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n사설]

물꼬 튼 남북대화, 비핵화 실마리도 풀길

文대통령 '평화' 15번 거론.. 평창 이후까지도 내다봐야

신년 초부터 한반도는 일단 해빙 무드다. 9일 남북이 고위급회담에서 북한 선수단의 평창동계올림픽 참가와 군사당국회담 등에 합의하면서다. 문재인 대통령도 10일 신년회견에서 '평화'를 15차례나 거론하며 "출발이 좋았다"고 반겼다. 다방면의 남북 교류와 협력으로 이어지기를 기대한 셈이다. 그러나 갈 길은 아직 멀어 보인다. 북한이 한반도 평화의 핵심요건인 비핵화 대화를 차단하려는 낌새라서다. 눈앞의 평화 무드에만 들뜰 게 아니라 '평창 이후'도 내다봐야 할 때다.

이번에 평화올림픽의 토대를 다진 건 반가운 일이다. 북한도 참여를 약속한 터라 패럴림픽 폐막일인 3월 19일까지는 각종 도발을 자제할 것이라고 본다면 그렇다. 하지만 온전히 마음을 놓을 수 없는 조짐도 감지된다. 북한의 매머드급 대표단은 선수단과 응원단, 예술공연단 등을 망라한다. 이들에게 우리 측이 편의를 제공하기로 합의했지만, 그 과정에서 불거질 엇박자가 문제다. 체류비 지원 시 북핵 국제제재 위반이라는 논란이 일 가능성도 크다. 가뜩이나 태극기 대신 한반도기를 들고 공동입장하는 방안에 부정적인 국민도 적잖다. 우리 측이 대국적으로 편의를 제공하되 북측이 '우리 민족끼리'라는 명분으로 벌일 정치선전 공세는 미리 차단해야 할 이유다.

이 같은 곁가지보다 한반도 위기의 본질인 북핵에 드리운 어두운 그림자가 더 걱정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날 "북핵 문제가 해결돼야 남북관계가 개선될 수 있다"고 했다. 이런 기본 인식은 옳다. 다만 향후 군사당국 회담에서 북한 당국이 싫어하더라도 이 문제를 거론하는 등 실천이 관건이다. 문제는 북한이 호락호락하지 않다는 것이다. 고위급 회담 북측 대표단장인 리선권 조국평화통일위원장은 "핵은 미국을 겨냥한 것"이라며 말도 꺼내지 말라는 투였다.

그러나 북한의 핵.미사일은 민족 내부문제인 동시에 국제 현안이다.
이는 미국 국무부가 북한의 올림픽 참가와 남북회담을 환영하면서도 "유엔 안보리 제재를 위반하지 않도록 한국과 긴밀히 협의할 것"이라고 쐐기를 박은 데서도 읽히는 기류다. 그렇다면 향후 예정된 남북 고위급 대좌가 북한 비핵화의 마중물이 돼야 한다. 정부는 평창올림픽으로 터진 대화의 물줄기를 전반적인 남북관계 개선으로 돌리는 노력과 별개로 북핵 불용이라는 핵심 지향점도 잊지 말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