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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자재 가격 3년만에 최고…올해 본격 상승세 돌아서나

송경재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01.05 14:22

수정 2018.01.05 14:22


그래프 설명//맨왼쪽. 2015년1월. 맨오른쪽. 2018년1월4일-361.188// 블룸버그 상품현물지수(BCSI) 추이 *22개 원자재가격흐름 지표 *자료=블룸버그
그래프 설명//맨왼쪽. 2015년1월. 맨오른쪽. 2018년1월4일-361.188// 블룸버그 상품현물지수(BCSI) 추이 *22개 원자재가격흐름 지표 *자료=블룸버그
전세계 제조업 활동이 활황을 이어가면서 국제 원자재 가격이 3년만에 최고수준으로 치솟았다고 블룸버그통신이 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22개 원자재 가격흐름을 추적하는 블룸버그 상품현물지수(BCSI)는 14일 연속 상승세라는 기록을 세우면서 2014년 12월 이후 3년여만에 최고를 기록했다. 국제유가 기준물인 브렌트유가 배럴당 70달러에 육박하고 있고, 자동차 배출가스 저감장치에 쓰이는 팔라듐은 사상최고치로 치솟았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 유럽중앙은행(ECB), 일본은행(BOJ) 등 주요국 중앙은행의 수년간에 걸친 초저금리와 양적완화(QE)를 통한 통화공급이 오랫동안 꿈쩍도 않던 인플레이션(물가상승률)을 마침내 끌어올리기 시작한 것으로 보인다.

동시에 각 중앙은행은 그동안의 낮은 인플레이션 고민에서 벗어나자마자 곧바로 예상보다 빠른 인플레이션을 고민할 처지가 됐다. 상품 가격, 특히 유가 상승은 연준의 올해 금리인상이 예상보다 가팔라질 수 있음을 예고한다.


지난해 국제통화기금(IMF) 연구에 따르면 평균적으로 유가가 10% 오르면 물가는 0.4%포인트 오른다. 연준 연구에서는 2014년 유가가 붕괴했을 때 식료품·에너지 가격을 뺀 미 근원인플레이션이 0.2%포인트 깎였다.

상품가격 상승이 경제에 얼마나 충격을 줄지는 가격 상승이 주로 수요확대에 따른 것인지 아니면 공급감소가 주된 원인인지에 따라 달라진다. 수요증가가 주된 배경이라면 웬만큼 가격이 오르지 않고서는 수요가 급격히 줄지 않는다.

시장은 상품가격 상승 배경으로 주로 수요확대를 꼽고 있다. 런던 컨설팅업체 에너지애스펙츠의 수석 석유애널리스트 암리타 센은 "석유시장 수급이 매우 빠른 속도로 빠듯해지고 있다"면서 "수요가 매우 강하며 수요기반도 광범위하다"고 말했다.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인 블랙스톤의 바이런 윈 최고경영자(CEO)도 올해 세계 시장에 충격을 줄 10대 불안요인 가운데 하나로 미 유가가 배럴당 80달러로 오르는 것을 꼽았다. 윈은 투자자들에게 보낸 분석노트에서 "지속적인 세계 경제성장과 예상치 못한 개도국들의 수요 확대가 유가를 끌어올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르네상스 매크로 리서치의 미 경제부문 책임자 닐 두타는 유가와 소매업종 주가가 함께 상승하고 있다면서 이는 유가 상승이 공급충격보다 강한 수요에 자극받고 있음을 시사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유가가 소비를 억제할만큼 빠른 속도로 높아지고 있지는 않다는 점도 시사한다고 덧붙였다.

골드만삭스를 비롯한 월스트리트 투자은행들은 올해 세계 경제가 2011년 이후 가장 높은 4% 안팎의 성장을 기록할 것으로 낙관하고 있다. 여기에 공급 감소 또는 감소 전망까지 겹치고 있다.

사우디아라비아가 주도하는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러시아 등 비 OPEC 산유국들의 감산이 계속되고 있고, 구리, 곡물 등 다른 원자재 역시 공급 감소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세계 최대 구리생산국인 칠레에서 광산업체의 임금협상이 원활하지 않아 구리 생산에 차질이 빚어질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고, 세계 최대 곡물 생산국인 미국의 한파가 밀을 비롯한 곡물작황 악화를 예고하고 있다.

그러나 원자재 가격 상승은 장밋빛 낙관에 기댄 환상이라는 비판도 나온다.
런던 캐피털 이코노믹스의 캐롤라인 베인 상품 담당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상품)가격이 구현되지 않은 낙관을 반영하고 있다고 본다"면서 "되레 중국 경제가 둔화하는데 따른 수요 감소가 올해 상품가격 하락의 방아쇠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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