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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똘똘한 한채' 꼬마빌딩 거래 활발

정상희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01.18 17:54

수정 2018.01.18 17:54

집값상승.주택규제 등 영향 20억원대 꼬마빌딩 수요↑
아파트 구입비 규모로 투자.. 나머지 자금은 대출로 충당
구옥 매입해 신축 방식 선호
#. 광고회사에 다니는 40대 부부는 최근 서울 역삼동 구옥을 20억원에 매입했다. 185㎡(약 56평)의 작은 규모지만 지하1층~지상5층의 상가건물로 신축해 윗층에 거주할 계획이다. 건축 예정가격 8억원까지 합치면 28억원이 필요하지만 현재 투입된 자기자본은 8억원이다. 기존에 보유한 아파트를 1채를 팔고 현재 거주주인 주택 전세자금 대출 등을 통해 마련했다. 20억원에 대한 대출이자를 임대수익으로 충당하고도 일정한 수익을 올릴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똘똘한 한채' 꼬마빌딩 거래 활발

'조물주 위에 건물주'라는 말이 생길 정도로 임대수익에 대한 관심이 높은 상황에서 아파트 가격으로 아예 건물을 신축해 소유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100억원 미만 꼬마빌딩에 대한 수요는 전부터 높아 매물을 찾기 힘든 상황에서 구옥을 매입해 건물을 짓는 방식으로 선회하는 것이다. 게다가 최근 3년 동안 서울 아파트 가격이 천정부지로 치솟고 금리는 비교적 낮아지면서, 아파트 구입비용에 금융자본을 더하면 건물주가 될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아파트 가격 상승.다주택자 규제 영향... 건물로 눈돌려

18일 KB부동산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기준 서울 아파트 중위가는 6억8500만원이다. 강남 3구를 포함하는 한강 이남 11개구만 대상으로 하면 8억6645만원이다.

주택의 중위가는 주택매매 가격을 순서대로 나열했을 때 중앙에 위치하는 가격을 말한다. 초고가 또는 최저가 주택은 제외되고 중앙에 분포한 가격이 나타나기 때문에 평균가보다 더 정확하게 주택 가격의 흐름을 설명한다. 일부 고가주택들이 매매가 평균을 끌어올릴 수 있다는 우려가 덜하기 때문이다.

이처럼 서울지역에서 자가 아파트를 장만하려면 6억~8억원 정도가 드는 가운데 다주택자에 대한 규제까지 심해지면서 '똘똘한 한채' 갖기 열풍이 불고 있다. 강남, 역세권 등 입지가 좋은 아파트는 물론이고, 상가주택 등 꼬마빌딩으로 옮겨가는 추세다.

더굿경제연구소 조현욱 부사장은 "최근 들어서는 지난해 계속된 규제 영향으로 투자자들도 주택보다는 상가나 오피스텔, 꼬마빌딩 등 수익형부동산에 더 관심을 보인다"면서 "규제를 하면 '투자를 안 해야지'라는 생각보다는 어떻게 규제를 피할까, 어디가 규제를 벗어난 지역일까를 먼저 생각하는 쪽으로 시장이 정책보다 빨리 움직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꼬마빌딩 거래 활발... 수익형 주택 신축 사례도 증가

아파트가격이 계속 오르면서 비슷한 자본으로 꼬마빌딩을 매입하거나 임대수익을 기대할 수 있는 수익형 주택을 신축하는 사례도 증가하고 있다. 건물에 투자하는 연령도 점차 낮아지면서 스마트폰 앱을 통한 거래가 1000억원 단위로 증가하는 등 관련 시장도 확장되는 추세다.

부동산 중개법인 빌사남에 따르면 지난해 중소형 꼬마빌딩의 실거래가, 대출비율, 예상 이자비용 등을 무료로 공개한 빌사남앱을 통한 빌딩거래 금액이 1000억원에 육박했다. 올해 1월 중에도 이미 2건, 약 100억 규모의 거래가 완료됐다.

부동산 중개법인 빌사남 김윤수 대표는 "주택시장에 대한 규제가 계속 강화되면서 지난해 후반부터 빌딩매입 수요가 꾸준히 늘고 있다"면서 "특히 진입연령이 낮아져 30대부터 빌딩에 관심을 갖고 있다.
현재 진행하는 빌딩투자관련 강의에는 40% 정도가 30대"라고 말했다.

20억원대 꼬마빌딩에 대한 수요가 높아지면서 직접 건물을 짓는 경우도 잦아졌다.


집짓기 O2O 서비스 제공 업체인 친친디 관계자는 "지난해 문의 가운데 50%가 도심에 수익형 주택에 관한 것이었는데 올해 들어서는 더욱 늘어나 전체 문의의 약 70~80%에 육박하고 있다"면서 "아파트 구입비용 정도를 투자하고 나머지는 대출로 충당한다고 해도 상가임대료를 감안할 때 수익률이 5% 정도 나오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고 말했다.

wonder@fnnews.com 정상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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