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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권 2기 시진핑 '차이나머니' 전방위 공세.. 위안화 국제화 속도

조창원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01.04 17:57

수정 2018.01.04 17:57

경제굴기 '일대일로' 시너지.. '결제수단 확산' 위안화 표시.. 원유선물시장 조만간 개장
올들어 위안화 절상 가팔라..자본해외이탈 불안요인 해소.. 안정적 환율관리가 최대숙제
집권 2기 시진핑 '차이나머니' 전방위 공세.. 위안화 국제화 속도

【 베이징=조창원 특파원】 시진핑 집권 2기가 시작된 2018년을 기점으로 국제시장 질서를 좌우하는 '차이나머니'의 공세가 더욱 가속화될 전망이다. 세계 통화시장의 기축통화인 '달러'에 맞서 '위안화 국제화'를 위한 움직임도 빨라지고 있다. 시 주석이 글로벌 경제굴기 달성을 위해 '일대일로'와 '위안화 국제화' 양대전략을 동시에 구사하며 차이나머니 위력을 확산시킬 것으로 보인다.

■'일대일로' 사업확장 위안화 국제화 도모

위안화의 국제화는 일대일로 정책과 맞물려 있다. 달러를 대체해 위안화를 결제수단으로 확산시키기 위한 효과적인 실행 도구가 일대일로라는 게 국제경제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분석이다.

파키스탄과 미국간 관계가 연초들어 틀어진 게 대표적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새해 첫날인 지난 1일 새벽 트위터를 통해 파키스탄을 "우리가 아프가니스탄에서 쫓는 테러리스트들에게 은신처를 제공한다"며 비난하고, 파키스탄에 대한 원조를 중단하겠다고 엄포했다. 파키스탄 정부가 즉각 반박에 나선 데 이어 즉각적으로 취한 조치는 바로 중국과의 경제협력을 강화하기 위해 무역결제수단으로 중국 위안화도 사용하겠다고 발표했다.

파키스탄과 미국간 외교적 갈등이 파경의 배경으로 보이지만 일대일로를 고리로 한 파키스탄과 중국간 밀월관계가 미국의 심기를 건드렸다는 게 외국 매체들의 대체적인 관점이다. 중국은 중국 신장 지역과 파키스탄 남부 과다르항을 잇는 신 실크로드인 '중국-파키스탄 경제회랑(CPEC)'에 560억달러(약 59조6200억원)의 금융지원을 한 바 있다. 중국의 이같은 위안화 국제화는 통화스와프 체결을 통해 더욱 세력확장을 도모하고 있다.

한발 더 나아가 중국이 위안화 표시 원유선물 시장을 조만간 개장할 예정인 점도 위안화 국제화 행보로 읽힌다.

상하이선물거래소 산하 상하이국제에너지거래소(INE)에서 중국 바이어들이 위안화로 유가를 결정하고 거래하게 된다. 이달 내 관련 상품이 출시될 것으로 전망된다. 위안화 표시 원유선물 시장 역시 일대일로와 위안화 국제화와 연결고리를 맺고 있다. 중국이 세계 최대 원유수입 시장으로 떠올라 원유 국제가격에 미치는 영향력이 커졌다. 아울러 유라시아와 중동을 경제적으로 통합하려는 중국의 '일대일로' 프로젝트와 맞물려 관련 참가국들이 위안화 원유선물 시장에 적극 동참할 경우 영향력과 파장은 커질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위안화 '기축통화' 자격 갖추기 안간힘

위안화 국제화를 위해 안정적인 환율관리가 최대 숙제로 꼽히고 있다. 위안화 가치의 급변동성이 심할 경우 시장의 신뢰를 잃어 결제수단의 기능이 상실되기 때문이다. 이에 위안화 가치가 미국 금융시장의 외부충격에 취약해 급락하면서 금융시장에 충격을 주는 경우와 중국내 취약한 금융시스템 문제로 변동성이 커지는 두 갈래 변수를 보강해야 위안화 국제화도 실현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위안화 가치 흐름은 최근 들어 불확실성을 높이고 있다. 시장 전문가들이 2018년 위안화 가치가 절상될 것이라고 한목소리를 낸 것과 달리 연초부터 위안화 가치 상승속도가 가파르다.

중국 인민은행 산하 외환교역센터는 지난 3일 달러 대비 위안화 기준환율을 전날보다 0.24% 내린 6.4920위안으로 고시했다. 또 지난해 9월 11일 이후 처음으로 심리적 지지선인 달러당 6.5원 아래로 떨어졌다. 급기야 중국 인민은행은 4일 위안화 가치를 달러대비 6.5043위안으로 5거래일만에 절하 고시했다. 전문가들은 위안화의 가파른 절상 속도를 인민은행이 의식한 것이라는 진단을 내놨다.

위안화의 국제화를 위해 안정적인 통화정책 기조를 선언한 중국 정부의 스탠스는 시 주석의 올해 경제정책 방향의 맥락에서 이뤄지는 모습이다. 일단 국내 금융불안 요인을 해소하고 해외로 자본이 유출되는 상황을 선제적으로 막겠다는 게 올해 주된 금융시장 방향이다. 위안화 변동성에 영향을 미칠 국내 요인을 제어하겠다는 뜻이다.

문제는 해외 요인이다.
미국의 금리인상 기조와 기업에 대한 감세 정책이 중국내 자본의 해외이탈을 야기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면서 위안화에 영향을 미치는 외환보유고 감소 문제가 거론된다. 이에 대한 대응으로 중국 정부는 우선 해외로 자본을 빼돌리는 것으로 추정되는 중국기업에 대한 부패단속 강화에 힘을 쏟고 있다.
아울러 중국은 자본유출을 선제적으로 차단하기 위한 방편으로 개인이 해외에서 은행카드로 인출할 수 있는 현금한도를 연간 10만위안으로 제한하는 제도를 1월1일부터 시행하기로 했다.

jjack3@f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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