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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열 총재 "내년 잠재성장률 수준 성장...'골디락스' 상황 우려"

예병정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7.12.21 16:03

수정 2017.12.21 16:03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북핵 리스크(위험)와 같은 돌발변수가 발생하지 않는다면 내년에도 우리 경제는 잠재성장률 수준의 성장세를 이어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골디락스(물가상승 우려 없이 성장세가 지속되는 경제상태)'에 대한 고민도 언급했다. 비트코인 등 가상통화 가격폭등은 '비이성적 과열' 현상이 일부 있다고 우려했다.

■내년 잠재성장률 수준 성장
이 총재는 21일 서울 세종대로 한은 본관에서 경제동향 간담회를 주재했다.

간담회에는 전성인 홍익대 교수, 이종화 고려대 교수, 손욱 경제연구원장, 권주안 주택산업연구원장, 신성환 한국금융연구원장, 염용섭 SK경영경제연구소장, 박홍재 현대자동차그룹 글로별경영연구소장 등이 참석해 최근 국내외 경제동향을 논의했다.

이 총재는 "우리 경제는 어려움 속에서도 3%대 성장률을 기록하는 성과를 거뒀다"며 "이는 무엇보다 글로벌 경기회복 흐름을 활용해 세계 주요 수출국 중 가장 높은 수출 증가율을 달성한 우리 기업들 노력에 힘입은 바 크다"고 지적했다.

올해 1∼9월 수출증가율을 보면 한국이 18.5%로 중국, 미국, 독일, 일본, 네덜란드 등 10대 주요 수출국 중 가장 높다.

이어 이 총재는 내년 한국 경제에 대해 "잠재성장률 수준의 성장세가 이어질 것"이라며 "물가도 점진적으로 목표 수준인 2%에 근접해 나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밝혔다.


변수로는 보호무역 강화 움직임과 주요국 금리인상 등을 꼽았다.

이 총재는 "글로벌 시장에서 보호무역 움직임이 더욱 구체화될 것으로 보이는데다가 주요국 통화정책 정상화와 관련된 리스크가 잠재해 있다"며 "가계부채 문제, 청년실업, 저출산 등 우리 경제 구조적 문제의 해결을 위한 노력을 더 미룰 수 없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이날 참석자들도 우리 경제의 수출 경쟁력 등을 바탕으로 내년에도 경기 회복세가 이어지리라는 데에 의견을 같이했다. 그러나 자동차 산업의 경우 보호무역주의 심화, 엔저 장기화에 따른 일본 업체의 경쟁력 강화 등이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다는 의견을 냈다.

■가상통화 열풍 '비이성적 과열'
이 총재는 전날(20일) 한은 본부에서 기자들과 만나 골디락스에 대한 고민, 가상통화에 대한 우려를 내비췄다. 이 총재는 "금융시장에서는 골디락스를 우호적으로 받아들여서 주요국 주가가 사상 최고치로 올라가고 있고 장기금리가 매우 낮은 상태가 이어지고 있다"며 "이러한 현상에 대해 과거 버블 때와는 달리 펀더멘탈이 뒷받침되고 있기 때문에 '이성적 과열'이라는 견해가 있는 반면에 저금리와 과잉 유동성이 근본 원인이라는 또 다른 반론도 있다"고 설명했다.

전 세계적인 가상통화 열풍에 대해 그는 "최근의 전세계적인 가상통화 열풍을 보면 금융완화기조가 장기간 이어지면서 '비이성적 과열'도 일부 있는 것은 아닌지 걱정된다"고 지적했다. 이같은 언급은 앨런 그린스펀 전 미 연준 의장이 1990년대 후반 닷컴 주가 폭등을 일컬은 것과 같은 맥락이다. 이 총재는 "가상통화는 법정화폐로 보기 곤란하며, 투기적 모습을 보이는 데 세계 모든 중앙은행이 우려한다"며 "중앙은행 차원에서 가상통화가 본격 확산한다면 통화정책과 통화파급경로, 지급결제시스템, 금융안정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에 초점을 맞춰 연구하고 있다"고 전했다.

아울러 이 총재는 지난달 30일 기준금리 인상 이후 실물경제나 금융시스템에 부담을 주지는 않는 수준이었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낮은 물가와 임금 상승률에 대해서는 우려를 나타냈다.

또 올해 한은의 최대 성과로는 중국 및 캐나다와의 통화스와프계약 체결을 들었다.
캐나다와의 통화스와프 체결에 대해 이 총재는 "기축통화국과의 통화스와프는 대외지급능력이나 충격흡수능력을 보강해 주는 제2선 외환보유액과 같다고 할 수 있다"며 "한국경제에 대한 신뢰가 뒷받침되었기에 가능한 것"이라고 말했다.

coddy@fnnews.com 예병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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