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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U+ 이어 SKT도 케이블TV M&A '군침'

서영준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01.28 18:42

수정 2018.01.28 18:42

박정호 SKT 사장 "방송.통신 융합 긍정적.. M&A 누구든 해야"
지난 26일 열린 방송통신인 신년인사회에서 (왼쪽부터) 박정호 SK텔레콤 사장과 이효성 방송통신위원장, 장해랑 EBS 사장, 고용진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이 담소를 나누고 있다. 박정호 사장은 이날 행사가 끝난 뒤 기자들과 만나 케이블TV 인수합병(M&A)이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지난 26일 열린 방송통신인 신년인사회에서 (왼쪽부터) 박정호 SK텔레콤 사장과 이효성 방송통신위원장, 장해랑 EBS 사장, 고용진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이 담소를 나누고 있다. 박정호 사장은 이날 행사가 끝난 뒤 기자들과 만나 케이블TV 인수합병(M&A)이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유료방송 시장의 지각변동이 예고된다. LG유플러스에 이어 SK텔레콤도 케이블TV 인수합병(M&A)에 뛰어들 태세다.
인터넷(IP)TV 사업자인 통신사들이 잇따라 케이블TV M&A에 나서면서 유료방송 시장도 재편될 전망이다.

현재 유료방송시장의 M&A에 가장 높은 관심을 갖고 있는 곳은 LG유플러스다. LG유플러스는 이미 공개적으로 특정기업에 한정하지 않고 케이블TV M&A를 다각도로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여기다 2년 전 CJ헬로 인수에 실패한 SK텔레콤이 여전히 M&A를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2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박정호 SK텔레콤 사장은 지난 26일 열린 방송통신신년인사회에 참석해 "방송과 통신 융합에 대해 긍정적으로 생각한다"며 "LG유플러스가 (M&A를)하든, SK텔레콤이 하든 산업이 발전하는데 필요하다"고 말했다. 박 사장의 발언은 최근 LG유플러스가 CJ헬로를 비롯한 케이블TV M&A 가능성을 공개적으로 밝힌 것에 대해 SK텔레콤도 여전히 케이블TV M&A에 관심이 있음을 드러낸 것으로 풀이된다. SK텔레콤은 지난 2016년 1위 케이블TV 사업자인 CJ헬로 인수를 추진했지만 공정거래위원회의 제동으로 뜻을 이루지 못했다.

박 사장에 앞서 이형희 SK브로드밴드 사장도 유료방송시장의 M&A 필요성에 대해 강조하기도 했다. 이 사장은 지난 25일 "유료방송 업계 전체가 건강한 구조가 아니다"라며 "고객 수에 비해서 너무 많은 플레이어(사업자)들이 뛰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외국 거대 콘텐츠 업체들이 국내에 들어오면 굉장히 많은 구조조정이 일어날 것"이라며 "그전에 하루 빨리 업계 건전성을 갖춰야 한다"고 덧붙였다.

LG유플러스와 SK텔레콤이 M&A에 관심을 보이면서 유료방송시장 재편에 대한 기대감이 다시금 살아나고 있다. 현재 케이블TV는 매출과 영업이익, 가입자까지 지속적으로 줄고 있어 진퇴양난에 빠져있는 상태다. 1위 사업자인 CJ헬로가 매물로 나온 것은 그만큼 케이블TV 업계가 힘들다는 방증이다.

업계에서는 인터넷(IP)TV를 운영하고 있는 통신사 주도의 M&A가 활성화 되면 고사(枯死) 위기에 빠진 케이블TV를 구하고 전체 유료방송시장이 활기를 찾을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LG유플러스와 SK텔레콤이 M&A 시도에 나선다면 유료방송시장 1위 사업자인 KT도 움직일 가능성이 크다.

지난해 상반기 기준 유료방송시장 점유율은 △KT(KT스카이라이프 포함) 30.45% △SK브로드밴드 13.38% △CJ헬로 12.97% △티브로드 10.59% △LG유플러스 10.42% 등이다. LG유플러스와 SK텔레콤이 주요 케이블TV 사업자 가운데 한 곳만 품어도 KT를 위협하는 2위 사업자로 올라선다. KT도 M&A 등을 통한 가입자 확대에 나서야 하는 상황이다.

다만 KT는 유료방송시장 점유율이 33%를 넘지 못하게 막은 이른바 '합산규제'에 묶여 있는 상태다. 하지만 합산규제 조항은 오는 6월 일몰된다. 합산규제 굴레를 벗어나면 KT 역시 케이블TV M&A에 군침을 흘릴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 관계자는 "성장 정체에 빠진 케이블TV가 자력으로 살아남기는 어려운 것이 사실"이라며 "자금력을 갖춘 통신사 주도의 M&A를 통해 자연스럽게 유료방송시장이 재편될 수 있도록 정부가 길을 열어줘야 한다"고 말했다.


정부도 사업자들의 움직임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유영민 과기정통부 장관은 "LG유플러스와 CJ헬로 간 M&A 검토설이 불거진 뒤, 민간 사업자 간 M&A 동향을 주목하고 있다"며 "정부가 인위적으로 판을 만들 수는 없지만 사업자들끼리 진행할 문제에 걸림돌은 되지 않겠다"고 말했다.
정부가 사업자간 M&A에 제동을 걸지는 않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syj@fnnews.com 서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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