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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중 무역전쟁, 소규모 개방경제 한국에 직격탄

이병철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01.28 15:31

수정 2018.01.28 15:31

연초부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주도하는 '미국 우선주의가'가 본격화되면서 'G2(미국과 중국)'간 무역전쟁의 서막이 올랐다.

미국과 중국간 무역마찰이 현실화 되면 한국 경제에는 대중국 수출이 줄어 단기적 측면에서는 부정적이다. 여기에다 중장기적으로도 회복되고 있는 세계 경기가 얼어붙을 가능성이 커 수출 중심 경제인 우리 경제에 직격탄이 될 수 있다.

28일 외신과 연구기관 등에 따르면 미국은 인위적으로 약한 달러까지 거론하며 자국 제품의 수출 경쟁력 확보에 나섰다.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 후 꾸준히 제기한 미국 우선주의가 올해 들어 가속화 되고 있다.

미중 무역전쟁 본격화
미국은 이미 외국산 세탁기와 태양광패널에 대해 세이프가드(긴급수입제한조치)를 취했다.
한국을 비롯해 중국산 제품 역시 타격을 받을 것으로 지적됐다. 여기에다 올해 미국 진출을 노리는 주요 중국 기업들의 시도 또한 좌절되고 있다.

중국 정보기술(IT) 기업인 알리바바는 지난 1년여간 공들여왔던 미국 금융회사 머니그램 인수합병을 포기한다고 선언했다. 그 배경에는 미국 정부가 있었다. 미국 정부는 중국 기업이 미국 국민의 개인 정보를 얻었을 때 사이버 공격을 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 난색을 보였다. 화웨이의 미국 시장 진출도 무산됐다. 화웨이의 스마트폰을 팔기로 한 미국 이동통신사 AT&T는 양사의 발표 몇 시간을 앞두고 계획을 철회했다. 미국 언론들은 AT&T가 돌연 화웨이와의 계약을 파기한 배경엔 미국 의회의 압박이 있었다고 보도했다. 지식재산권 문제도 지난해부터 지속적으로 제기했다.

중국은 공식적인 대응을 자제하고 있지만 중국 주요 언론 매체들은 미국산 자동차와 농산물 등의 판매를 규제해야 한다는 의견도 제시하고 있다. 미국 국채 매각이라는 최후 수단도 거론되고 있다.

수출 중심 경제 구조 직격탄
미국과 중국이 무역전쟁을 통해 보호무역주의로 돌아서면 소규모 개방경제인 한국은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다.

단기적으로는 한국의 최대 수출국인 대 중국 수출 감소가 예상된다. 일부에서는 중국산 제품이 미국에 수출이 안돼 반사이익을 얻을 것이라는 분석도 있지만 그보다는 한국의 대중 수출이 더 크게 감소할 것으로 분석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선출된 시점인 지난 2016년 말 각종 보고서에 따르면 미중 무역마찰로 중국의 대미 수출이 10% 감소할 경우 한국의 대중 수출은 1.5% 감소하고 이는 금액으로 환산할 경우(2016년 기준) 18억 7000만달러다. 또 한국의 대중수출 중 60% 이상이 재수출을 목적으로 하는 만큼 미중 통상 마찰이 심화하면 한국 경제는 대중국 가공무역과 보세무역을 중심으로 타격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김영귀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이론적으로는 미국이 중국을 목표로 무역구제조치를 발동했을 때 한국과 경합중인 물품이라면 반사이익을 기대할 수 있는 측면들이 예상되지만 현실적으로는 자국 산업보호 목적일 경우 양국에 다 유사한 조치 취할 가능성이 크다"며 "반사이익 측면보다 부정적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중장기적인 관점에서는 한국에 더 큰 타격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우선 세계경제가 얼어붙을 수 있다는 지적과 함께 중국과 전면전을 부담스러워 하는 미국이 한국을 희생양으로 삼을 수 있다는 의견이다.


제현정 한국무역협회 차장은 "중국은 미국이 조치를 취했을 때 보복할 수 있는 힘이 있어 미국이 전면적으로 가긴 쉽지 않다"며 "우리가 오히려 피해를 더 볼 수 있다"고 밝혔다.

pride@fnnews.com 이병철 장민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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