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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정부, 국산 전투기 FA-50 아르헨 수출 금융지원..내주 협상 착수

김학재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01.24 15:04

수정 2018.01.24 19:04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이 방위사업청과 성과기반 군수지원(PBL) 계약을 체결한 국산 경공격기 FA-50의 이륙 모습.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이 방위사업청과 성과기반 군수지원(PBL) 계약을 체결한 국산 경공격기 FA-50의 이륙 모습.

꺼져가던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의 6000억원에 달하는 경공격기 'FA-50' 아르헨티나 수출계약이 한국정부의 금융지원 확정이 유력시 되면서 다시 탄력을 받게 됐다. 'FA-50'은 KAI가 국내기술로 제작한 최초의 국산 경공격기로 최대 속도는 마하 1.5다.

특히 최근 한국수출입은행이 대출의향서를 발행해 금융지원 의사를 분명히 하면서 KAI와 수출입은행, 무역보험공사 등 관련 기관이 내주 아르헨티나 군당국과 본격적인 협상에 나설 예정이다.

한국으로부터 돈을 빌려 FA-50을 구매하겠다는 아르헨티나 입장에 한국 정부가 금융지원 의향을 높이는 방향으로 선회하면서 수주에 청신호가 켜진 것이다. <본지 2017년 9월29일자 1면 참조>
다만 아르헨티나 경제 위기가 지속되고 있어 구매 대금을 제대로 상환할 수 있을 지에 대한 우려가 상존한다.

■금융지원 확정에 다음주 협상
24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와 국방위원회 등에 따르면 KAI 재경실장과 수출입은행, 무역보험공사, 코트라 방산물자지원센터 관계자들이 다음주 아르헨티나로 이동, 현지 군당국과 FA-50 수출을 놓고 협상을 가진다.


KAI와 관련기관들이 총출동해 FA-50 수출 협상에 나서게된 것은 수출입은행이 지난해 12월29일께 대출의향서를 발행한 것이 큰 영향을 미쳤다.

방위사업청 관계자는 "아르헨티나 정부의 금융지원 요청과 관련해 차관지원이 가능한지를 KAI에서 수출입은행에 문의했다"며 "이후 수출입은행이 연말에 대출의향서를 발행하면서 재정당국자들이 아르헨티나 측과 협상을 하러 방문한다"고 말했다.

아르헨티나의 A-4 등 자국 공군 노후 전투기 교체 사업 규모는 5억3000만 달러(한화 약 5678억원)로, KAI는 FA-50 12대 수출을 아르헨티나 군당국과 협상해왔다.

FA-50이 우선협상 대상 기종으로 선정됐으나 재정 여건상 아르헨티나 정부는 한국에서 저금리로 돈을 빌려 FA-50을 구매하는 금융지원을 조건으로 제시했다.

이에 대해 한국 정부가 난색을 표했고 당초 지난해 9월말까지 금융지원을 확보하려했던 KAI의 계획은 어그러졌다. 이후 수출계약은 난항을 겪었고 결국 수출 건은 무산되는 듯했다.

그러나 수출입은행이 금융지원 의사를 담은 대출의향서를 발행하면서 상황이 다르게 전개됐고 실무진들이 아르헨티나 당국과 다시 협상에 나선 것이다.

수출입은행 관계자는 "대출의향서는 우리기업이 수출을 할 때 금융지원을 검토하겠다는 것으로, 수출계약이 확정되면 금융지원 규모를 결정할 것"이라며 "이번 수주 지원을 위해 다각적인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설명했다.

■대금 받을 수 있나
문제는 구매대금을 한국 측에서 대출해 지원하기로 하면서 대금을 아르헨티나로부터 모두 상환받을 수 있는지다.

FA-50 12대의 구매대금 규모는 5억3000만 달러로 책정돼 아르헨티나 측으로선 부담이 크다는 지적이다.

아울러 경쟁기종인 이탈리아의 M-346 수출 지원 공세가 만만치 않아 협상 방향은 언제든 뒤바뀔 수도 있다. FA-50이 우선기종으로 선정됐으나 이탈리아 측은 지난해 5월 정상회담을 통해 마끄리 대통령을 대상으로 M-346 사업설명회를 가지기도 했다.

특히 이탈리아 정부는 2년 거치에 12년간 상환하는 조건의 강력한 금융지원안도 제시했고 M-346 외 헬기, 수송기, 군용트럭을 아우르는 복합패키지까지 제안하며 전방위 공세를 펼치고 있다.

그나마 아르헨티나 국방획득차관 등 주요 현지 당국자들이 FA-50에 대한 지지를 유지하고 있어 한국 정부의 금융지원이 협상에 큰 영향을 주게 됐다.

다만 너무 협상 타결에만 주력한 나머지, 상환 조건 등에서 불리한 상황에 놓일 수 있어 대비책 마련도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기재위 관계자는 "아르헨티나 경제 전망도 그리 밝지 않은 상태에서 방산수출 실적에만 주력하다 자칫 손실도 볼수 있다"며 "급하게 협상을 추진하기 보다 신중한 대응이 필요한 때"라고 말했다.

hjkim01@fnnews.com 김학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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