연세대 교수는 "배럴당 60달러 이상으로 가는 것을 셰일석유가 막고 있는 상황"이라며 "우리 경제 입장에서는 60달러 선의 유가가 긍정적이라고 볼 수 있다.
오히려 유가가 하락하거나 중동지역에 급박한 상황이 발생해 오르는 등이 더 문제가 된다"고 말했다.

한편 에너지 업계에선 국제 유가 흐름이 내년 상반기까지 오른 뒤 하반기에 내리는 '상고하저' 형태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중동의 정치적 상황 등의 영향으로 내년 중 배럴당 70~80달러 선까지 상승할 가능성이 있지만 평균적으로는 배럴당 60달러를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coddy@fnnews.com 예병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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