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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정원 연계 우편향 보훈교육' 박승춘 檢소환.."국가 위해 좋은 일 했다"

유선준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01.12 11:20

수정 2018.01.12 11:20

국가정보원 예산으로 국가발전미래교육협의회(국발협)를 설립하고 정부비판 인사를 향해 비난여론을 유포하는 등 정치개입 혐의를 받는 박승춘 전 국가보훈처장이 12일 검찰에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됐다.

이날 오전 서울 서초구 중앙지검 청사에 도착한 박 전 처장은 취재진에 "당시 국정원이 DVD를 제작해서 이를 보훈단체 등에 배포하고 싶으니 배포처를 알려달라고 했다"며 "국정원이 DVD를 배포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국회 국정감사에서 DVD 출처를 밝히지 않은 것과 관련해서는 "국정원에서 '우리가 줬다는 것을 밝히지 말아달라'라고 요청해 밝힐 수 없었다"며 "보훈처 내부적으로는 알고 있었지만 말할 수는 없었다"고 전했다.

DVD에 편향된 교육 내용이 담긴 것과 관련해서는 "내용이 좀 왜곡돼서 전달된 게 많이 있다"면서 "자세히 보면 전부 사실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 전 처장은 "보훈처장이라는 자리에서 책임이 없다 생각하는가"라는 질문에 "저는 잘못됐다고 생각하지 않고, 오히려 국가를 위해 좋은 일을 하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답변했다.

그는 국발협 불법성 인지 여부에 대해서는 "국발협은 도와 광역시에 지회 별로 구성돼 국민에게 안보 실상을 교육한 것이라 잘못됐다고 생각지 않는다"며 "국정원서 '안보 실상 교육을 많이 해 달라'라는 지침도 받았다"라고 강조했다.

박 전 차장은 국발협 회장 당시 국정원과 협력해 국민을 대상으로 정치적으로 편향된 내용의 안보 강연을 하고, 보훈처장 재직 시절인 2011년 11월 국정원이 제작한 '우편향' 안보교육용 DVD 11장짜리 세트 1000개를 만들어 배포한 혐의를 받는다.

또 이 DVD가 국정원이 제작한 사실을 알고도 국회 국정감사에서 익명의 기부자로부터 협찬을 받아 만든 것이라고 허위 진술한 위증 혐의도 받는다.


검찰은 국발협과 보훈처를 활용한 국정원의 편향된 안보교육이 불법 정치관여에 해당한다고 판단, 박 전 처장을 상대로 국정원과의 협조 경위 등을 추궁했다.

rsunjun@fnnews.com 유선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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