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경제 유통

[새해 유통단체장에게 듣는다] "프랜차이즈 산업 '갑을문제', 소비자 중심으로 해결해야"

김영권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01.01 19:04

수정 2018.01.01 19:04

(1) 박기영 한국프랜차이즈산업협회 회장
혁신委 '자정실천안' 실천.지속적 혁신 통해 재도약 할 것
프랜차이즈, 국내 총생산 7% 100조원.100만명 고용 창출
폄하 해선 안돼… 교육.육성 위해 정부차원 적극 지원 필요
[새해 유통단체장에게 듣는다] "프랜차이즈 산업 '갑을문제', 소비자 중심으로 해결해야"

"프랜차이즈산업에서 가맹본사와 가맹점주간의 공정거래,이른바 '갑을문제 해결'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해야 할 것은 소비자가 중심이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박기영 한국프랜차이즈산업협회 회장(사진)은 무술년 새해를 맞아 파이낸셜뉴스와 가진 신년 인터뷰에서 "가맹점주와 가맹본부간 '갑을문제'라는 제로섬 게임에서 양측 누구의 손을 들어주는 게 아니라 모든 문제의 초점을 소비자의 권익을 높이는 데 맞춰 생각해야 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박 회장은 "지난해 새정부 출범과 함께 일부 회원사의 갑질논란 등이 불거지며 많은 시련을 겪었지만 40년 동안의 압축성장 과정에서 나타난 성장통으로 생각한다"면서 "올해는 지난해 혁신위원회를 통해 마련한 '자정실천안'을 철저히 실천하고 지속적인 혁신을 통해 제2의 도약을 위한 토대를 갖추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프랜차이즈산업 발전을 위해 올해 역점을 두고 추진할 업무는.

▲40년의 역사를 지닌 한국 프랜차이즈 산업은 IMF 구제금융신청과 글로벌 금융위기 등 갖은 역경 속에서도 꾸준한 성장을 거듭하며 한국경제의 한 축으로 자리매김한 자랑스러운 역사를 갖고 있다. 프랜차이즈산업은 이들 양대 경제위기 속에 대규모 실직자들에게 희망과 삶의 터전을 제공해왔다. 이렇듯 프랜차이즈산업의 긍정적인 면을 적극 발굴해 국민에게 알림으로써 회원사들에게 용기를 북돋아 주는 일에 최선을 다할 것이다.


동시에 잘못된 관행은 정부와 손을 잡고 혁신하는 데 주력할 것이다. 이와 관련, 공정거래위원회가 지난해 7월부터 진행 중인 가맹사업법 시행령 개정과 관련해 프랜차이즈 업계 의견을 충분히 반영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지난해 7월 대국민사과 기자회견, 공정위원장과의 간담회, 그리고 자정실천안 발표 추진하는 과정에서 협회와 공정위 관계자들 사이에 신뢰와 이해도 쌓였다.

오는 19일에는 김상조 공정위원장을 초청해 조찬 강연회를 갖고 업계의 의견을 전달할 예정이다.

― 가맹본부가 로열티를 받지 않고 가맹점주가 의무적으로 사도록 하는 필수품목에 이윤을 붙이는 방식으로 차액가맹금을 받고 있는 부분이 문제가 되고 있는데.

▲프랜차이즈가 대리점과 다른 가장 큰 차이점 2개가 로열티와 슈퍼바이징이다. 로열티는 가맹점이 브랜드 사용, 상품 제조 노하우 등의 대가로 가맹본사에 지불하는 대가다. 선진국에서는 프랜차이즈 본사의 수입 대부분이 로열티에서 나오지만 국내에선 식자재 공급 등 유통과정에서 본사가 수익을 보전받는 경우가 대부분이다.복잡하게 수익의 몇 %를 제공하느니 원가에 얼마를 얹어 넘기는게 관행처럼 이어져 오면서 많이 굳어진 상황이다. 물류 독점공급을 통해 수익을 내는 후진적 구조를 브랜드.노하우 등 지적 재산에 대한 사용료를 받는 형태로 바꿔야 한다.

하지만 로열티에 대한 개념 자체를 이해시키는게 쉽지 않은 프랜차이즈도 있는게 사실이라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

― 프랜차이즈 업계의 가장 큰 애로사항은.

▲국민이나 정부 부처에서 프랜차이즈 산업을 폄훼하는 느낌이 들 때가 있다. 가령 '김가네' 김밥이 대학로에서 장사하다가 프랜차이즈를 시작하는 등 시장바닥에서 시작한 유명 프랜차이즈들이 많기 때문이라는 생각이다. 프랜차이즈 오너들의 교육수준이 비교적 낮고 장사를 했다는 이유로 폄훼되는 분위기는 잘못됐다고 본다. 예컨대 요식업 가운데 한식 프랜차이즈가 많은데 종류도 많고 보관장소에 따라 맛도 변하는 특성상 한식만큼 표준화시키기 어려운게 없다. 그럼에도 이런 음식 장사를 해서 성공한 분들은 대단한 분들이고 되려 이들이 대접받아야 한다고 본다.

현재는 굴지의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한 삼성도 처음에는 삼성상회라는 쌀가게에서 시작했다. 오히려 장사를 해서 프랜차이즈로 성공한 분들을 인정해주는 사회 분위기가 만들어져야 한다.

프랜차이즈산업은 국내 총생산의 7%인 100조원을 감당하고 있고 100만명의 고용을 창출하다.너무 폄하된 시각으로만 보지 말고 앞으로 교육과 육성을 위해 정부차원의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하다.

―지난해 10월 마련한 자정 실천안을 평가한다면.

▲자정 실천안은 관행적으로 해 왔던 많은 그동안의 경영에 큰 변화를 요구하고 있어 추진하는 과정에 많은 어려움과 적지 않은 혼란이 불가피하다. 사회가 수용하고 동조하고 동의했던 부분에 대해 어느 순간 높은 잣대를 들이대니 어려워졌다. 하지만 언젠가 한번 겪어야 했던 성장통으로 생각한다. 이런 것들로 인해 진일보할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됐다고 본다.

프랜차이즈는 대단히 위기이면서도 재도약할 수 있는 기회다. 적지 않은 회원사에서 일부 내용에 대해 불편한 심정을 갖고 있는 것을 잘 알고 있지만 정치 상황이나 국민 정서상 가맹점주와의 대화와 상생, 그리고 시스템 변화는 피할 수 없는 대세다.

다만 가맹본부에 대해 갑질이라고 비난을 하지만 을질이라는 것도 생각해야 한다. 규모가 큰 상위 10%의 가맹점들이 갑질을 할 수 있지만 하위 50%의 가맹점들은 을질을 당한다고 본다. 일부의 경우는 가맹점주 매출이 오히려 가맹본부보다 높을 수도 있다. 비즈니스에서는 결국 매출을 따진다.
가맹본부는 이런 가맹점에 대해서는 꼼짝하지 못한다.

소비자의 편익을 대변하는 공정거래위원회의 역할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흔히 갑과 을로 불리는 가맹본부와 가맹점간 기울어진 운동장에서 둘의 관계가 동등하게 갈 수 있도록 공정한 심판 역할을 해주기를 기대한다.

kim091@fnnews.com 김영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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