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차산업혁명 발목 잡은 규제 여전…글로벌 경쟁력 저하 원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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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AI), 빅데이터, 자율주행 등 4차산업혁명을 현실화 시킬 기술들이 다양한 분야에 활용되면서 신산업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하지만 기존 규제에 발목이 잡혀 빛을 보지 못하는 상황이 연출되고 있다. 정부는 거미줄처럼 엮여 있는 규제를 풀기 위해 '규제혁파'를 최우선에 놓고 있으나 시장 이해 관계자와의 이해상충, 낡은 규제 잣대 등은 풀어야할 숙제로 꼽힌다.

특히 최근들어 국회를 중심으로 4차산업혁명 시대의 주역인 국내 인터넷 기업을 옥죄려는 움직임까지 진행되고 있어 우려감이 커지고 있다. 불필요한 규제를 풀어 4차산업혁명에 대비해도 시간이 모자랄 형편에 오히려 시대에 역행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4차산업혁명 시대에 대비한 각종 규제 개혁이 시급한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장병규 4차산업혁명위원회 위원장이 지난해 12월 강원도 원주 KT연수원에서 열린 제1차 규제·제도혁신 해커톤을 진행하고 있는 모습.

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대통령직속 4차산업혁명위원회는 이르면 이달 중으로 카플 등 라이드쉐어링 분야의 규제혁신을 위해 해커톤을 열 계획이다. 해커톤은 사회적으로 논란이 있고 공론화가 필요한 영역에서 4차위가 중재 및 조정자로 나서고 관련기업과 관계부처 공무원, 전문가들이 참여해 끝장토론을 벌여 사회적 합의를 도출한다. 당초 1차 해커톤에서 라이드쉐어링 분야에 대한 논의가 진행될 것으로 기대됐지만 택시기사들의 반발로 무산됐다.

라이드쉐어링 분야는 택시업계의 영업권 침해 주장으로 불법이란 꼬리표를 달고 제한적으로 서비스가 진행되고 있다. 전 세계에서 주목받고 있는 차량 공유 서비스인 우버와 같은 사업자가 나오기 위해선 규제 혁신은 물론 이해 관계자까지 설득해야 하는 만만치 않은 과정이 눈앞에 놓여있는 셈이다.

AI 기술의 집약체로 불리는 자율주행차 역시 규제에 가로막혀 어려움을 겪고 있다. 자율주행차만을 위한 별도의 기준이 없어 기존의 규제 잣대로 자율주행차를 옭아매고 있는 상황이다. 따라서 자율주행차는 기존 자동차와 동일한 수준으로 차량구조와 부품·기능 등을 갖춰야 하며, 2인 이상 탑승인원 규정까지 있어 무인차 시범운행에서부터 애로를 겪고 있다.

이처럼 풀어야 할 규제가 산적해 있지만 새로운 규제가 4차산업혁명의 주역인 국내 인터넷 기업을 압박하고 있다. 현재 국회에서 입법을 추진하고 있는 '정보통신기술(ICT) 뉴노멀법'이다.

이 법안은 부가통신사업자인 국내 인터넷 기업을 기간통신사업자인 이동통신사와 동일한 선상에 놓고 규제를 하겠다는 것이 핵심이다. 이에 따라 국내 인터넷 기업은 경쟁상황평가 대상에 포함되고 방송통신발전기금을 분담해야 하는 등 높은 수준의 규제를 추가로 받아야 할 처지에 놓였다.

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기업과의 역차별 문제 이전에 국내 인터넷 기업을 옥죄기 위해 새로운 규제를 도입하다는 시도 자체가 시대의 흐름에 역행하는 것"이라며 "4차산업혁명 시대에 대비해 각종 규제를 풀어도 생존 여부가 불투명한 상황에서 또다른 규제가 추가된다면 국내 인터넷 기업의 글로벌 경쟁력 저하는 불보듯 뻔하다"고 말했다.

syj@fnnews.com 서영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