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경제

美 세이프가드에 中 강력반발

조창원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01.23 17:11

수정 2018.01.23 17:11

왕허쥔 "조치 남용" 비난.. 자국 겨냥 강경신호 해석
G2 무역전쟁 본게임 예고
【 베이징=조창원 특파원】 미국이 자국기업 보호를 위해 외국기업 때리기에 본격 나서면서 미중간 무역전쟁이 임박했다는 관측이 나온다.

미국 정부가 22일(현지시간) 외국산 세탁기와 태양광패널에 대해 세이프가드(긴급수입제한 조치)를 발동키로 하면서 삼성과 LG가 미국의 무역보복의 타깃이 됐다. 그러나 태양광패널의 경우 중국의 대미수출량도 많다는 점에서 중국측도 미국의 결정에 강한 불만을 토로했다. 이번 태양광패널에 대한 세이프가드를 계기로 중국의 지적 재산권 침해 여부에 대한 미국의 1차 조사 결과 발표 등 미중간 무역전쟁이 본게임으로 들어갈 것이란 전망이다.

■미국의 외국기업 때리기…中기업 표적 예고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갈등으로 소원해진 한중관계가 미국의 무역보복 조치를 계기로 사실상 '오월동주' 국면을 맞고 있다. 미국 정부가 외국산 세탁기와 태양광패널에 대해 세이프가드를 발동하면서 한국기업들이 십자포화를 맞게 됐다.
세탁기의 경우 삼성.LG가 표적이 됐으며 태양광의 경우 미국의 주요 수출국은 한국,중국,멕시코다. 그러나 중국 정부도 이번 미국의 조치가 결과적으로 중국을 향해 매섭게 향해 올 것을 우려하는 분위기다. 월스트리트저널(WSJ)도 이번 조치가 중국에 대한 강경 노선을 예고한 것이라고 전했다.

이처럼 미국의 중국에 대한 고강도 무역보복 조치가 임박하면서 중국 정부도 이번 미국의 조치에 대해 강력 성토하고 나섰다.

중국 상무부의 무역구제조사국 국장인 왕허쥔은 23일 미국무역대표부(USTR)의 외국산 세탁기와 태양광 패널에 대한 세이프가드 발동과 관련해 "최근 미국이 외국산 태양광과 세탁기에 대해 무역구제조치를 하면서 미국 산업을 과도하게 보호했다"고 지적했다.

왕 국장은 "이번에 미국이 외국산 태양광과 세탁기에 대해 세이프가드 발동을 결정하면서 엄중한 과세를 부과하기로 한 것은 무역구제조치에 대한 남용이라 생각하며 중국은 이에 대해 강력한 불만을 표한다"고 말했다.

중국 정부의 이같은 적극적 반발행보는 미국의 대중 무역보복 조치가 이번 건을 시발점으로 거세질 것이란 우려 때문이다.

이와 관련, 중국 온라인 매체 펑파이는 '새해 대중 무역 전쟁 첫 신호탄? 트럼프, 세탁기 등 관세 부과 통과'라는 제하의 보도를 통해 이번 조치가 중국을 겨냥해 강경 신호를 보낸 것으로 보고 있다고 주장했다.

■'중국 지재권 침해' 美中분쟁 도화선될라

미국의 중국 때리기는 중국의 지적재산권 침해 여부에 대한 1차 조사 결과에서 구체화될 전망이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23일 무역 전문가들 말을 인용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1차 조사결과를 예상보다 서둘러 발표하는 방안을 검토중이라고 전했다. 미국기업연구소의 중국경제 전문가 데렉 시저스는 "미국 무역법 301조에 입각한 1차 조사 결과 발표는 오는 30일 트럼프 대통령의 연두교서 발표 며칠 전에 나올 것"으로 내다봤다. 조사결과가 발표돼 본격 무역보복 조치가 취해질 경우 중국의 통신 및 반도체 분야 업종이 타격을 받을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이 1차 조사 결과를 발표하게 된다면 백악관의 선택지는 세계무역기구(WTO) 제소, 중국 정부와의 협상 개시, 일방적 제재 부과 등 3가지다. 전문가들은 트럼프 행정부가 WTO 제소나 중국과 협상 대신 일방적 제재 부과를 선택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WTO 제소를 통해 미국이 패소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데다 기존에 중국과 협상에서도 미국이 만족할만한 해법을 찾지 못했기 때문이다.

jjack3@fnnews.com

fnSurv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