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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인텔 사태 '일파만파'...소비자 "더는 못 참아"

이설영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01.10 15:21

수정 2018.01.10 15:21

인텔의 브라이언 크르자니치 CEO가 9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18'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인텔의 브라이언 크르자니치 CEO가 9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18'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애플과 인텔이 제품 결함을 소비자에게 알리지 않은 것을 인정하고 이에 대한 조치도 발표했지만 소비자들의 불만이 사그라들지 않고 있다. 결함이 처음 밝혀진 계기가 외부의 의혹 제기에 따른 것인 데다가 초기 대응 방식이 변명을 하는데 급급했기 때문이다. 업체들의 해명에도 세계적으로 소송전이 오히려 확산되고 있다.

9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정보기술(IT) 전시회 'CES 2018' 기조연설자로 나선 인텔의 브라이언 크르자니크 최고경영자(CEO)는 "우리 제품 이용자 중 그 누구도 피해를 당하지 않았다"며 "이번 주말까지 최근 5년 내 만들어진 칩에 대한 보안패치를 90% 이상 진행하고 이달 말까지 모든 패치를 완료할 것"이라고 말했다.


크르자니크 CEO가 기조 연설자로 결정된 것은 인텔 중앙처리장치(CPU) 결함 문제가 불거지기 전이다. CES 2018 행사를 얼마 앞두지 않은 시점에 CPU 문제가 밝혀졌고, 이에 따라 크르자니크 CEO가 전세계 시선이 몰리는 이 자리에서 어떤 발언을 할 지에 관심이 집중됐다. 그러나 그가 소비자에 대한 사과 대신, 변명에 급급한 모습을 보여 실망감이 확산되고 있다.

미국의 뉴스사이트 슬레이트는 "크라자니크 CEO가 기조연설에서 하지 않은 것이 딱 한 가지 있는데 그것은 바로 '사과'"라며 "인텔이 문제의 심각성을 간과하는 것처럼 보인다"고 보도했다. 인텔의 무성의한 태도는 초기 문제 대응 방식과 더해져 공분을 사고 있다. 현재 미국에서만 캘리포니아주, 오레곤주, 인디애너주에서 소송 움직임이 일고 있다. 캘리포니아주 소송을 대리하는 변호사들은 "인텔 사태는 미국 대중이 직면한 역대 최대 보안 결함 중 하나"라며 인텔의 손해배상을 촉구했다.

국내서도 인텔에 대한 집단소송 참여자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소송을 주도하는 법무법인 담우에 따르면 인텔 집단소송 참여 희망자수는 1월 9일 현재 600여명을 넘었다. 미국 법원에 소송을 제기할 가능성도 있다.

애플에 대한 집단소송도 확산 추세다. 애플은 구형 아이폰의 배터리 성능 하락으로 제품이 꺼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운영체제(OS)인 ioS의 성능이 저하될 수 있는 업데이트를 소비자에게 알리지 않고 실시했다. 애플은 사과는 뺀 채 초기에 성능 저하를 유발하는 업데이트를 실시했다는 점을 인정했다. 8일이 지나뒤 나온 공식성명을 통해 사과를 했지만 불가피한 조치였다고 변명했으며, 배터리 교체 비용 일부인 50달러를 지원하겠다는 조치를 발표하는 데 그쳤다.

이후 현재까지 전세계적으로 확인된 소송 추진 건수만 30건에 달한다.
미국은 물론 한국, 프랑스, 오스트레일리아 등 으로 확산되는 분위기다. 국내서 법무법인 한누리가 모집하고 있는 소송 참여 희망자수는 1월 9일 현재 35만명을 넘었다.
한누리는 11일까지 소송 참여 희망자를 받은 뒤 본격적으로 소송 준비에 돌입할 계획이다.

ronia@fnnews.com 이설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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