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단체 "개 전기도살 무죄 선고 파기돼야"


동물보호단체들이 '개 전기도살' 사건이 항소심에서 무죄 선고가 난 것과 관련해 "동물보호법의 목적과 입법취지에 반하는 위법한 판결로 파기돼야 마땅하다"고 반발했다.

동물자유연대(대표 조희경), 동물유관단체협의회(대표 박운선), 동물보호시민단체 카라(대표 임순례) 등 3개 단체가 '동물의 권리를 옹호하는 변호사들'(이하 동변)로부터 2심 판결에 대한 의견서를 받아 대법원에 제출했다고 23일 밝혔다.

동변은 의견서를 통해 소위 '개 전기도살 무죄 선고’ 건이 “동물, 사람, 실정법에 충실하지 않고 오로지 피고인에게만 이익이 되는 판단”이라고 지적했다. 어떤 법령이 특정 동물 종에 한해 규정한 도살 방법을 다른 종에 함부로 유추적용 해서는 안되는데도 서울고등법원이 이 같은 원칙을 어기고 1심 판결을 인정했다는 것이다.

서울고등법원은 지난 9월 28일 △관련 업계에서 일반적으로 받아들여지거나 그 업계 종사자가 쉽게 알 수 있는 잔인하지 않은 도축방법이 있다면 그 방법을 취하지 않은 경우 잔인한 방법에 해당하거나 △관련 법령에서 정한 동물의 도살 방법이나 그와 유사한 방법을 사용한 경우 그 동물이 관련 법령에서 정한 방법과 절차에 의한 도살에 비해 훨씬 더 큰 고통을 느낄 것이 명백해 그것이 목을 매달아 죽이는 경우에 겪는 고통 등의 정도에 이른다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이상 잔인한 방법에 해당한다고 단정할 수 없다며 연간 30마리 이상의 개들을 전기로 도살한 피고인에게 무죄를 선고한 1심 판결을 그대로 인정했다.

이에 대해 동변은 “사기죄에서 기망행위의 해석기준을 사기 범죄자들에게 맞추는 것과 마찬가지”라며 재판부가 동물보호법의 대표적 수범 집단이자 위반의 가능성이 높은 집단 뒤에 숨어 법 해석 의무를 회피한 셈이라고 비판했다.

동변은 서울고등법원이 ‘더 큰 고통을 느낄 것이 명백하다'는 것을 입증하라고 요구한 것과 관련, “고통을 느끼는 주체가 인간이 아닌 동물이기 때문에 동물의 고통을 인간이 인식하는 것은 논리적으로 불가능하다. 인간의 상상에 의탁할 수밖에 없는 고통이 훨씬 더 크다는 것을 명백하게 주장하라는 것은 어떤 정황증거나 합리적 추론을 제시해도 훨씬 더 크지 않거나 명백하지 않다고 반론을 제시할 것이 분명하기 때문에 불가능한 요구”라며 “이는 동물보호법 제8조 제1항 제1호의 ‘잔인한 방법’ 어의의 한계를 벗어난 사실상의 입법행위”라고 주장했다.
이어 “원심이 개 도살 방법에 대해는 아무런 규정이 없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다른 동물 종에 대한 규범을 아무런 논증 없이 유추 적용한 것은 동물보호법의 기초 원리에 대해 조금도 이해하지 못한 것”이라고 꼬집었다.

동변은 “동물보호법 제8조 제1항 제1호가 잔인한 방법으로 동물을 죽이는 행위를 금지하는 것은 일차적으로 동물의 생명을 보호하는 것이지만, 이차적으로는 이러한 행동이 인간 사회의 도덕에도 반한다고 판단하기 때문"이라며 “법의 수호자가 되어야 할 법관이 자의적으로 법을 늘이고 줄인다면 그 침대 위에 놓인 동물의 생명과 이 사회의 도덕성은 잔인하게 토막날 것”이라고 우려를 나타냈다.

동변의 의견서를 대법원에 참고자료로 제출한 3개 동물단체는 이번 사건과 관련해 “인간의 언어로 고통을 호소할 수 없는 동물은 사회의 절대적 약자이며 법은 약자의 편에서 도덕과 정의의 실현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며 “인간의 이기심이 아닌 법과 정의의 원칙에 따라 원심을 파기하고 동물학대자를 엄중 처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solidkjy@fnnews.com 구자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