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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흥시장·유럽 주변부 국채에 자금 몰려

송경재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01.28 17:09

수정 2018.01.28 17:09

당초 전망과 정반대 흐름 18개월만에 최대치 유입
"약세장 벗어나는 과정".. 일부 전문가들 과열 우려
신흥시장·유럽 주변부 국채에 자금 몰려

신흥시장과 유로존(유로 사용 19개국) 주변부 국채에 올들어서도 자금이 몰리고 있다.

올해 유럽중앙은행(ECB)이 출구전략을 모색하고, 이에따라 유로존 국채 매수가 줄어들며, 미국의 계속된 금리인상과 이에따른 달러 상승 전환이 신흥시장 자금이탈을 부를 것이라던 전망과 정반대되는 흐름이다.

투자자들의 1월 자산분배는 그해 투자흐름을 결정짓는 특징을 갖고 있고, 이를 감안하면 투자자들은 신흥시장과 유로존 주변부에 여전히 큰 기대를 걸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27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에 따르면 펀드추적업체 EPFR과 대형은행들이 회원인 국제금융협회(IIF) 자료 분석 결과, 올들어 신흥시장에 자금이 몰리면서 지난 2주간 주식, 채권 펀드 유입규모가 18개월만에 최대를 기록했다.

바클레이스의 공공채 부문 책임자인 리 컴스는 "새해 들어 시장에 현금이 흘러넘치고 있다"면서 "투자자들은 가까운 시기에 (ECB 출구정책 전환 같은) 거대한 통화정책 변화는 없을 것으로 보고 투자를 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컴스는 투자자들이 "상승장을 놓칠 것을 우려해" 앞다퉈 투자에 나서고 있다고 덧붙였다.


투자자들과 애널리스트들은 중앙은행의 채권매입이 줄어드는 것에서부터 갑작스런 달러 상승에 이르기까지 갖가지 잠재적인 위험요인들은 아직 반영해야 할 만큼 충분히 강력하지 않거나 그 역풍이 크지 않아 되레 펀드매니저들의 매수를 부추기고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펀더멘털도 긍정적이다.

유로존이 주도하는 전세계적인 경제성장은 시장의 위험선호도를 부추기고 있다. RBC 캐피털마켓츠의 피터 섀프릭 글로벌 거시전략가는 경제성장에 따른 세수확대와 이에따른 재정상황 개선 전망이 신용등급 상향 전망으로 이어지는 것 역시 또 다른 원인이라면서 "현재 상황이 매우 좋기 때문에 남유럽과 신흥시장의 신용요인이 개선됐다"고 설명했다.

자금이 몰리면서 스페인, 그리스 등 유로존 주변부 국채 발행이 급증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들 주변부 국채 수익률과 유로존 기준물인 독일 국채(분트)간 수익률 격차(스프레드)는 되레 좁혀지고 있다.

현재의 흐름은 투자자들의 장기적인 관점을 반영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블랙록의 신흥시장 고정수익자산 책임자 세르지오 트리고파즈는 연초 자산배분은 단순히 "더이상 전술적인 것이 아니라 전략적인 것에 더 가깝다"면서 "앞으로 수년을 바라보고 돈이 유입된 것"이라고 말했다.

블랙록에도 신흥시장에 투자하려는 이들의 돈이 몰리고 있다.

펀드매니저가 적극적으로 관리하는 신흥시장펀드에는 올들어 10억달러가 더 유입돼 261억달러로 확대됐고, 신흥시장 지수상장펀드(ETF)에는 22억달러가 추가돼 337억달러가 됐다.

ETF 신규유입 자금 가운데 20억달러 상당은 달러나 유로 같은 주요국 통화표시 신흥시장 국채에 투입됐지만 신흥시장펀드 자금의 3분의2 이상은 신흥시장 자국 통화표시 국채에 자금이 몰렸다.

지금까지는 신흥시장 통화표시 국채가 현명한 투자임이 입증되고 있다. 올들어 신흥시장 통화 표시 국채 투자수익률은 4.4%를 기록하고 있는 반면 주요국 통화표시 신흥시장 국채 투자 수익률은 제로에 가깝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메릴린치의 다중자산 전략가 데이비드 하우너는 "상당수 투자펀드들이 올해 신흥시장 자산을 확대하는 것은 당연하다"면서 신흥시장 자산이 지난 2년간 상승세를 타고는 있지만 5년간의 약세장에서 벗어나고 있는데 불과하며 고평가는 아직 멀었다고 진단했다.

하우너는 2013년 벤 버냉키 당시 미 연방준비제도(연준) 의장의 양적완화(QE) 축소(테이퍼) 시사 발언에 따른 '긴축발작' 당시 신흥시장 통화는 10% 고평가 상태였던 반면 지금은 5% 저평가 상태로 아직 갈길이 멀다고 설명했다.


반면 블랙록의 트리고파즈는 현재 시장이 돈부터 먼저 넣고 생각은 나중에 하는 식의 과열을 보이고 있다면서 지금의 속도와 균형을 지속불가능하다고 우려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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