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화폐 규제]

거래소 폐쇄 한발 물러선 정부, 과세에 속도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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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도소득세.거래세 유력.. 상속.증여세는 추적 어려워
부가세도 이중과세 문제점.. 거래세도 제도권 인정 우려

정부가 가상화폐 거래소 폐쇄에서 한발 물러서면서 과세 논의가 탄력을 받을 것으로 관측된다. 자산 성격을 띤 가상화폐 특성상 양도소득세와 거래세가 유력한 안으로 꼽히고 있다.

가상화폐를 상속.증여하는 경우도 과세대상에 포함되지만 거래내역 추적, 가치평가 기준 등은 보완해야 할 점으로 지적됐다.

14일 기획재정부 등 정부부처에 따르면 상속.증여세는 법령에 명확히 과세원칙이 적혀있지 않아도 경제적 가치를 무상 이전할 때 세금을 내야 하는 포괄주의 특성을 지닌다. 원칙적으로 자산성격을 지닌 가상화폐도 상속.증여세 대상이 된다는 의미다.

다만 비트코인의 익명성이라는 특성으로 인해 실제 과세대상 행위를 과세당국이 포착하기 어렵다는 문제는 한계로 지적된다.

국내에서 가상화폐를 상속 또는 증여받아 해외거래소로 옮길 경우 사실상 과세당국이 추적하기 쉽지 않다는 것이다.

일부 가상화폐는 거래내역을 추적할 수 없는 익명성 코인(다크코인)이라는 특성을 지니고 있다. 거래내역이 철저히 보장되다보니 전 세계적으로 자금세탁용으로 수요가 점차 증가하는 추세다. 더욱이 외장하드 형태로 가상화폐를 보관하는 '하드지갑' 사용자의 자금내역은 더욱 파악하기 쉽지 않을 것이란 우려도 있다.

현재 우리나라는 역외탈세 등을 막기 위해 계좌정보를 각 나라 국세청끼리 주고받는 해외 금융계좌 정보교환협정(FATCA)을 체결하고 있지만 가상화폐는 정보교환 대상이 되는 자산으로 포함되지 않는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국내에서 가상화폐를 증여 또는 상속받아 해외거래소로 옮길 경우 현재로서는 과세하기가 쉽지 않다"며 "국내에서 가상화폐를 현금화해 계좌로 넣거나 부동산 등을 매입하는 단계에서만 포착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상속.증여 대상이 되는 가상화폐 가치의 평가기준도 보완해야 할 점으로 꼽힌다. 가상화폐는 24시간 거래가 가능한 데다 변동폭 제한도 없어 하루에도 수십%씩 급등락을 거듭하는 사례가 빈번하다. 예컨대 100만원어치 가상화폐를 상속받은 후 가치가 급등할 경우 어떻게 세금을 부과할지 규정이 아직 갖춰져 있지 않다는 것이다.

정부는 가상화폐 과세안 가운데 양도소득세와 거래세를 저울질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가상화폐는 상품 또는 서비스보다 자산 성격이 강하다는 점에서 부가가치세를 적용하는 것보다 합리적이라는 목소리가 높다. 부가세는 소비자가 법정화폐를 가상화폐로 바꿔 재화를 구입하고, 판매자는 이를 다시 법정화폐로 바꾸는 과정에서 이중과세 문제가 불거질 소지가 높다.

그러나 과세대상을 엄격히 제한하고 있는 양도세는 법 개정이 필요한 사안이다. 현행 소득세법은 과세대상을 특정하는 열거주의를 채택하고 있기 때문이다.
더욱이 거래정보가 분산 저장되는 가상화폐 특성상 판매자와 구매자를 특정해 추적하기가 쉽지 않다는 한계가 있다.

이에 거래세가 유력한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지만 세수 효과가 미미한 데다 금융상품으로 인정해 제도권 내로 편입시키는 효과가 난다. 현재 정부는 가상화폐를 금융상품이나 화폐로 인정하고 있지 않다.

mkchang@fnnews.com 장민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