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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태민의 채권포커스] 1월 금통위 이후.. "올해 금리인상 2회 아니라 1회에 무게"

장태민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01.19 10:30

수정 2018.01.19 10:30

금융통화위원회가 예상대로 기준금리를 동결한 가운데 적어도 1분기 이내에 금리인상이 단행될 가능성은 매우 낮은 것으로 보인다.

전날 한은이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을 작년 10월보다 0.1%p 낮춘 1.7%로 제시한데다 금리결정에 대한 별다른 언급이 없어 당장 2월에 금리가 인상될 가능성은 별로 없어 보인다. 이자율 시장 일각에서 거론하던 '인상 소수의견'도 없었다. 3월엔 금리결정회의가 없다.

한은이 성장률 전망을 3.0%로 0.1%p 상향 조정해 보다 개선된 경기관을 보여주기도 했지만 현재의 이주열 총재 임기내 금리 추가 인상은 사실상 어려워졌다. 4월엔 새로운 총재가 들어서 통화정책을 지휘하게 된다.


■ 분석가들 전망, 하반기 1차례 금리인상으로 모아져
파이낸셜뉴스가 금통위 이후 19개 금융사 분석가들의 전망을 조사해본 결과 대략 20% 남짓 정도만 두 차례 금리인상이 가능할 것으로 봤다.

지난 해 11월 한은이 6년 5개월만에 금리를 올린 뒤 올해 금리 인상 횟수를 놓고 1차례, 혹은 2차례 전망이 맞서왔다.

지금은 올해 한 번이면 족하다는 쪽으로 전망의 무게 중심이 옮겨간 것이다. 이와 함께 금리인상 시점 역시 상반기보다 하반기 쪽에 무게가 실렸다.

전일 금통위를 통해 1분기 금리인상 가능성은 거의 없다는 확신을 가진 가운데 2분기엔 총재 교체와 지방선거(6월 13일) 등이 있다. 이런 일정과 연계시켜 금리인상 시점을 가늠해 보기도 한다.

자산운용사의 한 매니저는 "사실 금통위에서 물가와 성장률 전망 둘다 소폭 상향될 것으로 보는 사람이 많았던 것같다"면서 "작년 10월부터 원화 강세가 두드러지긴 했지만, 최근 유가 오름세도 워낙 돋보였다. 여기에 최저임금 인상이란 국내 이슈까지 있었다"고 지적했다.

그는 "그런데 한은은 국제유가 상승에 따른 물가 상승 가능성보다 원화 강세에 따른 환율 효과를 더 크게 봤다. 결국 사실상 1분기 금리인상 가능성은 없어졌고 아주 빨라야 5월 경에나 금리가 인상될 것"이라고 관측했다.

이어 "다만 한은의 조심스러운 모습 등을 볼 때 올해 금리인상은 한 차례를 넘기기 힘들 것"이라며 "물론 미국 FOMC가 큰 변수여서 확신하긴 어렵다"고 덧붙였다.

■ 성장률 견조하더라도 물가 압력이 커지지 않는다면.

한은의 금리 인상이 올해 한 차례에 그치고 인상 시점이 이연될 수 있다는 전망이 강해진 데엔 물가 요인이 크다.

최근 브렌트유가 70달러를 넘기도 하고 최저임금까지 16.4% 오르는 상황에서 물가 오름폭이 커질 수 있다는 인식이 꽤 강했던 게 사실이다. 원화의 급속한 강세는 물가 하락 압력으로 작용했지만, 투자자들 사이엔 한은이 10월 전망 때보다 물가 전망을 낮춘 것을 의외로 받아 들이는 모습도 많았다.

은행의 한 채권딜러는 "한은이 물가 전망을 낮출 것이라고는 전혀 생각하지 못했다"면서 "더구나 그간 한은은 수요측면의 물가 압력이 확대된다고 하지 않았느냐"고 말했다.

이러다 보니 최근 BEI를 지속적으로 높여가면서 강세를 보이던 물가채도 주춤한 모습이다. 아무튼 전일 금통위 이슈 가운데 물가 전망 하향 조정을 핵심으로 꼽는 사람들이 많다.

공동락 대신증권 연구원은 "한국은행이 성장률은 상향한 데 반해 물가 전망치는 종전보다 낮췄다"면서 "이는 현재 진행 중인 기준금리 정상화 일정이 매우 점진적으로 진행될 여지가 크다는 점을 말해준다"고 해석했다.

그는 "경기 개선이 이뤄지고 있으나 이를 곧바로 빠른 통화긴축 전환으로 이어갈 만큼 물가에 대한 부담이 크지 않다는 것"이라며 "올해 기준금리 인상 횟수에 대한 전망은 1회, 그리고 인상시기는 신임 총재의 취임이 이뤄진 이후인 3분기가 적절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물가 전망의 소폭 하향 조정에 의미를 너무 크게 두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있지만, 한은이 성장률 전망을 올리고 물가 전망을 내리면서 기준금리 추가인상에 대해 어떤 의지도 보이지 않았다는 맥락을 봐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증권사의 한 딜러는 "결국 어제 금통위는 기준금리를 올리기 위해선 성장률과 물가가 모두 위쪽으로 향해야 한다는 점을 알려줬다"면서 "성장세가 견조하더라도 물가 압력이 더 커지지 않는다면 한은이 금리 정상화에 서둘지 않을 것임을 내비친 셈"이라고 말했다.

다만 한은의 물가전망치 하향 조정을 놓고 그 의미를 너무 과대평가한다는 진단도 보인다. 작년 1분기에 높았던 물가의 기저를 감안하면 올해 1분기 물가가 전년 동기대비로 높게 나오기 어렵지만, 연간 전체적인 물가지수의 흐름은 오히려 작년보다 견조하다는 것이다.


이미선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한은이 제시한 전망치를 토대로 CPI지수를 도출해 분기대비 증가율을 계산하면 올해 CPI지수가 분기 평균 0.6%씩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이는 작년 분기 평균 0.4%보다 높다"고 지적했다.

이 연구원은 "미국 10년 금리가 다시 2.60%대를 시도하고 있고 전세계에서 완만한 물가압력이 공통적으로 확인되고 있기 때문에 인플레이션에 대한 기대는 여전히 유효하다면서 "3% 내외의 양호한 국내 성장률과 2%에 가까울 것으로 예상되는 국내 코어 CPI, 주요국의 통화정책 정상화 등을 감안하면 한국은행은 봄에 금리인상에 나선 뒤 하반기에 추가로 금리를 올릴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 금리인상 시점과 횟수 전망
다음은 새해 첫 금리결정회의 이후 각 기관들이 제시한 기준금리 전망이다.

[장태민의 채권포커스] 1월 금통위 이후.. "올해 금리인상 2회 아니라 1회에 무게"

taeminchang@fnnews.com 장태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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