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n사설]

국민연금, 코스닥 투자 신중해야

금융위 다양한 유인책 제시.. 억지로 비중 높이는 일 없길

금융위원회가 11일 코스닥 시장 활성화 방안을 내놨다. 코스닥 투자 시 세제혜택과 금융지원을 늘리고 상장 기회를 넓혀 기업의 자금조달 여건을 개선하겠다는 내용이 담겼다. 연기금 투자를 유도하기 위해 코스피와 코스닥을 종합한 대표지수도 내달까지 새로 만든다. 정부는 이를 통해 창업에서 성장까지 이어지는 혁신창업 생태계를 만드는 게 목표다.

눈에 띄는 것은 두 가지다. 우선 적자기업이나 자본잠식 기업에도 코스닥 문턱을 대폭 낮춘다. 이른바 테슬라 요건 확대다. 현재 코스닥 상장요건은 수익성 위주라 초기투자가 많은 기업들의 진입을 어렵게 한다. 세계 3위의 모험자본 시장답게 진입 규제를 더 푼 것은 평가할 만하다. 하지만 우려가 없는 것은 아니다. 문턱을 낮춘 피해가 고스란히 개인투자자들의 몫이 될 수 있어서다. 투자자 보호장치 마련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는다. 정부는 보다 세심한 주의를 기울이기 바란다.

또 하나는 연기금의 코스닥 투자 확대방안이다. 정부는 이를 위해 연기금의 코스닥 차익거래에 대한 증권거래세(0.3%)를 없애고, 코스피와 코스닥 시장의 대표 종목들을 섞어 KRX300지수를 만들기로 했다. 코스닥 활성화를 위해 연기금 투자를 유도한다는 비판이 일자 KRX300지수를 통한 투자로 우회한 것이다. 그동안 코스피.코스닥을 아우르는 KRX100이 유명무실했다는 점에서 새로 만드는 지수는 긍정적으로 평가할 만하다.

KRX300에는 코스닥 종목이 68개 들어간다. 종목수 비중은 23%지만 시가총액은 6.5% 정도다. 작년 7월 기준 국민연금의 코스닥 투자 비중은 2.6%로 3조2000억원 수준인데 이를 1%포인트 늘리면 투자금액이 1조원 넘게 늘어나는 효과가 있다. 하지만 지수를 만든다고 다 성공하는 것은 아니다. 새 지수가 시장을 대표하지 못한다면 연기금 등이 이를 따를 이유도 없기 때문이다.

침체된 코스닥을 키워 혁신창업 생태계를 만드는 정부의 취지를 모르는 바는 아니다. 하지만 코스닥 활성화를 위해 국민연금까지 투자를 유도하는 게 적절한지는 의문이다. 투자위험, 기금운용 독립성 등 논란거리가 적지 않다. 연기금은 국민들의 노후자금의 최후 보루다. 수익과 안정성을 모두 추구해야 한다. 모험시장을 키우는 일을 연기금에 떠넘기는 것은 옳은 방법이 아니다. 가뜩이나 코스닥은 신뢰할 만한 애널리스트의 분석대상 기업이 99개사(7.9%)에 불과하다. 코스닥 시장을 살리는 일은 규제를 풀어 기업의 투자가 늘게 해야 한다.
그래야 창업도 늘고 기업이 성장해 코스닥이 활성화된다. 돈의 힘으로 부풀려진 거품은 꺼지게 마련이다. 저평가된 코스닥보다 거품 낀 시장에 부작용이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