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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달러 '中쇼크 진정에도' 이틀째↓…美물가 부진 + ECB 긴축기대

장안나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01.12 05:35

수정 2018.01.12 05:35

11일(현지시간) 뉴욕 외환시장에서 미국 달러화 가치가 이틀 연속 하락했다. 낙폭도 제법 컸다. 지난달 미 생산자물가 부진으로 인플레이션 가속 전망이 약해진 탓이다. 매파적 의사록이 유럽중앙은행(ECB) 긴축기대를 자극, 유로화 가치가 급등한 점 역시 부담이었다.

오후 3시2분 달러인덱스(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화 가치)는 전장보다 0.54% 하락한 91.85에 거래됐다. 중국발 쇼크가 진정되며 오르던 달러화는 뉴욕거래로 넘어오면서 약세로 급반전했다.
미 생산자물가 부진과 매파적 ECB 의사록이 맞물리며 91엔 선 밑으로 떨어졌다.

유로화 가치는 이틀째 강세를 이어갔다. 같은 시각 유로/달러는 0.74% 오른 1.2038달러에 거래됐다. 파운드화도 달러화보다 강했다. 파운드/달러는 0.21% 오른 1.3537달러를 나타냈다.

한 외환전문가는 “ECB가 부양책 제거 기대가 국채수익률을 좀 더 끌어올렸다. 새로운 재료는 아니지만 의사록에서 금리정책 포워드 가이던스를 어떻게 활용할 것인지 좀 더 구체적으로 언급한 점이 중요하다”고 논평했다. 그러면서 “이같은 힌트를 기다리던 대기 자금이 꽤 많았다”고 덧붙였다.

전일 6주 만에 최고로 오른 엔화 가치는 추가로 상승했다. 달러/엔은 전장보다 0.27% 하락한 111.13엔을 기록했다.

고시환율 인하(가치절상) 속에 위안화 가치는 이틀째 강세를 나타냈다. 달러/위안 역외환율은 0.45% 내린 6.4938위안을 기록했다. 중국 인민은행은 달러/위안 기준환율을 전일보다 0.09% 내린 6.5147위안으로 고시했다.

원자재 통화들도 미 달러화 대비 강세였다. 호주달러화가 0.48% 강해졌다. 캐나다달러화는 강보합세를 나타냈다. 다음 주 캐나다중앙은행 금리인상 기대와 미국의 나프타 재협상 철수 우려가 맞물렸다.

유가상승 효과로 이머징 통화들 역시 달러화에 일제히 강세를 나타냈다. 남아공 랜드화가 0.43% 강해졌고 러시아 루블화 가치도 1.04% 올랐다. 터키 리라화와 브라질 헤알화는 0.7~0.8% 강해졌다. 미국의 나프타 재협상 철수 우려로 멕시코 페소화 가치는 0.12% 오르는데 그쳤다.

비트코인 가격은 1만3000달러 선 밑으로 떨어졌다. 비트코인 시장 큰 손인 한국의 가상화폐 거래소 폐쇄 우려가 작용했다. 코인데스크에 따르면 같은 시각 비트코인 시세는 전장보다 10.56% 하락한 1만3318.01달러에 거래됐다. 이더리움도 1185.75달러로 4.96% 내렸다.

■글로벌 외환시장 주요재료들

매파적 내용의 12월 의사록으로 ECB가 오는 9월 자산매입을 중단할 수 있다는 기대가 커졌다. 12월 ECB 의사록에 따르면 정책위원들은 경기개선에 맞춰 정책 가이던스를 곧 논의할 수 있다는 인식을 드러냈다. 이들은 성장·물가 전망에 기반해 커뮤니케이션 문구를 점진적으로 조정해야 한다는 데 인식을 함께하며 올해 초 통화정책 기조 변경을 재논의할 가능성을 열어두었다.

한 시장전문가는 “3월이든 6월이든, 혹은 점진적이든 매파적이든 정책위원 다수가 커뮤니케이션 기조 조정 가능성을 지지하고 있다”며 “근원 물가가 소폭만 개선되더라도 ECB가 자산매입을 중단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중국 외환당국이 자국의 미국채 매입 축소·중단 가능성을 전한 블룸버그 보도를 두고 사실무근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외환관리국은 성명에서 “다각화 원칙에 따라 외환보유고를 관리하고 있다”며 “국제금융시장 안정성과 중국 외환보유액 가치를 보장하기 위해 담당부서가 책임 있는 태도로 투자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지난달 미 생산자물가가 예상과 달리 2016년 8월 이후 처음으로 떨어졌다. 서비스물가가 10개월 만에 하락한 여파가 컸다. 미 노동부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생산자물가는 전월보다 0.1% 내렸다. 시장에서는 0.2% 올랐을 것으로 예상했다. 직전월에는 2개월 연속 0.4% 상승했었다. 12월 생산자물가는 지난해 같은 달보다는 2.6% 올랐다. 직전월(3.1%)보다 오름폭이 크게 둔화됐다. 시장에서는 3.0% 높아졌을 것으로 기대했다. 근원 생산자물가(식품·에너지·유통서비스 제외)는 지난달과 견줘 0.1% 상승했다. 전월(0.4%)보다 상승폭이 줄었다. 전년동월비로는 2.4% 높아졌다. 전월과 동일한 상승폭이다.

지난달 생산자물가 약화로 물가가 지속적 요인에 억눌려 있을 가능성에 한층 힘이 실렸다. 올해 인플레이션 가속 기대가 약해지며 연내 금리인상 신중론이 탄력을 받을 수 있다. 한 시장전문가는 “연준 내 비둘기파의 저물가 우려가 더욱 깊어질 듯하다. 이번 물가지표 부진이 금리인상 경로 수정 논란의 중심에 설 전망”이라고 논평했다.

지난주 미 신규실업이 예상과 달리 4주 연속 늘며 3개월여 만에 최고치를 나타냈다. 겨울 한파로 인한 영향과 연말 연휴에 따른 변동성이 반영됐을 수 있다.
미 노동부에 따르면 지난주 신규실업수당 신청건수는 26만1000건으로 전주보다 1만1000건 증가했다. 지난해 9월 말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시장에서는 24만5000건으로 줄었을 것으로 예상했다.

godblessan@fnnews.com 장안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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