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n사설]

佛 마크롱 "원전 줄이면 탄소 더 배출"

단계적 감축 계획에 부정적.. 우린 대책없이 탈원전 강행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탄소 배출을 줄이기 위해 기존 원전 감축정책을 유보하겠다고 말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17일(현지시간) 프랑스2TV 인터뷰에서 "국제사회의 최우선 해결 과제는 이산화탄소 배출과 지구온난화다. 원전은 탄소 배출을 가장 적게 하는 전력원"이라고 말했다고 로이터통신이 전했다. 환경 때문에 원전 축소 속도를 조절하겠다는 얘기다.

프랑스는 전력 생산에서 원전이 차지하는 비율이 75%에 달한다. 당초 프랑스는 2021년까지 석탄화력발전을 없애고, 2025년까지 원전 의존도를 50%까지 낮추기로 했지만 이 목표를 늦추기로 한 상태다.

마크롱 대통령은 "독일의 탈원전 예를 따르지 않을 것"이라는 말도 했다. 2022년까지 원전을 단계적으로 폐쇄하기로 한 독일은 그동안 신재생에너지 비중을 높여 왔다. 하지만 신재생에너지의 들쭉날쭉한 발전량과 국내 석탄산업 보호 등을 이유로 화력발전 비중(40%)이 줄지 않고 있다. 이 때문에 2020년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40% 줄이기로 한 목표 달성도 어려워졌다.

프랑스의 원전 축소 속도조절은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문재인정부는 탈원전을 밀어붙인다. 지난주 정부가 내놓은 제8차 전력수급기본계획은 문 대통령의 대선 공약 '3020프로젝트'에 꿰맞춘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이 프로젝트는 2030년까지 신재생 발전 비중을 20%로 늘리겠다는 계획이다. 정부가 2%대 초반의 저성장을 기정사실화해 2년 만에 전력수요 예상치를 10% 넘게 줄인 것은 선뜻 이해할 수 없다. 한국원자력학회가 18일 "정부의 제8차 전력수급계획이 탈원전 공약 이행을 위한 짜맞추기식 목표 설정"이라고 비판한 이유다.

문 대통령은 지난 9월 유엔총회 연설에서 한국의 탄소배출 저감 노력을 소개하면서 기후변화에 대한 책임감을 강조했다. 탄소배출이 거의 없는 원전을 없애고, 화석연료인 액화천연가스(LNG)발전을 늘리면서 국제사회와의 약속인 탄소저감 목표는 어떻게 지킬지 의문이다.

급격한 에너지정책 변화는 많은 부작용을 낳는다. 지난해 원전 6기 가운데 5기의 운전을 멈춘 대만은 올여름 전체 가구의 절반이 넘는 800만가구가 대규모 정전(블랙아웃) 사태를 겪었다. 독일도 올 1월 전력예비율이 3%대까지 떨어졌다. 우리라고 예외일 수는 없다. 백년대계라는 에너지정책의 근간은 수급안정과 안전, 환경, 경제성, 에너지 안보를 모두 따져 최적의 조합을 찾아내야 한다.
탈원전에 꿰맞춘 수급계획은 탈이 나게 돼 있다. 마크롱 대통령은 "일부 노후원전만 폐쇄하고 나머지 원전은 안전성을 강화해 수명을 연장하는 게 이성적"이라고 말했다. 정부가 새겨들어야 할 대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