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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 캐나다 FTA 식의 브렉시트 협정 준비"

송경재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7.12.22 14:55

수정 2017.12.22 14:55

European Commission President Jean-Claude Juncker (R) greets British Prime Minister Theresa May prior to a Brexit negotiation meeting at EU headquarters in Brussels, Belgium, Dec. 4, 2017. (Xinhua/Ye Pingfan) (swt) <All rights reserved by Yonhap News Agency>
European Commission President Jean-Claude Juncker (R) greets British Prime Minister Theresa May prior to a Brexit negotiation meeting at EU headquarters in Brussels, Belgium, Dec. 4, 2017. (Xinhua/Ye Pingfan) (swt)
유럽연합(EU)이 EU와 캐나다가 맺은 자유무역협정(FTA)과 같은 방식의 무역협상을 브렉시트(영국의 EU 탈퇴) 무역협상 최종안으로 제시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2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무역협정은 EU 비회원국으로 아무런 특혜가 없는 대신 여기에 어업, 항공, 안보, 외교정책에서 공조하는 내용이 추가되는 '캐나다 플러스'식 협정안을 준비 중이라는 것이다.

당장 이 방안을 추진하는 것은 아니고 영국이 내년 초에도 지금처럼 무엇을 원하는지, 어떻게 할 것인지 갈피를 잡지 못할 경우, EU 고위 관계자의 표현을 빌자면 영국이 '브렉시트 라라랜드'에서 벗어나지 못할 경우 '최후의 보루'로 캐나다식을 제시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영국 산업의 핵심인 금융 등 서비스산업이 큰 타격을 받게 될 것임을 예고하는 것이다.

캐나다식은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가 브렉시트 이후 EU와 관계 설정에 관해 혼미한 상태라는 EU 집행위원회, 독일, 프랑스 등의 우려가 반영된데 따른 결과물이다.

보도에 따르면 EU 정상들은 지난달 회의 중간 사담을 통해 메이 총리에게 명확한 '미래 관계 프레임'을 설정할 것을 요구했다.


EU 브렉시트 협상책임자인 미셸 바니에 집행위원은 프레임은 "꽤나 명확해서 우리가 어디로 가고 있는지 알 수 있을 정도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EU의 기본입장은 회원국 탈퇴를 원하는 영국이 먼저 협상안을 제시하는 것이다. 캐나다식은 영국이 여전히 꿈에서 깨어나지 못하거나, 이익만을 취하려 할 때 기본안으로 EU가 제시할 협상안이다.

EU 회원국 정부 고위 관계자는 EU-캐나다 FTA에 기초한 협상안은 최후의 보루로 집행위가 내년 늦은 봄이나 초여름에 제출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집행위가 협상과 관련해 어떤 명확성도 발견하지 못하면 최후통첩안을 내놓게 될 것"이라면서 "이는 모든게 잘못됐을 경우에 한해 그렇다"라고 덧붙였다.

영국은 메이 총리가 내년초 브렉시트 이후 EU와 영국간 관계에 관한 비전을 공개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 비전은 회원국의 혜택과 비회원국으로서 EU 규제와 정책간섭에서 벗어나는 것을 골격으로 삼을 것으로 보인다. 브렉시트 이후에도 영국과 교역이 EU에 중요하다는 인식이 결국은 브렉시트 협상 초기 EU의 교조적인 강경 태도를 누그러뜨리고 협상 태도를 점진적으로 재정립할 것이란 기대감에 따른 것이다.

영국측 협상 대표인 데이비드 데이비스 브렉시트부 장관은 '캐나다 플러스, 플러스, 플러스' 식의 협상이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EU는 그러나 단호하다.

EU 고위 관계자는 영국이 '브렉시트 라라랜드'라는 환상에 계속 젖어있을 것으로 보인다면서 내년 초 수개월간 영국은 이같은 환상이 무참히 깨지는 '유니콘 학살'을 경험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언제인지는 모르지만 EU가 이렇게 말 할 시기가 올 것"이라면서 그때가 되면 EU는 "여기 우리가 일찌기 준비한 게 있다. 읽고 점 선 위에 서명하라"고 말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EU는 내년 3월 본격적으로 시작될 브렉시트 협상과 관련한 지침을 마련 중이다. 이를 토대로 올 여름 영국에 문서화된 협정 초안을 제시할 전망이다.


바니에 EU 협상대표는 탈퇴협정, 전환기 협정, 미래 관계 협정 모두가 내년 10월까지는 마무리되기를 희망하고 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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