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외교/통일

[개혁과 도약 대북해법 길을 찾다] 최영진 前 대사, 의대 수석입학생서 외교관으로 길 바꿔..초대 KEDO 사무차장으로 북핵 깊이 관여

박소연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01.08 17:53

수정 2018.01.08 17:53

(3)최영진 前 주미대사
최영진 前 주미대사 ■약력 △제6회 외무고시 △한반도에너지개발기구 사무차장 △외교통상부 외교정책실 실장 △주오스트리아 대사 △외교안보연구원장 △외교통상부 차관 △주유엔 대사 △유엔 코트디부아르 특별대표 △주미 대사
최영진 前 주미대사 ■약력 △제6회 외무고시 △한반도에너지개발기구 사무차장 △외교통상부 외교정책실 실장 △주오스트리아 대사 △외교안보연구원장 △외교통상부 차관 △주유엔 대사 △유엔 코트디부아르 특별대표 △주미 대사

'의사 대신 외교관의 길을 택한 수재.'

최영진 전 주미대사(사진)를 평생 따라붙을 수식어다.

최 전 대사는 1967년 연세대 의대에 수석 입학해 4년간 의학을 공부했지만 역사와 철학에 큰 흥미를 느끼면서 정치외교학과로 학사 편입을 결정한다. "한번 사는 인생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하며 살자"는 생각으로 과감한 결정을 한 그는 편입 1년 만인 1972년 외무고시 6기에 합격했다.

41년간 공직에 몸담은 그의 외교관으로서의 이력은 화려하다. 초대 한반도에너지개발기구(KEDO) 사무차장을 지냈고 외교정책실장, 주오스트리아 대사, 외교부 차관 등을 거쳤다. 한국 외교관으로서는 유일하게 주미대사와 주유엔대사를 모두 지냈다.
특히 스티븐 보즈워스 당시 KEDO 사무총장과 함께 KEDO의 기틀을 닦으면서 북핵 문제에도 깊게 관여했다.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이 외교부 장관으로 있을 당시 차관을 지내는 등 반 전 총장과는 각별한 관계를 유지해오고 있다.

반 전 총장의 유엔 재임 시절 최 전 대사는 유엔 코트디부아르 특별대표를 지내며 코트디부아르의 민주화에 기여했다. 2010년 10월 서아프리카 코트디부아르는 대선 결과에 불복한 로랑 그바그보 전 대통령과 당선자 사이의 내전이 격화되면서 3500명의 사망자와 30만명의 난민이 발생했다. 최 전 대사는 유엔 평화유지군을 진두지휘하며 4개월 만에 내전을 종식시키고 코트디부아르 통일을 지켜봤다. "임무를 완수하고 떠나는데 상대 진영이었던 그바그보 측에서 메일이 왔어요. 이제 우리는 통일됐으니 최 대표는 한국에 가서 조국을 통일하라고요. 뭉클했죠."

철학은 최 전 대사의 40여년간 외교관 생활은 물론 은퇴 이후에도 그의 인생에 깊게 영향을 미치고 있다.
1970년대 중.후반 프랑스에서 이등서기관으로 근무할 때의 경험을 토대로 '동양과 서양'이라는 책을 영어로 출판했고 이후에도 '자연과 인간' '마음과 몸' '인간과 인간'으로 그의 '동서양 문화 비교 연구'가 이어졌다. 최 전 대사는 외무공무원 국비 연수로 파리1대학(소르본)에서 동서양 비교문화를 2년간 공부해 학위를 받았다.
2013년 5월 41년간의 다사다난했던 공직 생활을 마감하고 현재는 모교인 연세대에 돌아와 언더우드국제대학에서 영어로 동서양 비교문화론 등을 강의하며 특임교수로 활동하고 있다.

박소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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