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 정보통신

'역차별 문제' 새국면.. 구글도 마음 바꿀까

서영준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01.10 22:29

수정 2018.01.10 22:29

페이스북 "세금 내겠다" 한국서 수조원 버는 구글 세금.망사용료 논란 '회피'
방통위, 상생협의회 가동 국내외 차별 집중 논의키로
이효성 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오른쪽)은 10일 정부과천청사에서 페이스북 케빈 마틴 부사장을 만나 국내 기업과 글로벌 기업 간 역차별 해소와 이용자 보호, 국내 인터넷 생태계 발전방향 등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이효성 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오른쪽)은 10일 정부과천청사에서 페이스북 케빈 마틴 부사장을 만나 국내 기업과 글로벌 기업 간 역차별 해소와 이용자 보호, 국내 인터넷 생태계 발전방향 등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페이스북이 국내에 세금을 납부하고 적정 수준의 망사용료를 내기로 함에 따라 국내 인터넷 기업과의 역차별 문제가 새로운 국면을 맞게 됐다. 글로벌 인터넷 기업을 대표하는 페이스북의 이같은 결정은 동일한 문제를 안고 있는 구글에게도 압박으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정부 역시 페이스북과의 면담을 계기로 역차별 문제 해소에 더욱 집중할 방침이다. 이를 위해 이번달 중으로 국내는 물론 글로벌 인터넷 사업자들이 참여하는 '인터넷상생발전협의회'를 발족시켜 심도 있는 논의를 진행할 계획이다.


1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페이스북이 국내 인터넷 기업과의 역차별 해소를 위한 방안을 제시하면서 구글의 행보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페이스북은 오는 2019년부터 국내에서 발생한 광고 매출에 대해 정당하게 세금을 납부하고, 인터넷서비스제공사업자(ISP)들과 상호이익이 될 수 있는 방향으로 망사용료 협상을 진행키로 했다.

페이스북의 이같은 결정으로 업계의 시선은 자연스레 구글로 향하고 있다. 구글은 국내에서 수조원대의 매출을 올리고 있지만 세금을 얼마나 내는지 정확히 밝히지 않고 있다. 구글은 국내에 사업장을 두고 있지 않다는 이유로 매출과 영업이익을 공개할 의무가 없다며 버티기로 일관하고 있다. 이에 따라 구글은 조세회피 논란의 중심에 서있다.

세금 문제 외에 망사용료도 관심사다. 동영상 서비스 유튜브가 막대한 트래픽을 발생시키고 있지만 구글은 국내 ISP에 망사용료를 한푼도 내지 않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페이스북의 이번 결정은 매우 전향적인 태도로 평가된다"면서 "세금 납부, 망사용료 문제 등과 관련해 지금까지 묵묵부답으로 일관하고 있는 구글에게 큰 압박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페이스북이 태도를 바꾸면서 정부의 대응 수위도 한 층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방송통신위원회는 이달 중으로 인터넷상생발전협의회를 가동할 계획이다. 인터넷상생발전협의회는 정부와 국내 인터넷 기업은 물론 구글과 페이스북 등 글로벌 기업이 참여해 역차별 해소 방안을 모색할 방침이다.


아울러 정부 차원에서 새로운 제도를 도입해 글로벌 기업을 적법하게 제재할 수 있는 수단을 마련해 나갈 계획이다. 자유한국당 김성태 의원이 발의할 뉴노멀법에 포함된 국내 대리인 지정 제도와 같은 장치가 해당될 것으로 전망된다.


김재영 방통위 이용자정책국장은 "국내에 자회사가 없는 글로벌 기업에 대리인을 지정하도록 하는 제도를 검토하고 있다"면서 "국내 법을 위반할 경우 애플리케이션 서비스를 중지시키는 임시 조치제도나 집단소송제도 등도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syj@fnnews.com 서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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