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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노골적 弱달러' 행보에도 드라기 선택지 '제한적'일 듯

장안나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01.26 09:03

수정 2018.01.26 09:03

미국이 통상정책 수단으로 달러화 절하를 좀 더 노골적으로 추진하기 시작했다. 미 환율정책 수장의 달러화 약세 선호발언이 나온 지 하루 만인 25일(현지시간) 유럽중앙은행(ECB) 총재도 ‘통화정책을 재검토할 수 있다’고 맞섰다.

그런데 이날 유로화 가치가 되레 뛰는 등 시장은 ECB 총재 발언을 액면 그대로 받아들이지는 않았다. 유로/달러는 장중 한때 3년 만에 처음으로 1.25달러를 상향 돌파하기도 했다.

‘가만있지 않겠다’는 표면적 입장과는 달리 드라기 총재가 사실상 약달러 정책을 견제할 만한 강한 발언을 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또한 “최근 환율은 부분적으로 유로존 경제개선에 따른 자연적 결과”라고 말해 유로화 강세를 용인하는 듯한 분위기를 풍겼다고 시장은 해석했다.


성장·물가에 자신감이 붙은 듯한 발언 뉘앙스 역시 ECB 긴축기대를 한층 부추겼다. 드라기 총재는 “역내 경제성장이 견고하고 광범위한 데다 인플레이션도 중기적으로는 오를 듯하다”며 자신감을 나타냈다.


전문가들도 미국의 달러화 약세 정책에도 드라기 총재가 동원할 수 있는 선택지는 제한적일 것으로 판단한다.

클라우스 비스트센 판테온매크로이코노믹스 이코노미스트는 “유로존 경기가 나이진 만큼 유로화 강세가 불가피해진 데다, 미국이 달러화를 무역정책 수단으로 활용하겠다고 공식 선언한 마당에 이를 거스를 경우 더 큰 보복위협에 시달릴 수 있다”고 진단했다.


빌 애덤스 PNC 이코노미스트도 “드라기가 미국의 노골적 행보에 맞설 만한 개입을 하기 어렵다”며 “미국과의 환율전쟁에 얼마든지 나서겠다면서도 경기회복과 통화정책 정상화에 맞춰 유로화 강세는 지극히 자연스러운 현상임을 스스로 인정한 셈”이라고 분석했다.

godblessan@fnnews.com 장안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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