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n이사람]

정인숙 한우리 독서지도사 "경단녀에서 독서지도사로 새 삶"

"엄마, 아내에서 이젠 인정받는 '독서지도사'가 됐어요."

무역회사 해외사업부에서 근무하다 육아에 전념하기 위해 회사를 그만두었다는 정인숙 독서지도사는 준우 엄마에서 '정인숙 선생님'으로 불리고 있다. 직장을 그만둔 지 10년이 지나 이른바 경력단절여성(경단녀)이 됐지만, 지금은 독서토론논술 교육업체인 한우리에서 독서지도사로 일하게 되면서 '제2의 인생'을 살고 있다.

정 교사는 "회원 학부모로 한우리와 인연을 맺기 시작해 지금은 한우리 독서지도사로 활동하고 있다"며 "학생들이 교사의 집을 방문해 수업을 받는 '홈클럽' 형태로 수업을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실제 정 교사의 공부방에는 책장 가득히 다양한 도서가 꽂혀 있고, 모둠수업을 할 수 있도록 널찍한 책상과 세계사 수업에 활용한다는 세계지도 블라인드도 준비돼 있다.

그녀가 처음 독서지도사의 꿈을 키운 건 아이의 한우리 선생님을 보고 나서다.

정 교사는 "아이를 가르치는 선생님 모습이 보기에 좋았다"며 "육아와 이사 등이 맞물려 직장을 그만둔 지 10년 정도가 지나면서 다시 일을 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된 터라, 선생님에게 상담을 받고 바로 도전하게 됐다"고 말했다.

새로운 일을 시작하며 고려했던 것은 두 가지다.

우선은 아들 준우의 교육에 도움이 되는 일인가 하는 것이다. 정 교사의 아들 준우가 전국 백일장대회에서 수상하는 등 글짓기에 두각을 나타내고 독서와 역사에도 관심이 많아 보탬이 될 만한 일로 독서지도사가 제격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정 교사는 아들과 평소 말하지 못했던 주제에 대해서도 책을 통해 얘기하고, 정치.경제 등 까다로운 분야를 공부할 때는 쉽게 풀이된 책을 직접 골라주기도 한다고. 또 독서지도사는 엄마와 아내로서의 역할을 충실히 하면서 자유롭게 할 수 있는 일이기에 도전이 가능했다.

도전을 결심하고 바로 독서지도사 양성과정을 이수, 자격증까지 단번에 땄지만 그 과정이 쉽지만은 않았다.

정 교사는 "오랜만에 공부를 시작한 거니 당연히 쉽지 않았다"며 "집안일을 마냥 제쳐 둘 수만도 없으니, 몰입이 어렵기도 했다"며 "남편과 아들이 공부하고 노력하는 모습이 보기 좋다는 칭찬과 응원은 물론, 제가 체력적으로 지치지 않도록 집안일도 나누어 해준 덕분에 큰 힘이 됐다"고 전했다.


이어 정 교사는 "동료교사와 함께 어려워하는 부분을 서로 알려주거나 수업 노하우를 나누곤 했다"며 "다시 일을 시작하려는 엄마에게 현실적 어려움이나 심리적 두려움이 없을 수는 없지만, 도전하려는 마음이 확고하다면 주위 사람들에게 많은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결혼과 육아로 경력을 중도 포기해야 하는 여성들이 많을 수밖에 없는 게 현실이나 하고자 하는 마음이 있다면, 또한 확고한 관심 분야가 있다면 망설이지 말고 도전하라는 게 정 교사의 조언이다. 독서지도사 활동 이후 삶의 활력이 생겼다는 자신의 경험을 토대로 "나중에는 망설인 시간조차 아깝게 느껴질 것"이라는 격려도 덧붙였다.

jiany@fnnews.com 연지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