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외교/통일

美·中도 남북대화 지지… 한반도 국면전환으로 이어지나

임광복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01.07 17:26

수정 2018.01.07 20:52

트럼프 강경입장서 선회 "김정은과 통화할수 있다"
中.日 6자회담대표도 방한.. 안팎에서 모처럼 '훈풍'
"경계 낮춰선 안돼" 의견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6일(현지시간) 대통령 별장인 캠프 데이비드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북한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과 당장 통화할 의향이 있느냐는 질문에 '물론이다. 나는 늘 대화를 믿는다'며 '틀림없이 나는 그렇게 할 것이다. 전혀 문제없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6일(현지시간) 대통령 별장인 캠프 데이비드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북한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과 당장 통화할 의향이 있느냐는 질문에 '물론이다. 나는 늘 대화를 믿는다'며 '틀림없이 나는 그렇게 할 것이다. 전혀 문제없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남북 간 대화재개 의지가 강하고 미국과 중국 등 주변국도 한반도 안보정세의 훈풍 모드에 대한 긍정적 관심을 표명하면서 남북대화 준비에 속도가 붙고 있다.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의 신년사에 이어 북한 매체들이 잇달아 남북대화 분위기 조성에 나선 가운데 강경 입장을 유지해오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까지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과 통화할 수 있다고 밝히는 등 국면전환에 대한 기대감이 고조되고 있다. 주변국인 중국과 일본도 6자회담 수석대표가 잇달아 방한하면서 한반도를 둘러싼 대화 분위기가 한층 무르익고 있다.

■북측 대화 분위기 조성 잇달아

7일 정부와 외신 등에 따르면 9일 판문점 평화의집에서 열리는 남북 고위급 회담 대표단이 조명균 통일부 장관과 리선권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위원장 등으로 무리 없이 확정되면서 당분간 남북정세가 개선될 것이란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김 위원장의 신년사 이후 북측 선전용 매체들은 잇달아 '민족 공조' 등을 강조하며 대화 분위기를 조성하고 있다.

조선중앙통신은 이날 '민족적 화해와 통일을 위한 분위기를 조성하는 것은 북남관계 개선의 필수적 요구'라는 제하의 글에서 "북과 남이 과거에 얽매이지 말고 북남관계를 개선해야 한다"며 "말로써가 아니라 민족의 화해와 단합을 도모하고 자주통일을 위한 실천행동으로 안받침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지난 5일엔 대남 선전용 매체 우리민족끼리가 '민족자주의 기치를 높이 들고 나가야 한다'는 글에서 "민족적 화해와 통일을 지향해 나가는 분위기를 조성해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

미국 트럼프 대통령을 비롯한 중.일 등 주변국도 한반도 정세 변화에 주목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6일(현지시간) 백악관 별장인 캠프데이비드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김 위원장을 포함해 북한과 대화의 문이 열려 있다고 밝혔다고 AP통신 등 미국 언론들이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의 평창동계올림픽 참가는 100% 지지한다"며 "남북한 고위급 회담의 좋은 결과를 기대하며, 이는 모든 인류에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미 관계도 매우 좋으며 미국도 적절한 시기 남북한 대화에 협조할 뜻이 있음도 시사했다.

최근 중.일 6자회담 수석대표 등도 잇달아 방한하고 있다.

쿵쉬안유 중국 외교부 부부장 겸 한반도사무특별대표는 지난 5일 방한해 이도훈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을 만나 "한반도 새로운 정세는 긍정적인 요소가 나타나고 있으며, 복잡한 도전도 직면하고 있다"고 말했다.

8일에는 가나스기 겐지 6자회담 일본 측 수석대표가 방한한다. 조셉 윤 미국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도 방한일정을 조율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문가, "해빙기류 속 위험요소도 많아"

전문가들은 당분간 한반도 정세의 대화국면 전환이 기대되지만 아직 위험요소가 해소된 것은 아니라고 지적했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통일전략연구실장은 "8일 만 34세 생일을 맞는 김정은이 평화공세에 나서고 있지만 대북 경계심을 완화하는 것은 위험하다"며 "위기관리를 위해 남북 대화채널을 구축하되 향후 북핵 문제 해법도 찾아 군사력의 균형을 맞춰야 한다"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도 일단 남북대화에 대한 기대감을 가질 순 있지만 안심할 수만은 없다는 평가다.

김현욱 국립외교원 교수는 "남북회담 분위기에서 트럼프가 비핵화 전제 등으로 상황을 악화시킬 필요가 없다고 판단한 것"이라며 "남북대화가 미국이 원하는 비핵화 대화로 이어질 가능성은 낮지만 향후 북.미 대화로 이어질 수 있는 일말의 기대는 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하지만 미국이 대화 해법에 힘을 실어준다고만 보긴 어렵다는 분석도 나온다.

홍현익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반대할 명분이 없어 대화를 잘 해보라고 했지만, 미국의 기본 전략기조를 흐트러트리는 것이어서 경계심은 있을 것"이라며 "북핵문제에서 한·미 간 공조구조가 깨지면 적절한 시기에 개입하겠다고 밝힌 게 트럼프의 불편한 속내"라고 했다.
김지윤 아산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미국의 '빅 픽처' 선에서 답한 것"이라며 "대화의 범주가 개성공단과 금강산관광 재개 등 이른바 미국의 심기에 거슬리는 부분까지 확대되면 얘기는 달라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lkbms@fnnews.com 임광복 윤재준 김은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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