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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시장 전문가 6인 긴급진단] ‘입주물량 폭탄’ 부메랑 된 분양 호황.."지방 집값하락 불가피"

정상희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01.10 17:15

수정 2018.01.10 21:54

강원도 입주물량 작년 3배.. 신도시.수도권 외곽도 타격
강남불패 신화는 여전할 듯
전셋값 하락 역전세난 우려.. 보증보험 가입자 크게 늘어
[부동산시장 전문가 6인 긴급진단] ‘입주물량 폭탄’ 부메랑 된 분양 호황.."지방 집값하락 불가피"

[부동산시장 전문가 6인 긴급진단] ‘입주물량 폭탄’ 부메랑 된 분양 호황.."지방 집값하락 불가피"

최근 몇 년간 이어진 분양시장 호황이 올해 입주 물량폭탄이란 부메랑으로 돌아왔다. 올해 전국적으로 예정된 아파트 입주물량은 총 43만9611가구로 작년 38만3820가구보다 14.5% 증가한 역대 최대 규모다. 전문가들은 부동산 시장에선 단순 '수요-공급' 논리가 통하지 않는다면서도 서울 강남을 제외한 지역의 집값 하락은 불가피하다고 분석했다. 이와 함께 수도권 외곽과 지방의 경우 역전세난이 심화할 것이라고 봤다.

■최근 3년간 분양시장 호황, '입주 물량폭탄' 부메랑

10일 파이낸셜뉴스가 '2018년 입주.신규분양 물량이 집값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업계 전문가 6인에게 문의한 결과 이들은 입주규모가 늘어나면서 신도시나 수도권 외곽, 지방의 집값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분석했다.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입주물량이 쏠리는 신도시나 수도권 외곽 아파트는 가격조정이 있을 수밖에 없다"며 "서울과 거리가 멀수록 가격이 많이 빠질 것"이라고 봤다.


지방 입주물량은 경남이 3만9815가구로 가장 많고, 강원도도 작년(5959가구)의 3배에 달하는 1만6542가구가 입주 대기 중이다.

이처럼 올해 입주물량이 폭발적으로 증가한 것은 지난 몇 년간 분양시장의 호황이 지속됐기 때문이다. 실제 2013년부터 2016년까지 4년간 민영아파트 분양실적을 보면 매년 계획보다 높은 실적을 냈다. 특히 분양 초절정기였던 2015년엔 30만8337가구를 분양할 계획이었지만 실제론 43만4384가구가 공급됐다. 함영진 부동산114 리서치센터장은 "한마디로 '과유불급'이다. 몇 년간의 분양시장 호황이 부담으로 돌아온 것"이라고 평가했다. 물량폭탄 여파가 내년까지 갈 것이란 분석도 나왔다. 김규정 NH투자증권 부동산전문위원은 "예년보다 늘어난 입주량이 2019년까지 이어져 공급부담은 지속될 것"이라고 봤다.

■서울 강남 빼곤 모두 불안

이 와중에도 '강남은 오른다'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똘똘한 한 채' 트렌드가 지속된다면 물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할 것이란 설명이다. 박원갑 KB국민은행 WM스타자문단 수석전문위원은 "부동산시장은 기대심리가 크게 작용하므로 시장 참여자들의 미래예측가격이 현 시세보다 높다면 특정 기간에 공급이 늘더라도 가격은 쉽게 하락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단 강남 중에서 송파구 집값은 올 연말 주춤할 수 있다. 12월 헬리오시티(옛 가락시영아파트 재건축) 9510가구가 입주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역시 강남 집값의 추세를 바꿀 수준은 못된다.

이에 대해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센터장은 "불안정하거나 규제가 강화되면 선택의 폭이 좁아지면서 수요가 있을 만한 곳을 선별할 수밖에 없기 때문에 시장 반응은 양극화될 가능성이 갈수록 높아지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반면 강남을 빼곤 가격 하락을 각오해야 하는 형편이다. 함 센터장은 "경기도의 매매가는 보합세를 유지하는 가운데 오산, 평택 등은 하락할 것"이라면서 "김포나 용인은 입주물량이 많지만 도시철도 개통이나 신혼희망타운 개발 등 호재도 함께 있기 때문에 (집값) 방어가 가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 같은 지역 내에서도 단지별 양극화가 심화된다고 봤다. 양지영 R&C 연구소장은 "동탄2신도시, 시흥시, 안성 등의 지역은 하락폭이 커지겠지만 같은 지역 내에서도 입지별·단지별 양극화 모습이 뚜렷할 것"이라면서 "특히 동탄2신도시는 역세권과 비역세권의 차별이 심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입주물량 증가=전세가 하락…역전세난으로 이어질듯

전문가들이 입주물량 증가로 인해 우려한 것은 '집값'보다는 '전셋값'이다. 이들은 입주물량 증가가 전세가격 하락으로 이어지면서 역전세난이 발생할 것이란 데 대부분 동의했다. 더 나아가 깡통전세나 경매시장으로 넘어갈 가능성도 제기됐다. 박 위원은 "전세는 매매시장과 달리 물량에 즉각적으로 영향을 받기 때문에 역전세 우려가 현실화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양 소장 역시 "입주 폭탄 지역은 전세 세입자를 구하기 어려울 수밖에 없기 때문에 전셋값 하락도 불가피하다"고 강조했다.

이런 우려는 '전세금 보증보험' 가입자 증가로 이어지는 모습이다.
지난해 12월 기준 주택도시보증공사(HUG) '전세보증금 반환보증보험' 가입가구는 4만3918가구, 보증금 규모는 9조4931억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44%, 45% 늘었다.

wonder@fnnews.com 정상희 윤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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