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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n논단] 경고등 켜진 환율

김충제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01.03 17:05

수정 2018.01.03 17:05

[fn논단] 경고등 켜진 환율

2017년 수출액은 5739억달러로 전년 대비 15.8% 증가하고, 수입액은 4781억달러로 17.7% 늘어나 무역수지만 958억달러를 기록했다. 2015년, 2016년 2년 연속으로 수출입 모두가 감소하다 회복된 것이어서 그 의미가 크다고 할 수 있다. 2017년 3%대 경제성장률 회복도 따지고 보면 수출이 일등공신이라는 점에서 2018년에도 경제성장의 지속 여부는 수출이 관건임을 알 수 있다.

그렇지만 새해 벽두부터 수출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환율에 경고등이 켜졌다. 달러당 환율이 1060원대로 치솟아 이런 국면이면 1000원대 방어도 어렵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우리나라는 2017년 1000억달러에 가까운 흑자를 냈기 때문에 환율이 절상되는 것은 불가피한 측면이 있지만, 어느 정도가 인내할 수 있는 수준이냐가 문제라고 할 수 있다.
특히 각국의 환율은 단순히 상품이나 자본 수지만이 아니라 정치외교적 요인 등도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예측이 쉽지 않다.

최근 몇 년간 우리나라 환율은 1100원대 내외를 오르내리면서 안정세를 유지해 왔다. 2017년의 평균 환율 수준을 유지할 수만 있다면 환율에 큰 영향을 받지 않으면서 성장세를 이어갈 수 있겠지만, 최근 무역수지가 그리 좋지 않은 미국이 자국시장 보호를 위한 적극적인 공세를 취하고 있어 불확실성이 증가하고 있다. 특히 우리나라 환율은 미국의 감시대상에 올라 있고, 환율조작국 지정 부담을 항상 안고 있다는 점에서 조심스럽게 접근해야 한다.

특히 일본이 2조달러 상당의 경상수지 흑자를 유지하면서도 엔저 상태를 유지하고 있는 비결을 배울 필요가 있을 것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취임할 때만 해도 대일본 무역수지 적자 누적에 불만을 토로하기도 했지만 엔저를 가져가고 있다. 일본 경제가 최근 활기를 띠는 것은 기본적으로 엔저 영향도 있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4%대 중반이던 일본의 실업률이 최근 2.7%로 하락했다. 일본의 엔저는 경제적 요인뿐 아니라 미국의 정치외교적 용인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한 측면이 있다고 할 수 있다.

미국은 자국 기업의 경쟁력 강화를 위한 전방위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법인세 대폭 인하를 비롯, 미국시장 보호를 위한 무역규제를 강화해나가고 있다. 반덤핑 판정과 같은 자유무역을 해칠 수 있는 조치도 서슴없이 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미국 시장에 대한 점유율이나 무역수지 흑자가 감소하고는 있지만, 한·미 자유무역협정이 재협상 상태에 들어가는 것에서 보았듯 미국의 무역압박은 오히려 강화되고 있다. 일본의 예에서 볼 수 있듯이 미국과의 정치외교적 동맹관계 유지는 경제적 측면에서도 중요하다.
그러나 북한 핵과 미사일에 대응하는 과정에서 한·미 공조관계가 삐거덕거리는 조짐이 나타나고 있지 않나 우려된다. 특히 새해 들어서 북한이 갑자기 우리에 대한 대화 공세를 보이고 있어 이것이 남북관계 개선의 청신호인지, 아니면 대북제재의 균열을 노리는 전략인지 알 수 없다.
오랜만에 기지개를 켜고 있는 한국 경제가 따뜻한 봄날을 맞이하기 위해서는 환율부터 안정돼야 하고, 이를 위해서는 미국을 비롯한 우방국과의 정치·외교·경제 전반에 있어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김용하 순천향대학교 IT금융경영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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