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n사설]

남북 평창 단일팀 무리수 피해야

평창 동계올림픽의 남북 여자아이스하키 단일팀 출항이 거센 역풍을 불렀다. 선수단 내부의 반발도 심상찮은 데다 여론도 호의적이지 않다. 특히 2030세대가 자주 찾는 인터넷 게시판은 정부 성토장이 되고 있다. "단일팀 결정은 공정하지도 정의롭지도 않다"는 등 볼멘소리가 쏟아지면서다. 정부는 참가 공식인원인 23명을 유지하면서 북한 선수를 추가하는 방안을 통해 사태를 수습할 참이다. 하지만 올림픽 첫 경기에서 만날 스위스가 공정성을 이유로 단일팀 엔트리 확대에 반대하는 통에 이중으로 난감한 처지가 됐다.

분단국으로서 동.서독도 한때 단일팀을 올림픽에 내보낸 바 있다. 하계올림픽의 경우 1956년 멜버른 대회부터 1964년 도쿄 대회 때까지다. 당시 양독 내에서 찬반은 엇갈렸지만, 적어도 대표팀 구성 그 자체에 대한 논란은 없었다. 양측이 올림픽 개막 수개월 전 양독 간 정치적 안배 아닌, 실력 위주로 대표를 선발해 공동훈련을 진행한 덕분이다. 우리는 이런 절차를 생략하고 실력이 안되는 북한 선수를 막판에 어거지로 대표팀에 끼워넣으려다 보니 '낙하산'이란 뒷말이 나오는 것이다.

이낙연 총리가 "어차피 메달권은 아니다"라며 달래려다 외려 기름을 부은 형국이다. 선수단 안에서 "1등 아닌 선수들은 북한과 함께 '정치 쇼'나 하란 말이냐"는 반발이 제기되면서다. 사실 단일팀을 통해 기대되는 '한반도 평화'라는 공익은 극히 추상적이다. 더구나 북한이 도무지 비핵화 의지도 보이지 않는 터라 실효성도 의문시된다. 이에 비해 여자아이스하키 선수들이 잃게 되는 기회의 박탈은 구체적이다. 이러니 "대의를 위해 희생하라"는 정부의 논리가 설득력을 얻을 리는 만무하다.

한국리서치의 여론조사(9~10일)에서도 80%대를 웃도는 20~30대 젊은 층이 단일팀을 반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문재인정부는 핵심 지지층일 수 있는 2030세대의 목소리를 심각히 여겨야 마땅하다.
그런데도 "젊은 층이 제대로 된 통일교육을 받지 못해 한반도기나 단일팀의 의미를 모르는 것 같다"(여당 고위관계자)며 훈계하려는 투라니 혀를 찰 일이다. 세상이 바뀌었는데도 '1980~1990년대식 운동권 프레임'에 갇혀 있음을 자인하는 꼴이 아닌가. 물론 단일팀에 덜컥 합의한 터라 번복하기란 쉽지 않을 게다. 정부는 북한 및 국제올림픽위원회(IOC)와 협의해 그간의 무리수를 일정 부분이라도 바로잡는 노력을 기울이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