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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은 아내의 '암투병 모습' SNS에 올린 남편... 페이스북 계정 차단 당해

정용부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7.12.25 15:42

수정 2017.12.25 15:55

아내의 암 투병 당시 모습/사진=더미러
아내의 암 투병 당시 모습/사진=더미러

암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우기 위해 이미 고인이 된 아내의 투병 당시의 모습을 SNS에 올린 남성이 '비정상적 활동'을 이유로 페이스북에서 계정 차단 당했다.

지난 22일 영국 에머슨 밸리에 사는 엘리엇 로웨(42) 씨는 두 장의 사진과 글을 올렸다. 그리고 며칠 뒤 페이스북은 그의 계정은 차단시키고야 말았다. 그의 게시물은 두 장의 아내 사진 그리고 아내를 그리워하는 심경과 건강 검진을 미루지 말라는 내용을 담았다.

그는 게시물에서 "나는 며칠 뒤 다가올 크리스마스가 두렵다. 나는 무엇을 기대해야 하며, 아이들을 어떻게 대해야 할지 모른다.
나는 단지 시간을 거꾸로 뒤돌리고 싶을 뿐이다"라고 절절한 심정을 남겼다.

이 남성의 사연은 작년 12월 22일로 되돌아간다. 지난해 그의 아내는 이유를 알 수 없는 출혈을 겪었고 병원을 찾았다가 자궁경부암 판정을 받았다. 크리스마스를 3일 앞둔 날이었다. 이후 아내의 병세는 갈수록 심각해졌다. 혈전은 골프공만큼 커졌으며 통증은 복부와 허리까지 이어져왔다.

딸의 생일에 찍은 부부의 모습/사진=더미러
딸의 생일에 찍은 부부의 모습/사진=더미러

건강했던 아내의 모습/사진=더 미러
건강했던 아내의 모습/사진=더 미러

결국 아내는 투병 8개월 만에 세상을 떠났다. 그와 아내 사이에는 4명의 어린 자녀가 있으며 아내의 나이는 고작 32세였다. 또 암 판전을 받기 한참 전 검진을 연기했다는 사실도 털어놔 안타까움은 더 컸다. 이에 아내가 암 진단을 받은 1년 전 같은 날인 22일 이 같은 글을 올린 것이다.

이어서 그는 "암 검진은 수 분 밖에 걸리지 않습니다. 이 검진이 기분 좋은 일은 아니지만 암은 당신과 가족의 삶을 파괴할 것입니다"라고 검진을 장려했다.

마지막으로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당신을 괴롭게 했다면 사과한다. 하지만 나는 암이 얼마나 힘들고 아픈지 보여줘야 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이 게시물을 친구나 가족에게 공유해라. 함께하면 암을 낫게 하고 생명을 구할 수 있다"라고 당부했다. 이후 네티즌들은 그의 진심에 감동을 받았고 수천 번 공유됐으며 그를 응원하는 댓글이 줄을 이었다.

그러나 문제는 그가 올린 사진이었다. 그가 올린 사진에는 아내가 암 투병 당시의 초췌한 모습 그대로를 노출시켰다. 아내의 힘들었던 투병 모습을 그대로 공개하면서까지 암의 경각심을 일깨워 주기 위함이었다.

그러던 며칠 뒤 페이스북은 그의 계정을 차단했다.
페이스북은 그의 계정에 '보안 절차로서 비정상적인 활동으로 인해 이 페이지가 보류되었다'라고 안내했다.

그는 한 언론사와의 인터뷰에서 "페이스북이 이러한 처리 방식을 내린 것에 대해 매우 실망했다.
내가 왜 문제나 위험을 줬는지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라면서 "나의 궁극적인 목표는 암의 위험성을 사람들에게 알리는 뿐이었다"라고 밝혔다.

onnews@fnnews.com 디지털뉴스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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