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부칼럼 특별기고

[특별기고] 국가예산에 대한 단상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7.12.26 17:06

수정 2017.12.26 17:06

[특별기고] 국가예산에 대한 단상

지난 5일 국회가 본회의를 통해 내년 국가예산으로 428조9000억원의 예산안을 확정했다. 이로써 수개월간 쉼 없이 달려온 국가예산 전쟁도 막을 내렸다.

올해 국가예산 확보는 그 어느 때보다 어려움이 많았다. 정부가 신규사업 억제, 지방비 부담 상향, 사회간접자본(SOC) 감축 기조 등 강도 높은 지출 구조조정을 실시했고, 예산안을 둘러싸고 벌어진 여야 간의 갈등상황도 큰 변수였다. 파이는 줄어든 데다 대립은 첨예하니 경쟁은 더 치열하고 절박했다. 국가예산 앞에서 간절하지 않은 자치단체가 어디 있으련만 낙후의 대명사처럼 여겨지는 전북에는 성장의 촉진제인 예산 확보가 더더욱 절실했다.
게다가 새 정부에 대한 전북도민들의 각별한 기대와 지지가 더해지면서 우리 도 관계자들의 어깨는 한층 무거워질 수밖에 없었다.

절실함과 책임감으로 수많은 사람들이 뛰고 또 뛰었다. 내년 예산을 위해 우리 도는 2016년 하반기부터 준비를 시작했다. 도와 시.군, 연구기관이 협력해 989건, 총 7조2000억원에 육박하는 국가사업을 발굴했다. 발굴이 완료된 후에는 합동 워크숍을 지속적으로 개최해 연간 예산순기에 대응하기 위한 계획을 공유했다. 모든 시.군이 한몸처럼 움직이며 정보를 나누고 정부 정책 기조에 맞춘 확보 논리도 함께 개발했다.

지역 정치권과의 공조도 단단히 했다. 여야가 모두 참여하는 지역 국회의원 예산정책협의회만 10여차례 마련됐다. 지역 출신의 국회의원들과 함께하는 정책협의회도 추진했다. 예산 보좌관들과는 가족처럼 수시로 만났다. 촌각을 다투는 예산전에서 조금이라도 우위를 차지하기 위해 부지사와 실.국장, 예산팀장이 참여하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대화방을 마련해놓고 끊임없이 정보를 나눴다. 공유한 정보를 토대로 각자의 자리에서 해야 할 일을 챙기며 톱니바퀴처럼 맞물려 움직였다.

그 결과 아쉬움도 있지만 규모로는 역대 최대인 6조5685억원의 국가예산을 확보할 수 있었다. 당초 정부예산안보다 5000억원 가깝게 늘어난 액수다. 전년과 비교하면 5%가 늘었다. 특히 새만금사업은 8947억원을 반영해 역대 최고수준의 예산을 확보했다. 정부 공약인 새만금 공공주도 매립을 추진할 '새만금개발공사' 설립 비용을 비롯해 내부개발 비용과 도로, 공항, 항만 등 SOC 예산을 확보했다. 대통령이 직접 챙기고 국책사업답게 추진하겠다는 정부의 의지가 예산안에 반영됐다고 할 것이다.

또한 5만여 세계 청소년의 축제, '2023 새만금 세계잼버리'의 성패를 좌우할 국제공항 건설도 사전타당성 용역비를 확보함으로써 청신호를 켰다.

매년 국가예산에 울고 웃는 진풍경이 펼쳐지는 것은 국가예산의 남다른 중요성 때문일 것이다. 국가예산은 단순한 돈이 아니다. 국가예산이야말로 경제안정과 경제성장 촉진, 그리고 소득의 재분배와 자원배분을 실현할 수 있는 가장 유용한 수단이다. 또한 국가의 주도하에 국민 모두의 삶을 좀 더 풍요롭고 넉넉하게 만들 수 있는 강력한 방법이기도 하다.
올해 전북도가 확보한 6조5000억원의 국가예산 역시 이러한 목적에 부합할 수 있도록 소중하게 사용할 것이다. 오랫동안 상대적 낙후를 겪어온 전북경제가 안정적으로 성장하고, 지역불균형을 감내해온 전북의 위상을 회복하는 데 쓰일 것이다.
무엇보다도 도민들 스스로 전북 자존의 시대를 힘차게 열어갈 수 있도록 도민의 삶 곳곳에 꼼꼼하고 알차게 사용할 것을 약속드린다.

송하진 전북도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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