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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혁과 도약 2018 경제진단] "새해 경제 최대복병은 건설경기"

김용훈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01.01 17:15

수정 2018.01.02 18:10

국내 5대 경제연구원장 "설비투자 기여도 줄어 올 3% 성장 쉽지 않아.. 규제개혁이 급선무"
북한산 최고봉인 해발 837m의 백운대는 수도권에서 가장 인기 있는 일출 명소이자 소원을 비는 장소 중 하나다. 새해 첫날인 1일 북한산국립공원을 찾은 시민들이 백운대 정상에서 만세를 부르고 있다. 사진=박범준 기자
북한산 최고봉인 해발 837m의 백운대는 수도권에서 가장 인기 있는 일출 명소이자 소원을 비는 장소 중 하나다. 새해 첫날인 1일 북한산국립공원을 찾은 시민들이 백운대 정상에서 만세를 부르고 있다. 사진=박범준 기자

[개혁과 도약 2018 경제진단] "새해 경제 최대복병은 건설경기"


올해 한국 경제 흐름을 좌우할 최대 복병은 '건설경기'로 전망됐다. 건설.설비투자의 성장기여도가 줄어들면서 경제성장률이 3%대에 미치지 못할 것으로 예상됐다.
올해도 지난해에 이어 3%대 성장세를 이어가 2010~2011년 이후 7년 만에 2년 연속 3%대 성장세를 보일 것이란 정부 예측보다 비관적이다. 문재인정부의 혁신성장이 효과를 보려면 규제개혁이 우선돼야 한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파이낸셜뉴스가 국내 5대 경제연구원장을 초청해 개최한 '2018년 경제진단' 좌담회 내용을 종합한 결과 1일 이같이 분석됐다. 지난달 김주현 파이낸셜뉴스 사장의 사회로 진행된 좌담회에는 권태신 전국경제인연합회 상근부회장 겸 한국경제연구원 원장, 김준경 전 한국개발연구원(KDI) 원장, 이동근 현대경제연구원 원장, 신성환 한국금융연구원 원장, 김동열 중소기업연구원 원장이 참석했다.

경제연구원장들 대부분은 올해 한국 경제가 3%대 성장률을 지키는 것이 쉽지 않다고 봤다. 가장 큰 걸림돌로 '건설투자'를 꼽았다. 신 원장은 "작년엔 건설투자가 경제성장에 기여한 바가 굉장히 컸지만 올해엔 건설투자가 지속되기 어렵다"고 진단했다. 금융연구원은 올해 건설투자 증가율을 -0.9%로 보고 있다.

정부정책 부담으로 기업 설비투자 증가율이 급감하는 점도 3% 성장의 발목을 잡을 것이란 견해가 나왔다. 권태신 원장은 "설비투자 증가율이 12.2%에서 2.4%로 줄어들 것"이라며 "법인세나 최저임금 인상 등으로 해외로 나가는 기업이 늘어 국내 투자는 다소 불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세계 경제는 내년에도 호황을 지속할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었다. 김준경 전 원장은 "미국은 구조조정이 일정부분 성공하면서 경제가 꾸준히 회복되는 상황"이라며 "트럼프 대통령의 소득세·법인세 감세정책이 통과하면서 중단기적으로는 성장률이 상승하고 물가와 금리도 올라 내수경기도 확대될 것"이라고 봤다.

다만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 속도가 세계 경기회복세에 찬물을 끼얹을 수 있다는 전망도 나왔다. 신성환 원장은 "미국이 금리인상을 서두를 경우 큰 쇼크가 온다. 우리는 정보기술(IT)산업이 직격탄을 맞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미국 트럼프 행정부의 보호무역주의 강화도 부담요인이다. 권 원장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개정 논의가 잘 안 될 경우 5년간 수출손실액이 170조원에 달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지난해 문재인정부의 경기방어에 대해선 대부분 호평했다. 김동열 원장은 "문재인정부가 잘했다고 보는 것은 지난해 단기 경기충격 완화를 위해 추경을 시의적절한 시기에 여야 합의를 통해 이끌어냈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최저임금 인상 등 노동정책은 보완 필요성이 나왔다. 이 원장은 "현 정부의 최저임금 인상,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등이 사회적 약자인 중소기업, 자영업자 그리고 최저임금 대상자 세 계층의 자원배분 문제로 흐르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동열 원장은 "중소기업에 인센티브를 주는 형식으로 정부 예산 집행방식을 바꿔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부의 혁신성장 정책은 규제개혁이 동반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았다. 권 원장은 "대기업이 되면 39개 법률에서 41건의 규제를 한다.
연구개발(R&D) 투자세액 공제를 축소한 탓에 세계 R&D 500대 기업이 2006년 16개였는데, 2016년엔 12개로 줄었다"며 "기업가 정신 없인 혁신성장도 어렵다"고 말했다.

fact0514@fnnews.com 김용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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