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선익의 재팬톡!]

가상화폐 신드롬은 제2의 ‘월가시위’인가

-[재팬톡 외전: 코인톡!] 가상화폐 붐을 파헤쳐 보자.②
-신한은행 “가상화폐 거래소 가상계좌 폐지 결정”
-韓 은행권 “정부 가이드라인 따를 것”
-블록체인은 탈중앙화...중앙화된 현재의 금융시스템을 전면 부정
-20, 30대 투자자, “부의 배분 구조 바꿔야 한다” 주장  
-잘못된 투기로 블록체인 가능성 해칠까 우려
-투자자들 “올바른 규제로 시장 안정 찾아야 한다”

포털사이트 검색어 순위 1위 신한은행 가상화폐 /사진=fnDB
오늘 한국의 한 포털사이트에서는 ‘신한은행 가상화폐’가 계속 검색어 1위를 차지했습니다. 신한은행이 오늘 오전 가상화폐 거래소에 쓰이는 가상계좌를 전면 폐지하고 향후 도입이 예정됐던 가상화폐 거래용 실명확인 서비스를 무기한 연기하겠다고 발표했기 때문입니다.

발표가 나온 즉후, 가상화폐 투자자들은 크게 반발하며 신한은행 거래 계좌와 카드 등을 모두 해지하겠다고 밝혀 화제를 모았습니다.

은행들은 단지 정부의 가이드라인에 맞춰 일을 진행하겠다고 말을 했을 뿐인데 여파가 상당했습니다.

2017년에 이어 2018년을 뒤흔드는 가상화폐 신드롬. 세계의 젊은이들이 가상화폐에 빠져있습니다. 정확한 수치는 나와 있지 않지만 가상화폐에 투자를 하고 있는 세대를 보면 절반 이상이 20-30대라고 합니다.

정부가 인정하지도 않는 가상화폐에 왜 세계의 젊은이들이 이토록 열광적일까요? 그 본질적인 이유를 살펴보고자 합니다.

블록체인 이미지 /사진=Shutterstock
가상화폐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단어는 블록체인입니다. 그리고 블록체인을 들어보신 분이라면 ‘탈중앙화(Decentralized)’라는 단어를 한번쯤은 들어보셨을 것입니다. 탈중앙화란, 중앙화된 현재의 금융시스템을 전면적으로 부인하는 것입니다.

오늘날의 금융시스템의 중심에는 중앙은행들이 있습니다. 그리고 각국의 중앙은행들의 중심에는 경제신문에서도 자주 언급되는 FRB(Federal Reserve Board of Governors, 연방준비제도이사회)가 있습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eral Reserve System)의 중추적 기관으로 1914년 발족된 기구입니다.

두산백과사전은 “미국의 경제·금융 정책의 결정과 실행에 있어 핵심적 역할을 하는 기구로서 특히 FRB의 금리정책은 전세계 통화의 시세에 직접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서술하고 있습니다.

흔히들 FRB를 미국의 공기관이라 생각하는 분들이 많은데 FRB는 놀랍게도 독립적인 민간기관입니다. FRB를 공기관으로 착각하는 이유는 의장을 미국 대통령이 직접 선임하고 상원에서 승인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사실 미국 대통령은 이사진들 중에 한명을 의장으로 선택해야 해서 큰 권한이 있다고 보기 힘듭니다.

재닛 옐런 美연준 의장 [EPA=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이사진들은 총 7명으로 이사진들이 직접 뽑기에 대통령과 상원을 거치는 절차는 형식적일 뿐입니다. 이들의 임기는 14년으로 2년에 1명씩 교체됩니다.

임기를 채우기 전에 물러나는 경우도 있습니다. 재닛 옐런 FRB의장은 올해 2월 의장 임기를 마침과 동시에 이사직도 사임할 예정입니다. 원칙대로라면 그녀는 2024년 1월까지 이사직을 유지할 수 있습니다.

이들이 세계를 움직인다고 하는 이유는 이들의 주요임무가 미국 전역의 12개 연방준비은행(Federal Reserve Banks)들을 총괄하고 감독하기 때문입니다. 두산백과사전에 따르면 이들은 공정할인율, 예금준비율의 변경 및 공개시장 조작, 연방준비권의 발행과 회수 감독 기능을 합니다. 또 재할인율 등의 금리 결정, 지급준비율 조절을 통한 통화량 결정, 달러 발행, 주식거래에 대한 신용규제, 가맹은행의 정기예금 금리 규제 등의 권한을 행사합니다.

여기서 눈여겨봐야 하는 부분은 달러 발행과 지급준비율을 조정하는 기능입니다. 이들은 달러를 얼마든지 찍어낼 수 있는 힘과 달러를 시장에 유통하는 힘을 가져 미국을 비롯해 전세계의 인플레이션과 디플레이션을 마음대로 조절할 수 있습니다.

월가 시위 /사진=fnDB
세계 젊은이들을 중심으로 크게 번지는 가상화폐 신드롬은 이런 중앙집권형 금융체계를 반대하는 목소리라 생각됩니다. 열심히 일해도 빈부격차는 커질 수밖에 없다는 현실에 대한 반항인 것입니다. 이 현상을 그저 단순히 투기에 빠진 젊은이들이라고 깎아내려서는 절대로 안 됩니다.

지난 2011년 빈부격차 심화와 금융기관의 부도덕성에 반발해 미국 전역에서 시위가 일어난 사건이 있습니다. ‘월가를 점령하라(Occupy Wall Street)’로 불리는 이 시위를 시작한 사람들은 20대 실업자들이었습니다. 이들은 월스트리트의 금융 자본가들의 잘못된 정책으로 인해 자신들이 정당한 대가를 받지 못한다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국민들을 어려움에 빠지게 했음에도 금융 자본가들은 높은 월급을 받으며 떵떵거리고 살고 있다고 지적하며 “상위 1%인 부유층의 탐욕으로 99%의 보통 사람이 정당한 몫을 받지 못하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주관적인 의견으로 이번 가상화폐 신드롬은 제2의 월가 시위로 보여집니다. 빈부격차를 고민하는 젊은 세대들은 가상화폐야 말로 탈중앙화 세계를 열고 부의 배분이 공평해 질 수 있다고 믿고 있는 듯합니다.

/사진=연합 지면화상
세계의 투자자들은 오히려 오늘날의 한국을 걱정합니다. 자신이 어디에 무엇을 투자하고 있는지도 모르는 일명 ‘묻지마 투자’로 변질돼 가는 시장이 염려스럽기만 한 것입니다. 가상화폐 블록체인 기술의 무궁무진한 발전 가능성이 투기적 요소로 비춰져 그릇된 규제를 불러오진 않을까 걱정됩니다.

정부의 입장에서는 무턱대고 뛰어드는 국민들이 걱정될 수밖에 없습니다. 그렇기에 규제를 통해 올바른 시장을 만들고자 하는 것이 아닐까 생각됩니다. 무조건 안 된다는 규제보다 블록체인 기술을 선도해 나갈 수 있는 길을 만들어 주는 규제가 필요하다 생각됩니다.

sijeon@fnnews.com 전선익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