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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CB, BOJ 시장압력 높아져 정책 전환 서두를 것" WSJ

송경재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01.24 10:17

수정 2018.01.24 10:17

드라기 ECB총재. AP연합.
드라기 ECB총재. AP연합.
유럽중앙은행(ECB)과 일본은행(BOJ)이 높아진 시장 압력으로 인해 결국은 통화 정책 전환을 서두를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월스트리트저널(WJS)이 전망했다.

지난해와 달라진 시장 대응이 주된 배경이다.

WSJ은 23일(이하 현지시간) BOJ가 이날 통화정책 기조 유지를 결정했고, 25일 ECB 역시 정책이사회에서 양적완화(QE), 마이너스 금리를 그대로 이어갈 것으로 보이지만 시장은 지난해와는 다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올들어 국채 수익률은 상승세를 기록 중이다. 미 10년만기 국채 수익률은 2.63%로 3년만에 최고 수준이다.

지난해 같았으면 이같은 수익률 상승은 곧바로 하락세로 반전됐겠지만 지금은 상승흐름이 지속되고 있다.
지난해 시장은 금융여건이 갑자기 조여지지는 않을 것이란 중앙은행 관계자들의 진화로 안정을 찾곤 했다.

그렇지만 올해는 그런 일이 되풀이되지 않고 있다. 시장이 중앙은행의 메시지를 받아들이는 태도가 달라졌다.

BOJ가 이날 통화정책 기조 유지를 밝혔지만 앞서 12일 이달 채권매입 규모가 당초 예상됐던 2000억엔보다 적은 1900억엔으로 줄어들 것이라고 밝힌 점이 시장에는 긴축전환을 암시하는 신호로 작용했다. 일본은행 정책이 달라진 건 없지만 시장이 받아들이는 방식은 달라진 것이다.

또 ECB의 정책 기조 유지에도 불구하고 시장은 11일 공개된 ECB의 지난달 정책이사회 의사록에 더 주목했다. 회의에서 마리오 드라기 총재의 기자회견 내용과 달리 출구전략 논의가 활발히 이뤄졌다는 점이 시장을 사로잡았다.

이전과 같은 정책기조에도 불구하고 시장의 해석이 달라지기 시작한 것은 중앙은행의 통화완화 정책과 현 경제·금융시장 여건이 양립하기 어렵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ECB와 BOJ의 마이너스 금리, QE는 전세계적인 경기호황, 자산시장 상승세와 점점 더 동떨어지게 됐다.

현재의 통화완화 정책 기조 유지가 이같은 호황 국면에서는 가만히 있어도 점점 더 경기부양적인 정책이 된다는 것을 뜻한다. 다시말해 ECB, BOJ 모두 통화정책 '정상화' 전환을 서두를 수밖에 없는 압력을 받게 된 것이다.

시장 전망은 점점 그 시기를 앞당겨 잡고 있다.

JP모간체이스는 ECB가 9월에 채권매입을 중단하고, 최초 금리인상 역시 이전 예상보다 이른 내년 3월이 될 것으로 전망을 수정했다.

특히 지난해와 달리 경제지표가 악화하지 않는 한 BOJ, ECB 모두 이같은 시장의 기조변화를 희석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한편 달라진 여건은 주식시장과 채권시장 간격을 더 벌려놓을 전망이다.

지난해 상승세를 탄 주식시장은 올해도 상승 흐름을 이어가는 반면 수익률 상승이 곧바로 하락 반전(가격 상승)으로 전환됐던 채권시장 흐름은 올해 수익률 고공행진 지속에 맞닥뜨릴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올들어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가 6% 넘는 상승률을 기록한 반면 미 국채 투자수익률은 1.2% 하락해 올해 주식과 채권시장의 미래를 예고했다.

게다가 경기호황으로 투자자들이 안전자산인 채권을 사야할 이유도 줄어들게 되는 한편 주가 상승은 주식시장이 더 많은 돈을 채권에서 빨아들이게 됨을 의미하는 것이어서 양자간 격차는 더 벌어질 전망이다.


WSJ은 높은 채권 수익률이 높은 성장률과 인플레이션(물가상승률)을 의미하는 것이어서 이는 중앙은행의 목표 성취를 가리키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역설적으로 그만큼 정책 전환 압력 역시 높이는 것이기도 하다고 지적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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