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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달러 0.3% 상승 반전…트럼프 “强달러 원한다” 한마디에

장안나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01.26 05:41

수정 2018.01.26 05:41

25일(현지시간) 뉴욕 외환시장에서 미국 달러화 가치가 장 막판 상승세로 돌아섰다. 유럽중앙은행(ECB) 긴축기대로 3년 만에 최저 부근에 머물다가 갑자기 수직상승했다. 도널트 트럼프 대통령이 달러화 강세를 원한다고 말해 스티븐 므누신 재무장관의 달러화 약세 선호 발언을 하루 만에 뒤집었다.

오후 3시 달러인덱스(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화 가치)는 전장보다 0.31% 높아진 89.52에 거래됐다. 나흘 만에 상승세다. 장 초반 88.67까지 내렸다가 되올랐다.


유로/달러는 달러화와 정반대 움직임을 나타냈다. 장 초반 1.25달러를 돌파하던 유로/달러는 급히 하락세로 전환했다. 같은 시각 0.15% 내린 1.2392달러에 거래됐다. 장중 1.2537달러까지 치솟았다가 트럼프 발언으로 급반락했다. ECB 내 일부 위원들이 양적완화(QE) 미래 가이던스 변경을 6월로 미루는 방안을 선호한다는 보도도 악재로 가세했다.

장 초반 유로화는 ECB 긴축기대가 강해지며 강세를 보였었다. ECB가 현행 통화정책을 유지한 가운데 성장·물가 전망에 자신감이 붙은 듯한 마리오 드라기 총재 발언이 긴축기대를 부추겼다. 최근 환율이 역내 성장개선에 따른 자연적 결과라는 평가도 유로화 강세를 용인하는 듯한 뉘앙스로 읽혔다.

파운드화 가치도 약세를 나타냈다. 파운드/달러는 0.82% 낮아진 1.4121달러를 기록했다.

108엔 선에 머물던 달러/엔은 109엔 선으로 급히 올라섰다. 전장보다 0.17% 오른 109.41엔에 거래됐다.

위안화 가치는 오름폭을 축소했다. 고시환율 인하(가치절상) 속에 달러/위안 역외환율은 0.37% 내린 6.3257위안을 기록했다. 중국 인민은행은 달러/위안 기준환율을 전일보다 0.30% 내린 6.3724위안으로 고시했다.

원자재 통화들 역시 미 달러화 대비 약세였다. 캐나다달러화가 0.21% 약해졌고 호주달러화 가치도 0.3% 낮아졌다.

이머징 통화들은 미 달러화 대비 대체로 약했다. 남아공 랜드화와 터키 리라화가 0.4%씩 약해졌다. 멕시코 페소화 가치는 0.5% 떨어졌다. 전일 급등했던 브라질 헤알화 가치도 0.2% 내렸다. 반면 러시아 루블화는 0.5% 강해졌다.

비트코인 가격은 1% 이상 내렸으나 1만1000달러 선을 유지했다. 코인데스크에 따르면 같은 시각 비트코인 시세는 전장보다 1.53% 하락한 1만1224.69달러에 거래됐다. 이더리움은 1065.76달러로 0.74% 올랐다.

■글로벌 외환시장 주요재료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의 재직기간 달러화가 계속해서 강해질 것이라며 시장에서 최근 재무장관 발언을 잘못 해석했다고 말했다. 그는 미 경제방송 CNBC와의 단독 대담에서 “궁극적으로 강한 달러화를 보고 싶다. 미국은 경제적으로나 다른 면으로나 다시 강해지고 있다”며 이같이 강조했다.

ECB가 예상대로 정책금리와 월간 자산매입 규모를 동결했다. 경제전망이 악화되면 양적완화 규모·기간을 늘리겠다는 성명서 문구도 유지했다. ECB는 예치금금리를 현행 마이너스(-) 0.40%로 유지하고, 대출기준금리(refi)는 0.00%로 동결했다. 긴급대출금리도 0.25%를 이어간다. 월간 양적완화(QE) 규모 역시 오는 9월까지 현행 300억유로를 유지하기로 했다.

드라기 총재가 정책회의 이후 이어진 기자회견에서 “필요한 경우 부양조치를 지속하겠다”는 기존 입장을 재확인하면서도 “역내 경제성장이 견고하고 광범위하다. 인플레이션도 여전히 억눌려 있지만 중기적으로는 오를 듯하다”며 자신감을 나타냈다. 그러면서 “최근 유로화 강세는 유로존 경제개선에 따른 자연적 결과이자 일부 미국의 달러약세 용인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제인 폴리 라보뱅크 외환전략가는 “드라기가 시장을 놀래주지 못했다. 부양지속 필요성을 강조했는데도 투자자들은 되레 ECB가 통화정책을 긴축해야 한다는 확신을 얻었다. 그만큼 경제지표가 양호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다른 전문가는 “일각에서는 최근 유로화 강세를 견제할 만큼 강한 발언을 기대했는데 드라기 발언들은 전체적으로 어조가 약했다”고 논평했다.


ECB 내 일부 위원들이 QE 미래 가이던스 변경을 6월로 미루는 방안을 선호한다고 블룸버그가 소식통들을 인용해 보도했다. 인플레이션 개선 증거를 확인할 시간이 좀 더 필요하기 때문이라고 한다.
당초 시장에서는 경제전망 수정치가 나오는 3월 회의에서 윤곽이 나올 것으로 예상했었다.

godblessan@fnnews.com 장안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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