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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렉사 전성시대… 아마존 AI 패권 잡나

이설영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7.12.19 19:36

수정 2017.12.19 19:38

알렉사 스킬 2만5000개 돌파 알렉사 탑재 스피커 '에코'
세계시장 점유율 70% 달해
아마존이 지난 9월 공개한 인공지능(AI) 스피커 '에코'의 2세대 모델. 왼쪽부터 에코스팟, 에코, 에코플러스.
아마존이 지난 9월 공개한 인공지능(AI) 스피커 '에코'의 2세대 모델. 왼쪽부터 에코스팟, 에코, 에코플러스.

아마존의 음성기반 인공지능(AI) 서비스 '알렉사'를 통해 이용할 수 있는 스킬 수가 2만5000개를 넘어서면서 AI 패권이 이미 넘어간게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국내에선 통신사와 포털업체를 중심으로 AI 스피커를 출시해 좋은 반응을 얻고 있지만 해외로 뻗아 나가지 못하고 있다. 삼성전자도 내년에 '빅스비'를 적용한 AI 스피커를 출시해 본격적으로 AI 시장 공략에 나설 계획이지만 획기적으로 앞선 기능이 없는 한 '찻잔 속 태풍'에 그칠 것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아마존 AI스킬 2만5000개 넘어

1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아마존의 알렉사 스킬은 알렉사를 음성으로 제어하는 기능을 의미하는데 이미 스킬 수가 2만5000개를 넘었다. 예를 들어 "아마존에 기저귀를 주문해줘", "○○ 음악을 틀어줘", "이번 주 날씨가 어때?", "주요 뉴스를 알려줘", "우버를 호출해줘" 같은 것들이 대표적인 알렉사 스킬이다. 알렉사 스킬은 지난해 2.4분기만 해도 1000개 가량이었는데 1년만인 지난 2.4분기에 1만5000개로 늘었으며, 현재는 2만5000개를 넘었다.


이를 기반으로 알렉사가 적용된 AI 스피커 '에코'도 날개돋힌 듯 팔리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SA)에 따르면 지난 3.4분기 기준으로 전세계 AI 스피커의 출하량은 1년 전에 비해 708% 증가했다. 특히 에코의 점유율이 66.9%, 구글이 25.3%를 차지해 두 회사가 전세계 AI 스피커 시장의 90% 이상을 독식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금까지 가정용 시장을 공략했던 알렉사는 비즈니스 시장까지 공략하고 있다. 비즈니스용 알렉사는 컨퍼런스콜 시작, 회의실 장비 제어, 스케줄 관리, 사무용용품 주문 등 업무에 맞는 기능을 제공한다.

현재 전세계 AI 시장은 미국과 중국이 독식하고 있다.

지난 6월 스타트업 미디어인 테크노드가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전세계 AI 관련 기업 2542개 중 미국이 42%, 중국이 23%를 차지했다. 미국의 경우 아마존을 비롯 구글, IBM, 마이크로소프트(MS) 등이 AI에 대한 선제 투자를 단행했고, 중국에선 바이두, 알리바바, 텐센트 등이 AI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국내 AI스피커 해외진출 난망

국내에서도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 통신사와 네이버, 카카오 등 포털업체들이 AI 스피커를 출시하고, AI 플랫폼 확대를 꾀하고 있지만 아직은 국내 서비스에 한정돼 있다. 특히 AI 기술은 다양한 외부 개발자들의 여러 종류의 서비스를 개발해 생태계를 확대해야 시장 주도권을 확보할 수 있는데 아마존이 외부 개발자를 통해 알렉사 스킬을 확대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삼성전자도 내년 상반기 중 AI 빅스비를 기반으로 한 스피커를 출시할 계획이다. 빅스비는 삼성전자가 올 초 출시한 프리미엄 스마트폰 갤럭시S8과 갤럭시S8+에 처음 적용한 AI로 갤럭시노트8에도 탑재했다. 고동진 삼성전자 무선사업(IM)부문 사장은 "AI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외부 개발자를 끌어 들여 핵심 생태계를 구축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밝힌 바 있다.

이를 위해 삼성전자는 빅스비 소프트웨어개발도구(SDK)를 공개할 것으로 예상된다. 하만과 협력해 AI 스피커를 출시하고, 내년에 자사에서 출시하는 스마트TV에도 빅스비를 탑재할 예정이다. 삼성의 모든 가전과 다양한 분야의 서비스에 빅스비를 탑재하겠다는 전략이다.


하지만 이같은 삼성의 AI 투자가 너무 늦은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AI 시장의 패권이 이미 아마존과 구글 같은 글로벌 업체로 넘어간 것이 아니냐는 것이다.
업계 한 전문가는 "아마존이 이미 2014년에 AI가 적용된 스피커를 처음 출시했고, 구글도 1년 전에 AI 스피커를 출시했다"면서 "삼성의 경우 전세계 스마트폰 시장점유율 1위라는 위치와 TV나 냉장고 같은 가전 라인업도 있기 때문에 유리하지만 AI 기능이 타사보다 월등하지 않을 경우 '찻잔 속 태풍'에 그칠 수 있다"고 말했다.

ronia@fnnews.com 이설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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