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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라크·UAE "OPEC 감산 연말까지 지속돼야"

송경재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01.14 14:36

수정 2018.01.14 14:36

이라크, 아랍에미리트연합(UAE), 카타르, 오만 등 주요 산유국들이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러시아 등 비 OPEC 산유국들의 감산이 당초 합의대로 연말까지 지속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유가가 배럴당 70달러에 육박하면서 감산이 지속되면 미국 셰일석유의 시장지배만 확산될 것이라는 이란의 주장에 대한 반박이다.

시장 일부에서 제기되는 유가 상승에 따른 내부 이탈 가능성을 사전에 차단한다는 의미도 담긴 것으로 보인다.

13일(이하 현지시간)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이날 UAE 아부다비에서 열린 한 콘퍼런스에 참석한 자바 알루아이비 이라크 석유장관은 최근 유가 상승에도 불구하고 감산을 연말까지 지속키로 한 합의는 준수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알루아이비 장관은 "곳곳에서 소식통을 통해 시장이 다시 활기를 띠고 있고, 유가가 탄탄하기 때문에 이제 동결을 끝내는 것을 논의하자는 얘기가 흘러 나오고 있다"면서 "이는 잘못된 판단으로 이라크는 그같은 인식에 동의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그는 "합의는 지속돼야 한다.
시장은 이제 어느 정도 안정을 찾아가고 있지만 아직 안정되지는 않았다"면서 "현재의 모든 역학이 2018년 내내 지속되기를 희망한다"고 덧붙였다.

이라크는 테러단체 이슬람국가(IS)와 전쟁과 내전에 따른 피해 복구를 이유로 감산합의에서 면제될 것을 요구해왔고, 지난해 10월까지는 감산합의도 지키지 않은 바 있다.

수하일 알 마즈루에이 UAE 석유장관도 같은 콘퍼런스에서 단기 유가 변동이 OPEC의 정책에 큰 변동을 초래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혀 감산은 당초 합의대로 연말까지 지속돼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최근 유가 상승에도 불구하고 산유국들은 장기적인 관점을 유지해야 한다면서 유가가 70달러에 육박한다고 해서 공황에 빠지거나 산유국들이 다시 만나 정책 조정을 논의할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카타르도 감산 지속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모하메드 빈 살레 알사다 카타르 석유장관은 관영 카타르통신(QNA)에 석유재고가 5년 평균치에 도달했을 때에만 감산 중단 여부를 논의해야 한다고 밝혔다.

중동의 비 OPEC 주요 산유국으로 감산에 동참하고 있는 오만 역시 감산을 논의하기에는 너무 이르다고 보고 있다.

모하메드 알루미 오만 석유장관은 블룸버그와 인터뷰에서 "산유량을 10% 늘려 (석유 판매) 수입을 40% 갉아먹는 것은 제대로 된 미친 짓"이라며 "2014년에 우리가 그렇게 했다"고 말했다.

국제유가 기준물인 브렌트유는 런던시장(ICE)에서 11일 장중 배럴당 70.05달러까지 치솟았고, 이후 상승세가 꺾이기는 했지만 12일에도 0.6% 추가 상승하며 배럴당 69.87달러로 지난주를 마감했다.

블룸버그는 OPEC의 주된 입장은 감산유지이지만 일부 산유국, 특히 이란이 감산 지속의 부작용을 우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란은 감산으로 유가가 상승하면 미 셰일석유 생산을 부추기는 꼴이 돼 시장 점유율을 빼앗기게 된다고 주장하고 있다.

러시아도 석유업체들이 감산 조기 종식을 요구하고 있지만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감산합의를 일단 수용하자는 태도여서 변수가 될 수 있다.


미 에너지정보청(EIA)에 따르면 지난주 미 석유생산은 소폭 둔화됐지만 이르면 다음달께 산유량이 하루 1000만배럴을 넘어설 전망이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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