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대통령 10일 '위안부 문제' 최종입장 발표… 어떤 방향 택할까

파기·재협상 대신 '보완 카드' 꺼낼듯
"기존 합의 문제점 인정" 양국의 원만한 관계 위해 극단적 방식 선택하는 대신 후속조치 요구할 가능성
일본은 여전히 버티기.. "합의 유지 외 선택지 없다 한국 요구 응하지 않을것"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4일 일본군 위안부 합의에 대한 최종 정부입장과 관련, "지난 합의 자체는 우리로선 '인정할 수 없다'는 것이나 재협상이냐, 합의 파기냐는 식으로 결론을 내진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제3의 방식을 고려하고 있다는 얘기다. 이 관계자는 한.중 간에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문제를 일단락짓기로 한 관계회복 협의(2017년 10월 31일)와 유사한 방식을 택할 것으로 설명했다.

기존의 합의는 그대로 두되 이를 보완하는 형태로 양국이 추가적인 대화를 통해 갈등을 관리해가겠다는 것이다. 합의파기·재협상을 요구했던 시각에선 일종의 '봉합'인 셈이다. 이 관계자는 파기.재협상 카드 대신 이 같은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에 대해 "한.일 간 외교관계도 고려해야 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평창동계올림픽 전후로 한.일 정상회담 개최 가능성에 대해선 "현재로선 예단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일본과 관계정상화를 바라는 미 워싱턴의 입장, 국가 간 합의를 깼다는 국제사회의 반응, 북핵문제 해결을 위한 일본과의 협력문제, 한.일 관계 파국이 가져올 파장 등을 복합적으로 검토해 내린 '고육지책'으로 비쳐진다. 이는 박근혜정부 당시의 위안부 합의는 인정할 수 없으며, 역사문제와 한.일 관계 정상화는 분리해서 대응할 것이란 문재인 대통령의 투트랙 기조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이날 앞서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한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 "파기나 재협상 등 모든 옵션을 열어두고 많은 노력을 하겠다"고 밝혀 파기 가능성까지 내비쳤으나 현재 기류는 파기.재협상 등 극단적 방식을 택하진 않는 쪽으로 흐르고 있다는 게 청와대의 분위기다.

문 대통령은 오는 10일 신년 기자회견에서 기존 위안부 합의로는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는 점을 다시 한번 분명히 밝히는 한편 한.일 양국이 미래지향적인 관계를 위해 역사문제에 대해 성의 있는 태도를 보여야 한다는 점을 언급하는 선에서 입장을 정리할 것으로 보인다.
문재인 대통령이 4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세브란스 병원에 입원중인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김복동 할머니를 문병하고 있다. 청와대 제공

이날 문 대통령은 이 같은 입장을 최종적으로 정하기에 앞서 일본군 위안부 피해 할머니 8명을 초청해 청와대에서 오찬간담회를 하며 "양국 간의 공식 합의였다는 사실은 부인할 수 없으나 그 합의로 위안부 문제가 해결됐다는 것을 받아들일 수 없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할머니들의 의견도 듣지 않고 할머니들의 뜻에 어긋나는 (12.28 한·일 위안부)합의를 한 것에 대해 죄송하고 대통령으로서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 또 "지난 합의는 진실과 정의의 원칙에 어긋날 뿐 아니라 정부가 할머니들의 의견을 안 듣고 일방적으로 추진한, 내용과 절차가 모두 잘못된 것"이라며 이같이 언급했다고 박수현 청와대 대변인이 전했다. 문 대통령의 이런 발언은 한.일 위안부 합의 문제에 대해 정부를 대표해 처음으로 공식 사과한 것이다. 우리 정부의 실책을 인정한 것이자 동시에 일본에 대해서도 문제가 있는 합의이니 후속조치가 필요하다는 점을 완곡하게 표현한 것으로 풀이된다.

문 대통령은 앞서 이날 오전엔 신촌세브란스병원에 입원해 있는 위안부 피해자 김복동 할머니를 문병하는 등 한·일 정부 간 '12.28 위안부 합의'로 위안부 문제가 해결될 수 없는 만큼 이 문제를 푸는 데 노력하겠다는 뜻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은 아직까지는 강경하다. "한국이 새로운 대응을 요구해와도 응하지 않을 방침이며, 기존 합의 유지 외에 다른 선택지는 없다"며 버티기에 들어간 상태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우리 외교부 산하 태스크포스(TF)의 위안부 합의 검증 보고서와 관련, "합의는 1㎜도 움직이지 않는다"고 밝힌 바 있다. 강 장관이 "일본은 끈질기게 그 입장(합의 원안 유지)을 지금 고수하고 있다"며 "일본하고 이 문제를 어떻게 풀어나가느냐가 외교부의 몫이다. 많은 고민을 하고 있다"고 말한 것도 이런 부분을 방증한다.

ehcho@fnnews.com 조은효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