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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권-장전] 글로벌 통화정책 논란 속 美2년 2008년 위기 이후 처음 2% 넘어서

장태민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01.15 08:02

수정 2018.01.15 08:02

최근 채권시장이 주요국 정책 변화에 대한 우려 등으로 약세 무드를 이어간 가운데 15일도 조심스런 양상을 보일 듯하다.

금리 레벨 메리트에 따라 저가매수가 들어오긴 하지만, 전체적으로 시장을 둘러싼 대외 분위기는 매수자들의 심기를 불편하게 만들고 있다.

전주말 국고3년(KTBS03)이 2.176%, 국고10년이 2.623%(KTBS10)를 기록하면서 올해 최고, 혹은 올해 최고 수준을 소폭 밑도는 수준을 보이고 있지만 최근 지속된 글로벌 채권시장 약세 무드 등에서 자유로운 모습을 보이긴 어렵다.

최근엔 개인이 선물 매수 포지션을 정리하는 모습을 보이면서 시장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치기도 했다. 가격이 저항선을 뚫지 못하자 개인이 보유물량을 더 줄이는 듯한 양상을 보여 시장이 영향을 받았다.

이런 가운데 관심을 모은 미국의 소비자물가는 근원 물가 위주로 오름폭을 확대했다.
이에 따라 미국채2년물 수익률은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처음으로 2%를 뚫고 올라갔다. 근원 소비자물가 상승과 이에 따른 연준의 1분기내 금리 추가인상을 예상하면서 수익률이 반등한 것이다.

코스콤 체크(3931)를 보면 국채2년물 수익률은 3.75bp 오른 2.0021%를 기록했다. 벤치마크인 국채10년물 수익률은 1bp 가량 오른 2.5474%를 나타냈다. 하지만 장기 물가전망에 민감한 30년물은 2.66bp 할가한 2.8509%를 나타냈다. 금리인상 기대로 커브가 누운 것이다.

미국 노동부는 12월 근원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전월대비 0.3% 올랐다고 밝혔다. 이는 전월(0.1%) 및 예상치(0.2%) 보를 웃돈 것이며, 전년동월비 상승폭은 1.8%로 전월 기록이자 예상치였던 1.7%를 상회했다.

하지만 헤드라인 CPI는 전월보다 0.1% 오르는데 그쳤다. 상승폭이 예상(0.2%) 및 전월 기록(0.4%)보다 작았다. 지난해 같은 달보다는 예상대로 2.1% 올랐다.

시장은 근원 물가가 예상보다 크게 오른 데 무게를 두면서 금리인상 가능성에 신뢰를 보냈다. 다만 일각에선 근원 CPI 호조가 의료비와 자동차 등 몇몇 항목이 주로 견인한 만큼 물가가 크게 오르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기도 했다.

경제지표는 대체로 양호한 편이었다. 12월 미국의 소매판매는 예상대로 4개월 연속 증가했다. 상무부는 12월 소매판매는 전월대비 0.4% 늘었다고 밝혔으며 11월 증가율은 0.8%에서 0.9%로 상향 수정됐다.

아무튼 시장에선 연준의 연내 세 차례 금리인상 가능성에 좀더 신뢰를 보내고 있다. 연방기금금리 선물시장은 연말까지 금리가 세 차례 인상될 가능성을 51%로 높였다.

다만 시장처럼 연준 관계자들의 물가에 대한 인식은 적지 않게 상충된다.

로버트 카플란 댈러스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경기과열을 피하려면 올해 금리를 적어도 3차례 올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실업률이 3%대를 향해 가고 있는 데다 미국 경제가 완전고용 상태를 오버슈팅하며 경제에 잠재적 위험신호가 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반면 닐 카시카리 미니애폴리스 연은 총재같은 사람은 "더 많은 물가지표를 확인해야 한다"면서 근원 CPI 개선이 연준의 적극적인 금리인상을 담보하는 것은 아니라는 인식을 드러냈다.

사실 지난주 적지 않은 대외 통화정책의 변화기미가 노출됐다. 우선 일본은행이 오퍼레이션 과정에서 장기채 매입을 통상적인 수준보다 줄이면서 글로벌 금리가 급등한 바 있다. 중국 당국이 부인하긴 했으나 중국이 미국채 보유규모를 축소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기도 했다.

ECB의 경우 긴축에 예상 보다 적극 나설 수 있다는 듯한 스탠스를 보이기도 했다.

일본이 '스텔스 테이퍼링'을 한다는 의심이 적지 않았던 가운데 유로존 통화정책 정상화 문제까지 겹쳐 글로벌 금리 방향이 계속 위쪽으로 가지 않겠냐는 인식이 적지 않다. 하지만 이런 분위기를 의식한 듯 ECB 쪽에선 투자심리를 다스리는 발언이 나오기도 했다.


옌스 바이드만 분데스방크 총재는 “ECB의 금리인상이 임박하지 않았다. 현 초저금리가 당분간 이어질 듯하다”면서 “금리를 갑자기 빠르게 올리면 은행들이 특히 고통스러울 것이며, 통화정책의 완전한 정상화는 오랜 경로가 될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미국 연준 내에선 금리인상 횟수를 두고 논쟁이 보다 격화하는 듯한 분위기도 나타나고 있는 등 시장 불확실성은 적지 않다.

taeminchang@fnnews.com 장태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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