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 정보통신

네이버-카카오 AI로 글로벌 시장 뛰어든다

서영준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7.12.17 18:38

수정 2017.12.17 18:38

네이버, 이해진 창업자 주도 유럽 스타트업 꾸준히 발굴
카카오, 해외 유가증권 발행.. 유망 기술기업 M&A 추진
메신저 앞세운 행보에서 탈피.. 해외 ICT 기업과 경쟁키로
이해진 네이버 창업자
이해진 네이버 창업자

김범수 카카오 의장
김범수 카카오 의장

네이버와 카카오가 글로벌 시장 진출에 재시동을 걸고 있다. 특히 인공지능(AI) 기술을 기반으로 한 스타트업(창업초기기업)에 대한 투자나 인수합병(M&A)을 바탕으로 글로벌 정보통신기술(ICT) 기업과의 경쟁에 본격적으로 뛰어들고 있다.

이를 위해 현지 유망 펀드에 출자를 하거나 해외 거래소에 상장을 추진하는 등 자금 확보와 운영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과거 모바일 메신저라는 단순 서비스를 앞세워 글로벌 시장 공략에 나섰던 것과는 다른 모양새다. 네이버와 카카오의 글로벌 진출 2라운드가 어떤 성과로 이어질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

1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카카오는 지난 15일 이사회를 열어 10억달러(1조892억원) 상당의 해외주식예탁증권(GDR)을 발행해 싱가포르증권거래소에 상장키로 결정했다.
GDR은 발행기관이 금융기관에 주식을 맡기면 금융기관이 이 주식을 기반으로 글로벌 금융시장에 유통시키는 유가증권이다. 카카오는 확보된 자금으로 AI 등 4차산업 관련 국내외 기업과 기술에 투자할 방침이다. 특히 모바일 중심의 글로벌 콘텐츠.플랫폼 회사 M&A에 나설 예정이다. 카카오가 다시금 글로벌 진출을 위한 발판을 마련한 셈이다.

카카오는 모바일 메신저 카카오톡으로 국내 시장을 평정하고 글로벌 시장으로 눈을 돌렸지만 사업적 성공을 거두진 못했다. 일본과 인도네시아 등에서 카카오톡은 라이벌인 네이버의 라인에 시장을 내줘야 했다. 임지훈 카카오 대표도 지난 9월 공식 기자간담회에서 "카카오톡의 해외 진출은 이제 안된다고 본다"며 "세계 각국에선 이미 대표 메신저가 자리를 잡은 상태라 (우리가) 2∼3위 메신저가 되는 것은 큰 의미가 없다"고 말했다.

이에따라 카카오는 AI를 기반으로 한 서비스로 글로벌 시장을 공략해 나가는 방향으로 전략을 수정한 것으로 분석된다. 이미 국내에선 삼성전자, 현대자동차, GS건설 등과 잇따라 AI 서비스 제휴를 맺으면서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으며 카카오브레인을 통해서는 자체 AI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카카오브레인은 김범수 카카오 이사회 의장이 대표를 맡고 있다.

여기에 유망 AI 관련 스트업까지 가세한다면 글로벌 시장에서 성공 가능성을 높이는 계기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카카오 관계자는 "글로벌 ICT 기업과의 경쟁에 대비하고 미래 신성장동력을 확보하고자 싱가포르에 상장하기로 했다"며 "카카오와 시너지를 낼 수 있고 성장성과 수익성이 담보된 업체 중심으로 M&A를 추진하겠다"고 설명했다.

네이버도 글로벌 진출의 전초 기지로 유럽을 선택했다.

이해진 네이버 창업자가 직접 유럽 현지에서 업무를 챙기고 있다. 네이버 역시 AI 관련 스타트업에 주목하고 있다. 네이버는 지난 6월 미국 제록스로부터 프랑스 그르노블에 위치한 제록스리서치센터유럽(XRCE)을 인수하고 AI 등 미래 기술 분야 연구 확대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지난 10월에는 플뢰르 펠르랭 전 프랑스 디지털경제 장관과 유럽 금융전문가 앙투안 드레쉬가 설립한 코렐리아 캐피탈 'K-펀드 1'에 1억유로(1287억원)를 출자하기도 했다.
지난해 9월 네이버와 라인이 각각 5000만유로, 총 1억유로를 출자한 것에 1억유로를 추가로 출자한 것이다. 이를 바탕으로 프랑스는 물론 영국, 독일, 네덜란드, 북유럽 등 다양한 국가의 유망 AI 관련 스타트업을 발굴해 나갈 계획이다.


네이버 관계자는 "단순 재무적 투자 외에도 네이버와 라인의 서비스 개발 노하우, 아시아 시장에 대한 성공 경험 등을 적극적으로 공유하고 있다"며 "한국과 유럽 스타트업의 기술적 교류도 지원해 한국과 유럽을 잇는 가교 역할을 해 나갈 것"이라고 했다.

syj@fnnews.com 서영준 기자

fnSurv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