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韓, e스포츠 프리미어리그 되려면

무술년(戊戌年)은 e스포츠 산업의 새로운 전기가 될 수 있을까. 지난해는 e스포츠의 새로운 가능성을 본 해이기도 하지만, 일각의 일탈로 인해 전 국민에게 부정적인 인식을 심어준 해이기도 하다. 전 e스포츠협회장과 협회 수뇌부가 뇌물수수 혐의로 검찰 조사를 받으면서 e스포츠에 주홍글씨가 씌어졌다.

하지만 소수의 일탈로 e스포츠라는 새로운 산업의 싹을 자르면 안된다. 올해는 이 같은 악재를 딛고 e스포츠가 다시 한 번 도약하는 해가 돼야 한다.

e스포츠는 게임이 PC나 스마트폰으로 직접 하는 것을 넘어, 보는 재미도 있다는 점을 널리 알린 일등공신이다. 야구나 축구처럼 게임을 직접 하지 않고 응원하면서 즐기는 스포츠가 될 수 있다는 점을 증명한 것이다. 지난해 전 세계를 강타한 온라인게임 '배틀그라운드'는 e스포츠의 재미를 전 세계인들이 함께 느끼고 있다는 점을 다시 한번 증명했다.

아시안게임과 올림픽에선 e스포츠를 정식 종목으로 채택하려는 움직임이 포착되고 있다. 오는 2022년 중국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e스포츠가 정식 종목으로 채택될 가능성이 높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도 e스포츠를 스포츠로 간주할 수 있다며 종목 채택 논의를 시작하려는 움직임을 보였다. 미국 프로농구(NBA), 잉글랜드 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EPL), 미국 프로야구(MLB) 등 정통 스포츠 구단들도 e스포츠의 가능성을 보고 일찌감치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소통과 놀이문화로서의 e스포츠 가치도 상당하다.

최근 방송된 예능프로그램 '어서와, 한국은 처음이지'에 출연한 핀란드 친구들은 한국의 e스포츠 경기장을 방문하며 뜨거운 관심을 보였다. e스포츠와 관광상품을 연계하면 새로운 가치를 창출할 수도 있을 것으로 기대되는 대목이다.

한국은 지난 20여년간 e스포츠라는 세상에 없던 산업을 만들고 일으켜온 '종주국'이다.
일각의 일탈로 수천억, 수조원의 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e스포츠 산업의 주도권을 다른 나라에 내주는 과오를 범해선 안된다. 2018년은 한국이 e스포츠의 프리미어리그가 될 수 있을지를 결정할 중요한 해다. 자칫 우수한 축구선수들을 배출해 프리미어리그에 보내기만 하는 브라질과 같은 나라로 전락할수도 있다는 점을 명시해야 한다.

jjoony@fnnews.com 허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