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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계 채권발행, 사상최고치 경신

송경재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7.12.20 15:27

수정 2017.12.20 15:27

전세계 채권발행, 사상최고치 경신
전세계 채권 발행 규모가 지난해 사상최고치를 깨고 신기록을 다시 세웠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19일(이하 현지시간) 보도했다. 국채 경매를 제외한 공기업, 기업의 회사채 발행 규모가 6조8000억달러를 넘어섰다.

저금리로 수익률을 갈망하는 투자자들이 많아지면서 공기업을 포함해 기업들이 좋은 조건으로 앞다퉈 마지막 저금리 열차에 올라탔기 때문으로 보인다.

그러나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가 내년 3차례 금리인상을 예고하고 있고, 보유 채권 매각에 나설 예정인데다 유럽중앙은행(ECB) 역시 내년 중 채권매입이 줄어들게 돼 있어 회사채 시장이 타격을 받을 것으로 우려된다.

시장조사업체 딜로직에 따르면 올들어 공기업, 기업 등이 발행한 채권 규모가 18일 현재 6조8000억달러로 지난해의 사상최고치 기록을 다시 깼다.

AT&T, 마이크로소프트(MS) 등 우량 대기업들이 신용도 높은 채권 발행을 주도해 전체 발행 규모의 55%를 기록했다.


또 중국은 물론이고 아르헨티나부터 사우디아라비아에 이르기까지 각국이 선진국 저금리를 기회로 삼아 자금을 끌어들였다.

컬럼비아 스레드니들의 포트폴리오 매니저 진 타누조는 "수요가 원동력이었다"면서 "국가나 기업은 저금리를 활용하기 위해 지금 돈을 꾸는게 맞다"고 말했다.

수요와 공급이 각자의 이해관계에 따라 맞아 떨어졌다는 것이다.

18일 밤 기록한 사상최고 차입 6조8000억달러에는 주택저당증권(MBS), 자산유동화증권(ABS), 커버드본드 등이 포함된 수치다. 그러나 시장에서 경매를 통해 발행하는 미 국채나 영국 국채, 지방채 같은 국가나 지방자치단체가 발행하는 채권은 포함되지 않은 규모다.

앞서 올 중반 전세계 대형은행들의 모임인 국제금융협회(IIF)도 중국 등 신흥시장의 자금차입 열풍이 전세계 차입 비중을 크게 높이고 있는 것으로 추산한 바 있다.

경제성장 덕에 국내총생산(GDP) 대비 전세계 부채비율이 324%로 연초의 327%보다는 낮아졌지만 10년전 276%에 비해 크게 높아졌다는 것이다.

특히 문제는 미국과 유럽 중앙은행이 채권 매입을 줄이거나 보유 채권 매각을 앞두고 있어 시장이 요동칠 가능성이 높아진 점이다.

연준은 내년 3차례 추가 금리인상과 함께 보유채권 규모를 줄이는 본격적인 테이퍼(되감기)에 나설 것으로 예상되고 있고, ECB 역시 내년 중에 채권매입을 줄이거나 강경파의 입김이 세질 경우 채권매입 자체가 중단될 가능성이 있다.

시장에 채권이 넘쳐나게 된다는 것을 뜻한다.

이같은 전망은 19일 금융시장을 뒤흔들었다. 국채, 회사채 수익률이 뛰었고, 주식은 하락했다.

10년만기 미 국채 수익률은 0.06%포인트(6BP) 뛴 2.46%로 3월 이후 최고를 기록했고, 독일 국채(분트) 10년물 역시 수익률이 하루 상승폭으로는 7월 초 이후 최대 규모인 0.07%포인트 상승한 0.37%로 높아졌다.

JP모간 자산운용의 로버티 미셸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지금껏 글로벌 통화팽창과 자산 인플레이션의 시대에 살고 있었다"면서 그러나 이제 내년에는 이같은 '이지머니' 시대는 끝나게 된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전세계 주요국 중앙은행이 본격적으로 통화정책 고삐를 죄기 시작하고 있어 저금리로 빌린 돈을 차환할 경우 막대한 이자 비용 증가에 몸살을 앓을 가능성 역시 높아졌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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