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n사설]

은행 대출금리에 또 끼어든 금융당국

신한銀 가산금리에 제동.. 시장에 맡겨두면 안되나

금융감독원이 은행의 금리 인상에 제동을 걸었다. 신한은행은 지난 22일 주택담보대출에 물리는 가산금리를 0.05%포인트 올렸다. 하지만 금감원은 가산금리를 올린 게 부적절하다고 봤다. 이미 주택담보대출에 적용하는 기준금리(코픽스.자금조달비용지수)가 올랐는데, 가산금리까지 더 올릴 필요가 있느냐는 것이다. 은행에 집을 맡기고 대출을 받을 땐 코픽스금리와 가산금리를 합친 이자를 문다. 화들짝 놀란 신한은행은 가산금리를 다시 내릴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금리 인상 브레이크는 이해할 만한 구석이 있다. 지난 11월 말 한국은행은 기준금리를 1.25%에서 1.5%로 0.25%포인트 올렸다. 코픽스 같은 시중금리가 따라 오른 것은 당연하다. 이에 대해선 금융당국도 별말이 없다. 다만 은행이 제 마진을 높이려 가산금리에까지 손댄 것은 욕심이라고 본 듯하다. 금리 오름세는 세계적인 추세다. 미국이 앞장선 가운데 한은도 뒤를 따라가는 중이다. 내년에도 몇 차례 더 올릴 공산이 크다. 이때 가장 큰 걱정은 가계빚 1400조원이다. 금감원이 가산금리 인상을 문제 삼은 데는 이런 배경이 있다.

하지만 우리는 어떤 이유에서든 금융당국이 금리시장에 개입하는 것을 부정적으로 보지 않을 수 없다. 은행 영업에서 금리는 알파요, 오메가다. 민간 금융사가 금리를 어떻게 매기든 자유롭게 두는 게 옳다. 유독 신한은행 금리가 경쟁사에 비해 높다면 시장에서 저절로 조정이 이뤄질 것이다. 그래도 신한은행을 찾는 고객이 많다면 그것은 신한은행이 가진 경쟁력이다. 결국 금감원의 개입은 시장 자율을 침해한 셈이다.

정권마다 금리에 손을 대고 싶어한다. 이명박정부 시절인 2009년 공정위는 은행들이 주택담보대출 가산금리를 짬짜미한 혐의가 있다며 조사에 나섰다. 이때는 한은이 기준금리를 내렸는데 은행들이 따라 내리지 않는다고 성화였다. 하지만 공정위 조사는 흐지부지 막을 내렸다. 2012년에도 공정위는 양도성예금증서(CD) 금리 담합에 칼을 빼들었다. 그러나 4년에 걸친 조사는 무혐의로 끝났다.

당국이 관치 관행에 젖어 있는 동안 한국 금융은 기를 펴지 못했다. 종종 아프리카 어느 나라보다 경쟁력이 낮다는 비아냥을 듣는다. 박근혜정부는 기술금융에 돈을 대라고 은행 팔을 비틀었지만 적어도 겉으론 금리.수수료 자율화를 약속했다. 문재인정부는 자율화 측면에서 되레 후퇴한 느낌이다. 가산금리 0.05%포인트를 놓고 감 놔라 배 놔라 하고 있으니 말이다.
신한을 비롯한 국내 4대 은행은 자금, 기술, 인재가 풍부하다. 가만 둬도 동네 불한당처럼 말썽 부릴 단계는 지났다. 이제 당국이 놓아줄 때도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