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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달러 ‘4주 최저’…“시장금리 최근↓ + 감세發 재정적자 우려”

장안나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7.12.29 05:40

수정 2017.12.29 05:40

28일(현지시간) 뉴욕 외환시장에서 미국 달러화가 약세를 이어갔다. 최근 미 국채 10년물 수익률이 하락 압력을 받아온 점이 달러화를 압박했다. 구리가격이 추가로 오르면서 대표 원자재 통화들이 강세를 지속한 여파도 컸다. 지난달 무역수지 적자 확대소식과 감세에 따른 재정적자 악화 우려 역시 부담으로 작용했다.

오후 3시2분 달러인덱스(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화 가치)는 전장보다 0.42% 내린 92.62를 기록했다. 지난 1일 이후 한 달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미 10년물 국채수익률이 전일 4개월 만에 일일 최대 낙폭을 기록하는 등 최근 하락 흐름을 이어온 탓이다.

미 달러화 가치가 올해 들어 9% 떨어지는 등 하락흐름을 지속중인 가운데, 한 시장전문가는 감세정책이 야기할 재정적자 확대우려를 주요인으로 지목했다.

다른 전문가는 “소비자들이 여전히 감세효과를 믿지 않고 있다. 감세혜택을 두고 확신이 생기려면 시간이 좀 걸릴 듯하다”며 “미 국채 수익률곡선 평탄화는 세제개혁에도 내년 성장전망 기대가 크지 않다는 방증”이라고 말했다.

달러화는 대부분 주요 통화들에 약세를 보였다. 같은 시각 유로/달러는 0.5% 상승한 1.1949달러에 거래됐다. 이날 미국·독일 국채 수익률격차가 축소된 점이 유로/달러를 끌어올렸다. 파운드/달러 역시 전장보다 0.32% 높아진 1.3444달러를 나타냈다. 런던거래에서 1.3456달러까지 올라 2주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유로화 가치는 달러화 대비 13% 이상 올라 지난 2003년 이후 연간 최대 상승폭을 기록했다. 영국 파운드화도 달러화 대비 9% 강해졌다.

달러화 약세와 북한 미사일발사 우려 속에 엔화도 강세로 돌아섰다. 달러/엔은 전장보다 0.42% 낮아진 112.88엔을 기록했다. 위안화 가치도 하루 만에 강세로 전환했다. 달러/위안 역외환율은 0.34% 내린 6.5328위안을 기록했다.

■ 加·호주달러 '2개월 최고'…비트코인 연일 하락

원자재 관련 통화들은 달러화 대비 강세를 나타냈다. 호주달러화는 달러화보다 0.3% 강해졌고, 캐나다달러화 가치도 0.5% 높아졌다. 이날 구리가격이 4년 만에 최고를 기록한 영향이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신흥국 통화들은 혼조세였다. 브라질 헤알화는 달러화 대비 0.1% 강세를 나타냈다. 11월 원천 재정수지 적자가 5개월째 예상을 밑돈 덕분이다. 미국이 비자제한을 해제하면서 리라화 가치도 1.1% 뛰었다. 유가상승 속에 러시아 루블화는 0.4% 강해졌다. 반면 멕시코 페소화는 0.3% 약해졌고 남아공 랜드화 가치도 1.2% 내렸다.

비트코인 가격은 이틀 연속 밀렸다. 전일 1만5000달러 밑으로 떨어지더니 이날 1만4000달러 선까지 무너졌다. 가상화폐 거래 중심지로 떠오른 한국이 거래소 폐쇄 가능성을 공식 언급한 여파다. 코인데스크에 따르면 같은 시각 비트코인은 전장보다 9.12% 내린 1만3975.84달러에 거래됐다.

■글로벌 외환시장 주요 재료들

지난달 미 상품 무역수지 적자규모가 예상보다 확대됐다. 미 상무부에 따르면 11월 상품 무역적자는 전월대비 2.3% 증가한 697억달러로 잠정 집계됐다. 시장에서는 687억달러 적자를 예상했다.

미 주간 신규실업이 예상과 달리 전주와 동일했다. 미 노동부가 집계한 지난주 신규실업수당 신청건수는 지난주와 동일한 24만5000건에 머물렀다. 시장에서는 24만건을 예상했다. 변동성을 제거한 추세를 보여주는 4주 이동평균치는 23만7750건으로 1750건 늘었다.

이번 시카고 지역 제조업 활동이 예상과 달리 활발해졌다. 미 공급관리자협회가 집계한 12월 시카고 구매관리자지수(PMI)는 전월보다 3.7포인트 오른 67.6을 기록했다. 시장에서는 62로 1.9포인트 하락했을 것으로 예상했다.

글로벌 구리가격이 장중 한때 4년 반 만에 최고치로 올랐다. 이날 런던금속거래소(LME)에서 구리가격은 0.7% 상승했다. 중국의 수요증가 기대 및 칠레의 공급차질 우려가 맞물린 결과다. 세계 최대 생산국 칠레의 구리 광산 노조가 파업에 돌입할 가능성이 있다.

일본은행 일부 정책위원들이 지난 12월 통화정책회의에서 금리인상 등 논의를 주장한 것으로 확인됐다. 회의 요약문에 따르면 이들은 물가·경제 전망이 계속 호전될 것으로 예상되면 금리조정 필요성을 검토하는 한편, 상장지수펀드 매입 등의 효과·부작용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유럽 이코노미스트들 사이에 유럽중앙은행(ECB)이 내년 양적완화(QE)를 종료하리라는 관측이 우세한 것으로 나타났다. 정책금리 인상은 2019년 시작할 것으로 예상됐다. 파이낸셜타임스(FT) 조사에 따르면 응답자 32명 가운데 26명이 ECB가 내년 자산매입을 중단할 것으로 예상했다.
시기별로 내년 9월이 11명으로 가장 많았고 12월을 꼽은 사람은 15명이었다. 또한 대다수 응답자는 ECB가 내후년 정책금리 인상에 나설 것으로 내다봤다.
19명은 상반기를, 10명은 하반기를 첫 번째 인상시점으로 꼽았다.

godblessan@fnnews.com 장안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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