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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큼다가온 AI시대..바빠진 한국 첨단산업] AI가 장세 예측하고 투자종목 결정… 수익률 전망도 '밝음'

남건우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01.03 16:37

수정 2018.01.03 22:20

(3)자산관리시스템의 대변혁
국내 AI 펀드 23개… 수익률 아직 높진 않지만
에셋플러스자산, 가장 많은 8개 상품 운용
매일 가격변동 분석해 투자비중 재설정
키움투자자산운용 상품은 빅데이터 활용
1년 수익률 16.13%로 AI 펀드 '최고성적'
AI는 오늘도 '딥러닝'중… 운용사 투자전략도 혁신
이스트스프링, KAIST와 업무 협약
상반기 딥러닝 기반 헤지펀드 출시
"빅데이터.AI 역할 앞으로 무궁무진, 투자에 활용하는 금융업체 늘어날것"
금융투자업계에서 인공지능(AI) 바람이 불고 있다. 특히 운용분야에서 AI를 활용한 투자가 활발하다. 자산운용사들은 최근 AI를 활용한 상품을 속속 내놓고 있다. AI 분야의 최첨단기술이라 할 수 있는 '딥러닝(자가학습)' 알고리즘을 적용한 투자전략 연구도 여러 회사에서 이뤄지고 있다. 장기적으로 비용과 성과 면에서 장점이 있는 만큼 AI 활용 움직임은 올해도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3일 한국펀드평가 펀드스퀘어에 따르면 현재 국내에서 운용되고 있는 AI 활용 펀드는 23개다.
지난해 12월 19일 기준 3개월 수익률은 0.31%로 높다고 보긴 어렵다. 그러나 1년 이상 운용된 펀드가 7개에 불과한 만큼 아직 AI 활용 펀드 성과에 대해 전반적인 평가를 내리긴 이르다.

현재 에셋플러스자산운용이 가장 많은 AI 활용 펀드를 선보이고 있다. '에셋플러스알파로보'라는 이름으로 여러 자산군에 투자하는 8개 펀드를 운용하고 있다. 에셋플러스알파로보펀드는 △안전성 및 유형별 적합도 테스트 △업종별, 규모별, 국가별 배분 △좋은 기업 발굴 △싼 기업 선별 △주식 편입비중과 종목 투자비중 결정 등 다섯 단계에 걸쳐 분기마다 포트폴리오 리밸런싱을 한다. 종목의 투자 비중은 매일 가격 변동을 분석해 수시로 리밸런싱한다. 에셋플러스자산운용 관계자는 "알파로보펀드의 자동화된 투자 프로세스는 35억건의 빅데이터와 수십억건의 연산을 통해 반복 순환하며 작동한다"고 말했다.

키움투자자산운용은 5개의 AI 활용 펀드를 내놓고 있다. '키움쿼터백글로벌로보어드바이저(주식-재간접)C' 펀드의 경우 지난해 12월 19일 기준 1년 수익률이 16.13%로 AI 활용 펀드 중에선 가장 높은 성적을 거뒀다. 이 펀드는 빅데이터를 활용하는 자산운용사인 쿼터백자산운용의 자문을 받아 운용되고 있다. 쿼터백자산운용은 자체 알고리즘을 통해 6개 자산군과 77개 지역의 시장과 국가 데이터를 분석, 최적화된 글로벌 자산배분을 실시한다. 키움투자자산운용 관계자는 "자산배분과 포트폴리오 모니터링은 키움투자자산운용과 쿼터백자산운용이 각각의 시스템으로 상호 검증해 정교하게 실행한다"고 설명했다.

NH아문디자산운용과 동부자산운용, 트러스톤자산운용은 AI 기술을 보유한 다른 회사와 손잡고 AI 활용 펀드를 운용하고 있다. NH아문디자산운용은 디셈버앤컴퍼니, 동부자산운용은 밸류시스템자산운용, 트러스톤자산운용은 파운트투자자문과 협업하고 있다.

하이자산운용의 경우 핀테크(금융기술) 업체나 투자자문사가 아닌 증권사와 합작해 펀드를 선보였다는 점이 특징이다. 키움증권이 자체 개발한 알고리즘을 활용하는 '하이ROKI1글로벌로보어드바이저H(혼합-재간접)A' 펀드는 최적의 글로벌 자산배분 포트폴리오를 구성하고 이벤트가 발생하면 포트폴리오 재조정을 검토한다.

[성큼다가온 AI시대..바빠진 한국 첨단산업] AI가 장세 예측하고 투자종목 결정… 수익률 전망도 '밝음'


자산운용사들은 딥러닝 알고리즘을 적용한 투자전략 짜기에도 고심하고 있다. 딥러닝은 AI가 스스로 학습하게 만드는 기술이다. 이를 통해 데이터가 쌓일수록 AI가 좀 더 효율적인 답을 찾아낼 수 있다. 자산운용사들은 딥러닝을 활용해 AI 투자전략을 한 단계 끌어올린다는 방침이다.

지난해 11월 이스트스프링자산운용은 김대식 KAIST 전기및전자공학부 교수 연구실과 딥러닝 알고리즘투자관련 공동연구 업무협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공동연구 프로젝트는 향후 2년 동안 진행되며, 이스트스프링자산운용은 올해 상반기 딥러닝을 활용한 헤지펀드를 선보일 계획이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일찌감치 운용전략에 딥러닝을 활용하고 있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지난해 10월 고려대학교 복잡데이터연구실과 함께 '미래에셋 인공지능 금융연구센터'를 설립했다. 센터는 딥러닝과 더불어 핀테크도 연구한다. 센터장은 석준희 고려대학교 전기전자공학부 교수가 맡았다.

KB자산운용과 한화자산운용은 핀테크 업체 콰라소프트(QARAsoft)로부터 딥러닝 알고리즘 '마켓드리머'를 제공받고 있다. 콰라소프트는 지난해 11월 딥러닝을 활용해 장세를 전망하는 '콰라 2.0'을 공개한 바 있다.


업계에서는 AI 활용 투자가 지속적으로 확대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오고 있다.

박천웅 이스트스프링자산운용 대표는 "방대한 데이터 속에서 인과관계 또는 상관관계를 밝혀내고 패턴을 찾아내는 것은 AI의 홈그라운드에 속한다"며 "빅데이터와 AI가 기여할 부분은 무궁무진한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변창환 콰라소프트 대표는 "여러 운용사들로부터 많은 협력 요청을 받고 있다"며 "내년 AI 활용 투자는 여러 금융기관을 통해 올해보다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ethica@fnnews.com 남건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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