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랙리스트 없지만 판사동향 문건 다수”..법원추가조사委 활동 마무리(종합)

이른바 '사법부 블랙리스트' 의혹을 조사한 법원 추가조사위원회가 22일 '블랙리스트는 없다'는 최종 조사결과를 발표, 64일간의 조사활동을 마무리했다. 다만 법원 내 특정 학술단체나 사법행정에 비판적인 일선 판사들 동향을 파악한 문건이 작성된 사실이 드러나면서 재판의 공정성과 법관 독립성 강화를 위한 김명수 대법원장의 사법개혁이 더욱 속도를 낼 전망이다. 관련기사 25면
법원 추가조사위원회(위원장 민중기 서울고법 부장판사)는 22일 추가조사 결과를 정리해 법원 내부 전산망(코트넷)에 게시했다.

/사진=연합뉴스

추가조사위는 블랙리스트와 관련해서는 확인하거나 발견된 내용이 있다는 명시적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다만 판사 활동, 학술모임, 재판부 동향 등과 관련해 여러 상황을 파악한 동향 파악 문건이 있다고 전했다.

추가조사위는 "법원행정처는 그동안 '사법 불신에 대한 대응' 등을 이유로 공식적·비공식적 방법을 모두 동원해 법원의 운영과 법관의 업무뿐만 아니라 그 이외의 영역에 관해서도 광범위하게 정보수집을 해온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구체적으로는 판사회의 의장 경선 및 사법행정위원회 위원 추천 과정에서 각종 '대책' 강구, 법원 내 최대 학술단체인 국제인권법학회의 소모임 '인권을 사랑하는 판사들의 모임'(인사모)의 학술대회 개최를 둘러싼 동향파악, 대법원장의 사법행정에 비판적인 판사들에 대한 동향 파악 등을 다룬 문건이 나왔다.

특히 원세훈 전 국정원장의 항소심 형사재판을 맡은 담당재판부에 대한 동향파악 등의 문건이 작성된 것으로 파악됐다. 이 문건은 행정처 기획제1심의관 사용 컴퓨터 저장매체 중 ‘기조실’ 폴더 안에 저장돼 있던 파일로, 원 전 원장의 항소심 선고(2015년 2월 9일) 다음날 작성됐다.

문건에는 해당 사건의 항소심 판결 선고 이전에 담당재판부 동향을 파악한 경위와 내용, 판결 선고 이후 외부의 여론 동향과 더불어 법원 내・외부의 인터넷 공간에서 판사들이 판결의 평가 내지 감상을 게시한 글과 댓글의 내용이 기재됐다.

또 항소심 판결 선고 이전에는 BH(청와대로 추정)의 문의에 대해 우회적·간접적으로 항소심 담당 재판부 동향을 파악하려 노력하고 있다는 내용을 알렸고 항소심 판결 선고 이후에는 사법부 입장을 외부기관(청와대로 추정)에 상세히 설명했다는 내용도 담겼다. 추가조사위는 “사법행정권이 재판에 직·간접적으로 관여하거나 재판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개연성이 있고 재판의 공정성을 훼손할 우려도 있는 사안”이라고 분석했다.

향후 대법원은 추가조사 결과를 토대로 법원행정처의 권한 축소와 개선책 강구, 제도 개선 등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mountjo@fnnews.com 조상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